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Ⅱ

  • 420호
  • 기사입력 2019.05.27
  • 편집 연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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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노혜진(신문방송학 14)


(Ⅰ편에서 이어짐)



04. 미얀마 물가와 환전 팁


 결론부터 말하자면, 16일 동안 미얀마 여행의 경비(숙박비+식비+교통비+기념품비 등 포함)는 비행기 값을 제외하고 60만원이 되지 않았다. 세 끼 꼬박꼬박 잘 챙겨 먹었고, 숙소도 시설이 괜찮은 도미토리 룸으로 묵었고, 기념품도 크게 살 게 없어서 그렇지 사고 싶은 건 다 샀는데도 말이다. 보통 한 끼에 3,000원 이면 괜찮은 샨 누들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웬만한 호스텔은 모두 아침을 준다는 것이다. 별도로 금액을 지불할 필요 없이 숙소비에 조식비가 포함되어 그 점이 돈을 아끼는데 큰 몫을 했던 것 같다.


 미얀마는 '짯(kyat)'이라는 단위를 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1짯=1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미얀마 돈은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환전할 수가 없다. 크게 두 가지 환전 방법이 있다.


1) 달러로 환전 -> 미얀마 내에서 짯으로 환전

2) ATM에서 인출


 나는 1번 방법을 쓰다가 사정이 생겨 ATM에서도 인출 했다. 카드사마다 다르겠지만 생각보다 수수료가 비싸지 않았다. 10만짯을 ATM에서 인출했는데 약 8만원쯤 빠져나갔다. 수수료 때문에 ATM을 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1번 방법을 쓸 때 한 가지 팁은 한 번에 모든 달러를 환전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총 550달러를 준비했는데 3차례에 나눠서 350달러만 환전했다. 미얀마 짯은 앞에서 이야기했듯 미얀마 이외의 국가에서는 환전이 안 된다. 괜히 무리해서 많이 환전하느니 조금씩 환전하는 게 좋다.


☞ 환전 팁

- 공항이 환율을 가장 잘 쳐준다. (심지어 옆 가게가 환율을 더 잘 쳐준다고 추천해주기도 했다. 역시 친절한 미얀마 사람들)

- 어떤 나라든 동일하겠지만, 급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호텔 내 환전소는 추천하지 않는다. 수수료가 비싸다.

- 은행(AYA 뱅크, KDG 뱅크 등등)도 환율을 잘 쳐준다. 만일 공항에서 환전 했는데도 돈이 부족하다면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좋은 방법이다. 다만, 은행이 3시에 문을 닫으니 은행에서 환전하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 달러 상태에 따라 환율이 달라지기도 하니, 달러는 빳빳한 상태 그대로 보관해야 한다.

미얀마는 동전이 없고 모두 지폐라서 한번 환전하면 받는 지폐 양이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동전지갑보다는 지폐를 넉넉하게 보관할 수 있는 장지갑을 들고 가는 것이 좋다.



05. 기타 알아두면 쓸모있는 미얀마 여행 시에 유용한 사소한 팁들


1) 사탕 나눔을 하자

 미얀마에서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환심을 사기에도(?) 좋고, 가장 간편하게 감사함이나 친근함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한국에서 사탕과 같은 간단한 먹거리를 가져가는 것이다. 미얀마를 여행하다 보면 귀여운 미얀마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어느 순간 아이들을 보자 마자 무의식적으로 가방을 뒤져 사탕을 꺼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친절한 미얀마 사람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감사와 친근감을 표현하는 데에도 사탕은 유용하다. 트래킹할 때 당분 보충으로 사탕만한 게 없다. 대체재인 초코렛도 있으나 날씨가 더워서 쉽게 녹는다.


2) 안대는 필수, 귀마개는 선택

 부유한 여행을 하지 않는 이상, 도시 간 이동 시에 야간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미얀마의 야간버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버스, 그 이상이다. 안 좋은 쪽이 아니라 좋은 쪽으로 그 이상이다. 거의 150도로 의자가 눕혀지고 담요도 주고 물도 주고 빵도 주고 심지어 밥을 줄 때도 있다. 시설이나 서비스는 좋지만, 도로 상황이 좋지 못한데다 6시간 이상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잠을 청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버스를 탈 때마다 안대를 챙겨올 걸 후회를 했다. 만일 야간버스 이동이 잦다면 안대를 꼭 챙기길 바란다. 귀마개(이어플러그)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3) 쪼리와 물티슈를 챙기자

 미얀마에는 사원이 많다. 큰 사원이든 작은 사원이든 사원에 들어갈 때에는 반바지, 민소매, 신발, 양말 착용 금지다. 애초에 벗고 신기 편한 쪼리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게 편하다.

 사원은 맨발로 들어가야 하는데, 사원이 깨끗한 것만은 아니다. 흙도 있고, 먼지도 많고, 동물들의 배설물도 있다. 사원을 나와서 보면 발바닥이 항상 새까매져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물티슈. 입장료가 비싼 사원은 종종 티켓을 사면 물티슈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귀찮아서 그냥 발바닥 안 닦고도 잘 돌아다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4) 아침형 인간이 되자

 미얀마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볼 일이 많다. 바간에서는 매일 일출과 일몰을 봐도 매일이 새로웠다. 일출을 보려면 보통 5시반쯤에 숙소에서 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얀마에서는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야간버스를 타고 가면 보통 새벽 3-5시에 도착하기에 체력적으로 힘들다. 체력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좋은 여행을 위한 가장 기본이 아닐까 싶다.


미얀마를 여행하는데 16일은 짧지만 아쉬움 없는 여행이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다녀 본 곳들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미얀마는 좋은 곳이었다. 아직 발전되지 않은 모습도 좋다. 그래서 때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들도 좋았고 바간에서 매일매일 보던 일출과 일몰은 최고였다. 트래킹 하면서 봤던 드넓은 자연경관도 좋았고, 여행지에서 만난 다양한 여행자들도 좋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온 행복과 기쁨이 어느 곳보다 컸던 곳이 미얀마였다.


 미얀마를 여행하며 개인적으로 느꼈던 점들, 필요하다고 생각한 점들을 써봤다. 미얀마 여행을 고민하는, 또는 미얀마 여행을 준비하는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이 글을 통해서 미얀마 여행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기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