Student Success Story

참 많이 배우고 갑니다

송재현(신소재공학과 14)

송재현 학우는 피규어를 좋아했다. 하지만 상당히 비싸서 저렴하게 구할 방법을 찾다가 인터넷에서 3D 프린터로 피규어를 뽑아서 전시해 놓은 사진을 봤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살 수 없으면 내가 만들면 되겠다.’


한창 급부상하고 있던 3D 프린터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았다. 하지만 3D 프린터 학원 수강료가 피규어 가격보다 비쌌다. 반쯤 포기하고 있을 때 우리 학교에 3D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있단 얘기를 듣게 됐다. 산학협력센터 1층에 위치한 ‘러닝팩토리’는 개방형 창의·융합 창작소로 3D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히 3D 프린터뿐만이 아니라 CNC 라우터, 각종 공구, 프로젝터도 구비되어 있어 창작활동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공간 운영은 학생 운영진을 따로 선발하여 장비를 관리하고 있다. 선발된 운영진들은 3D 프린터 장비를 고치는 일도 해야 되서 장비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그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학생 운영진으로 지원해 보기로 했다. 3D 프린터를 다뤄 본 적이 없어서 선발되리라 기대를 안 했는데 운 좋게 합격했다.


송재현 학우는 3D 모델링부터 후가공 작업까지 하나씩 배웠다. 3D 프린터를 배우는 시간보다 다른 사용자들이 고장 내놓은 프린터를 고치는 시간이 많았다. 작은 컵 하나를 출력하는 데도 5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야했고 그마저도 모델링을 잘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만 했다. 출력부터 모델링까지 하나씩 스스로 배워나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배움은 도전으로 이어진다.


3D 프린팅 기술의 장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가 생각하는 3D 프린터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개인 맞춤형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 하던 중 시각장애인들의 학습 환경에 관한 기사를 발견했다. 시각장애인들의 학습을 위해서는 문자를 점자로 구현해주는 점자단말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자단말기는 무겁고 비싸다. 실제로 전 세계 2억 시각장애인들 중에 0.05%만이 점자단말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점자 단말기를 3D 프린터를 사용해 제작한다면 이러한 단점들을 개선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3D 스캐닝을 접목하여 손 모양에 맞는 인체공학적 단말기를 제작하는 방법을 기획했다.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가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발전시켰다. 기계공학과 친구들, 3D 프린터 FAB 관계자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견해를 들어봤다.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개선점을 찾았고, 긍정적인 반응에서는 자신감을 얻었다. 놓친 부분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찾는 방법은 ‘질문’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기획과정 중에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지팡이인 ‘화이트 캐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 우연이 거기서 소형화된 점자 단말기를 화이트캐인에 부착하여 이동식 단말기 형태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이 아이디어는 3D 프린터 창작 경진대회에 출품되었고 지역 1등, 전국 2위라는 결과를 이뤄냈다.


배움을 나누는 방법


공학교육혁신센터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중학생을 대상으로 3D 프린터 체험교육을 진행하는데 강사로 추천됐다. ‘3D 프린터야 놀자’라는 이름의 교육은 경기지역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3D 프린터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팅커캐드’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직접 3D 모델링을 해보고 자신이 모델링한 키링을 직접 출력도 해보게끔 수업을 준비했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출력한 키링을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몇몇은 실제로 3D 프린팅 분야를 진로로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꿈과 비전을 선물 할 수 있었다. ‘배움’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 : 위기를 기회로


방학 동안 성균관대학교 ‘2019 CON2ECT 글로벌캠프’라는 해외기업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중국에 위치한 기업들을 탐방해보는 프로그램으로 중국이라는 거대 글로벌 시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었다. 2020년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그러나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으로 예상 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다. 전국적으로 바이러스는 빠르게 퍼져나갔고 대외활동이나 시험도 취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모든 활동을 멈추게 하는 듯 했지만 그 와중에 영상매체는 발전했고, 교육부분에서도 온라인 영상매체를 활용한 학습 환경이 활성화됐다.


온라인 교육을 준비하는 데 초석이 된 경험이 있다. 2019년 겨울방학에 ‘E2FESTA 공학페스티벌’ 홍보대사로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그때 했던 ‘초음파 센서를 활용한 조명 만들기’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는다. 센서가 인식하는 소리에 따라 색이 바뀌는 조명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초음파 센서 키트를 조립하면서 초음파 센서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한 온라인 교육에 적합하기도 했다. 키트는 배송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화상 시스템을 활용하여 각자 집에서 실시간으로 함께 조립도 가능하다. 개인 PC를 활용하여 코딩교육까지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것이 SW 교육과 비대면 수업에 최적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키트 조립 방법을 보다 상세하게 보여줄 수 있고, 카메라를 통해서 키트 조립과정을 개인 PC 화면에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Youtube 영상처럼 편집을 통해서 보다 재밌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론 수업 영상을 제작한다면 학습자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영상을 만드는 것이 숙제였다.


소통하고 협업하라


대학생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팀플이다. 대학생활 동안 실험, 프로젝트, 공모전 등 20번도 넘는 팀플을 해왔다. 모두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있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팀원들의 힘을 빌려 해결 할 수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온라인 SW 교육을 준비하는데 영상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었다. 그에게 이 난관을 극복할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 ‘팀’이었다.


팀을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지인들을 통해서 팀을 구성하는 것도 좋지만 오픈 톡방이나 에브리타임 등 커뮤니티를 활용하면 자신과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 우리 팀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해주었다. 교육학과 학우들의 도움을 받아 보다 완성도 있는 학습 자료를 준비할 수 있었고, 소프트웨어학과 학우의 도움을 통해 교육에 필요한 코드를 짤 수 있었다. 혼자였으면 엄두조차 나지 않았겠지만 팀과 의지할 동료가 있어서 어려운 고비들을 이겨냈다. 협업의 중요성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어 교육이 연기되고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끝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학생성공’이란?


대학이란 곳은 잘하는 것을 증명하는 곳이 아니다.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찾고 배워나가는 곳이다. 전공이 아니더라도 자신과 전혀 무관하다고 여겨지는 일이라 할지라도 배우고 싶다면 도전할 수 있는 곳이 대학이다. 학교 홈페이지만 봐도 교육을 지원해주는 곳이 많다. 각종 교육 프로그램과 다양한 행사, 공모전들이 즐비하다. 공학교육혁신센터, 산학협력단, 학생성공센터, 대학혁신과공유센터, 학생인재개발팀 등 다양한 기관들을 통해서 좋은 기회와 배움을 얻을 수 있다. 그 배움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가면 된다.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학생성공의 시작일 것이다. 그리고 그 완성은 ‘이어가기’에 있다. 대학에서 배워온 것들을 토대로 사회에 나가서 우리를 필요한 곳에 보답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우리의 배움은 밑거름이 된다.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우리가 배워왔던 것을 필요로 하는 곳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학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위선양을 이뤄내는 큰 목표도 좋지만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도 눈길을 주었으면 한다. 우리가 보답한 그 자리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배움을 이어간다면 그게 바로 학생성공의 완성일 것이다.


[편집자 주 : 이 글은 ‘2020 우리들의 성공수다’ 책에 실린 학생성공스토리 공모전 수기집에 실린 글을 편집해서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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