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와 타로

  • 421호
  • 기사입력 2019.06.12
  • 편집 연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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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남가연 (경영 18)


사주와 타로!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는 물론 대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사주와 타로는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대중들에게 가까운 오락거리이자 흥미거리입니다. 사주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타로는 저도 간혹 심심풀이로 보는 놀이거리입니다. 성대생들이 자주 다니는 대명거리에도 타로 상점이 많이 있는데요, 학우분들도 가끔 타로를 보시나요? 평소 타로를 보시거나, 관심은 있지만 무엇인지 잘 몰라 쭈뼛쭈볏 상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시는 모든 분들께 사주와 타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물론, 평소 사주와 타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궁금해하고 타로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의 관점에서 풀어낸, 역학 공부라던가, 사주 공부와는 전혀 관련없는, 가벼운 이야기랍니다.


1. 사주와 타로의 차이점

여러분들은 사주와 타로가 뭐가 달라? 라는 질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생년월일, 카드'를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 먼저, 사주는 생년월일, 태어난 시간이 필요하지만 타로는 여러 그림에 각각의 의미를 담은 타로카드만 필요합니다. 두 번째, 사주는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설명하고, 타로는 대체로 가까운 미래를 예측합니다. 세번째, 사주는 상고시대부터 시작된 동양점이지만, 타로는 서양점입니다. 타로의 시초에 대해서는 이집트, 인도, 유럽 등 수많은 기원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집트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하는데요, 고대 이집트의 벽화의 그림과 카드 속의 그림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른 의견으로는 카드 속의 킹과 퀸들이 유럽의 계급사회를 의미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타로의 시초는 동양인인 저에게 색다르게 다가왔던 반면, 사주의 시초는 중국일 것 같다는 느낌. 여러분들도 오셨나요? 사주는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시작되어 은나라의 지평명리학을 거쳐 송나라의 성리학의 심학(心學)을 받아들이고 명청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요약하자면 사주와 타로는 동양 vs 서양, 생년월일 vs 카드, 인간 생애의 전반 vs 단순 미래의 예측 등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2. 사주는 통계학


사주는 미신이 아닌 통계학이란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무속인이나 점 등과는 달리 사주는 사주 명리학이라는 학문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태어난 해와 달, 일과 시, 이 네 가지로 사주는 인간의 운명을 예측하는데요. 이 네 가지는 음과 양, 즉 하늘과 땅을 떠받드는 기둥이라고 합니다. 한 기둥당 두가지의 한자를 맡게 되고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사주팔자(四住八字)의 여덟 기운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즉 음력을 바탕으로 세상에서 우리가 갖는 기운입니다. 현재의 사주학은 중국의 상고시대 때부터 기록된 사주와 그들의 생애를 바탕으로 발전해왔고 이 수많은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통계치를 내 현재 우리의 삶을 예측, 조망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사주는 통계학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3. 우리가 타로를 보는 이유


사주가 통계에 기반한 점이긴 하나, 현대 사람들 중 사주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저도 좋지 않은 결과를 받더라도 절망하기보단 말도 안된다고 금세 잊어버리거나 뒤집기 위해 노력하곤 합니다.  '삼성 부회장인 이재용 부회장의 사주와 같은 사람을 찾아보았더니 노숙자더라' 라는 ‘카더라’는 제가 중학교때부터 들어오던 썰(ssul)인 것 같습니다. 타로는 우리의 시시각각 직감에 따라 고른 카드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니 믿을 만하지 못하지요.



제가 자주 쓰는 타로 앱에서 연애운을 보면 같은 달의 연애운을 예측하는데도 잠깐의 클릭에 상반된 결과가 나오곤 합니다. 이렇게 오류와 허점이 존재하는 타로와 사주를 왜 우리는 마음이 뒤숭숭하거나 무언가 답을 얻고 싶을 때 찾게 되는 걸까요? 저의 경우엔 ‘위로’를 받아서 입니다. 통계를 바탕으로 낸 결과이기 때문일까요? 아주 먼 옛날, 혹은 가까운 언젠가에 저와 비슷했던 누군가가 존재했나 봅니다. 간혹 ‘사주’는 저의 부족한 부분을 콕 집어낼 때가 있습니다. 사주를 통해 “작은 일의 성공이 큰 일의 성공을 가져온다.”라는 조언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과거의 큰 행운과 결실에 집착하며 소소한 성취를 보지 못하던 저에겐 정말 큰 충격과 위로였습니다. 타로도 마찬가입니다. 때로는 뽑아보는 포춘쿠키처럼 별 거 아닌 것이지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마음, 혹은 좋아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마음이 투영되어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희망이나 결심을 다지게 됩니다. 이처럼 그것이 맞든 틀리든 우리가 그 순간 얻는 즐거움, 희망, 위로가 타로와 사주의 치명적인 매력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