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네 살의 베트남

  • 403호
  • 기사입력 2018.09.08
  • 편집 김진호 기자

글 : 김진호 사학과 (14)

- 대학생의 로망, 여행



많은 대학생들이 해외여행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자 한다. 성인이 되고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 질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경제적 수익을 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이전에는 누릴 수 없었던 자유를 갈망해서. 각자의 해외여행 이유는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국방부의 부름으로  2년의 쉬는 시간을 가진 뒤 다시 시작한 학교생활. 학업과 아르바이트가 반복되는 치열한 일상을 버티는 데는 많은 요인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학기 시작 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베트남 여행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해외여행을 다녀오고자 결심한 우리는 학기 시작 전부터 여행지를 물색했으며, 개강 직후 바로 베트남 행 항공권을 예매해버렸다. 음식이 우리 입맛에 잘 맞고, 학생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저렴한 물가, 그리고 좋은 시설을 갖춘 휴양지에 대한 정보를 지인으로부터 얻었다는 점이 우리를 베트남으로 이끌었다. 베트남을 꿈꾸며 고된 한 학기를 무사히 버텨낸 우리는 난생 처음 인천공항에서 밤을 지새운 뒤, 설렘 속에 하노이 행 아침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안녕, 베트남!



쌀국수와 ‘쌀딩크’ 박항서 감독의 축구팀으로 익숙한 베트남의 첫 모습은 ‘오토바이의 나라’라고 할 수 있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정말 많이 이용한다.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하이퐁이라는 항구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로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창밖에서 오토바이가 사라지질 않았다. 베트남 사람들의 오토바이 사랑은 그 뒤로도 닷새의 여행기간동안 꾸준히 확인할 수 있었다. 거의 자동차를 이용하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처럼 일상과 다른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일은 항상 신나는 일이다.


베트남 음식은 예상대로 입맛에 거슬리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베트남 음식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베트남 음식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는 걸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베트남 현지 음식은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한국식) 베트남 음식보다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고 다른 재료가 사용되어 개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독특하고 맛이 좋은 다양한 음식들이 있는 만큼 한번쯤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가장 기본적인 쌀국수(Pho) 뿐 아니라 소스에 쌀국수 면과 숯불고기를 찍어서 먹는 ‘분짜’와 베트남식 부침개인 ‘반쎄오’, 베트남식 샌드위치인 ‘반미’, 가물치 쌀국수, 베트남식 볶음밥, 비빔 쌀국수, 코코넛 커피 등 다양한 베트남 음식이 당신을 기다린다.


‘배틀트립’ 혹은 ‘원나잇 푸드트립’과 같은, 해외로 식도락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방영되며 베트남을 비롯한 해외의 맛집과 음식이 대중에게 소개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많은 여행객들이 다양한 SNS 매체를 통해 현지 음식점에 대한 정보와 리뷰를 작성해서 스마트폰을 조금만 움직여도 다양한 베트남 음식 관련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 환상의 섬, 깟바


하이퐁 항구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가량을 이동하면 깟바 섬에 도착한다.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자연 유산이자 관광지인 이곳은 외국인 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피서를 즐기러 오는 곳이다. 관광지라 외국인들이 방문하기 좋은 식당과 카페, 바(bar)가 많이 있다. 물가가 매우 저렴해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숙소에 딸린 전용 해변을 이용할 수 있고(숙소 사정에 따라 다를 가능성이 있다), 해변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음식과 주류를 즐길 수도 있다. 야시장 형식의 장터도 운영하고 있으며, 수상에서 운영하는 음식점과 바도 존재하므로 베트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현지만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깟바 섬의 많은 여행사와 숙소에서는 하롱베이(Ha Long Bay) 투어 상품을 판매한다. 원숭이섬 체험, 카약 체험, 동굴 탐험, 해수욕 등 다양한 옵션과 반나절, 하루, 혹은 1박 2일 등 다양한 시간의 여행 상품을 관광객이 스스로 선택하여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카약과 원숭이 섬 체험을 포함한 반나절짜리 관광 상품을 선택했는데, 4시간에 걸쳐 장관을 눈에 담으면서도 이국적인 액티비티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호캉스가 아닌, 보다 활동적인 체험을 원하는 이들은 하롱베이 투어를 즐기면 좋을 듯하다.



- 하노이를 걷다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우리의 수도 서울과는 많이 다르다. 문화의 차이, 체제의 차이 등 다양한 요인들이 기인하지 않았을까 싶다. 도로 위의 수많은 오토바이와 거리마다 좌판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 노상에서 자연스럽게 음식과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베트남이라는 나라의 독특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맛집과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현지의 삶과 문화를 마냥 낯설게만 받아들이기보다는 멀리서 조용히 바라보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베트남 음식과 맥주를 맛보는 것을 통해 가끔은 그들 속으로 들어가 하노이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보는 경험을 해보려고도 했다.




- 다시 일상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몹시 지쳐있었다. 닷새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여기저기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 체력적으로 부담도 되었을뿐더러 최저가 항공권을 택하는 대신 새벽 비행기를 이용했기에, 또 하노이의 덥고 습한 날씨까지(돌아온 이후 한국이 더 더울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을 때였다). 허나 그만큼 더욱 잊지 못할 특색 있는 경험이었다는 것만은 확실했으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공유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보람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귀국 편을 타고 돌아오자마자 인천공항 푸드 코트에서 먹었던 김치찌개. 공항 프리미엄 때문에 말도 안 되게 비쌌지만, 그토록 그리워했기에 그 김치찌개 맛은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여행의 순기능에는 색다른 체험도 있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일상이 헛헛할때는 어디로든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해외든 국내든,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낯선 곳에서의 색다른 경험은 삶이라는 도화지에 색채를 더해줄 것이며, 돌아온 후 새롭게 맞이한 일상은 도화지와 그림을 온전히 아름답게 보존시켜줄 액자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