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단둘이 다녀온 첫 해외 여행

  • 437호
  • 기사입력 2020.01.29
  • 편집 박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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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성준


대학생의 로망 중 하나가 한번쯤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방학을 맞이해서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다녀온 후에는 다녀온 곳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조언해주는 문화가 자연스레 생기고 있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이번 겨울 중국 상하이에 다녀왔다. 그리고 상하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유익한 정보와 경험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1. 여행지와 여행일자 설정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장소와 일자는 같이 정하는 편이다. 무엇보다도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주로 트립닷컴이나 스카이 스캐너처럼 항공권을 할인해서 파는 사이트들을 이용한다. 보통 계획은 6개월 전에 짜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다. 6개월 전에 예약해야 항공권을 싼 가격에 좋은 시간대로 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월 2일에 떠나는 이번 여행도 작년 6월에 기획했다.


Tip. 상하이로 가는 항공권은 싸게 사면 20만원 전후로 살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싼 만큼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며, 야간비행이라서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이번 여행은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갔다. 다들 한 번쯤은 ‘친구와 같이 가면 크게 싸운다’나 ‘친구와 같이 갔다가 절교했다’와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드물다. 아예 없다고 가정할 수는 없겠지만, 특히 둘이서 여행을 가는 경우는 더더욱 드물다.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둘이서 여행을 가지 않기 때문이다.


상하이로 여행을 가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동행하는 친구가 중국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기도 했고, 평소 중국어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지금까지 배웠던 중국어로 현지에서 소통이 가능한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2. 숙소와 식사, 그리고 교통


우리는 숙소를 비교적 늦게 예약한 편이었다. 극성수기가 아니라면 숙소 가격이 크게 바뀌지 않아서 조금 여유있게 예약했다. 호텔 역시 부킹 닷컴이나 호텔스 컴바인 같이 할인해주는 사이트를 이용했다. 원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하는데 종종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바우처는 항상 인쇄해서 지니고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Tip. 중국은 비자를 따로 신청해야 한다.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항공편은 물론 호텔 주소까지 기재해야 하며, 신청서를 제출할 때 바우처 복사본을 같이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출국을 며칠 남기지 않고 재신청을 해야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먹는 것이다. 타지에서는 언어가 잘 통하지 않고 잘못 먹었다가 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한다. 그래서 우리는 출국 전에 미리 구글 지도를 이용해서 맛집들을 알아 놓았다. 구글 지도에서 검색해보면 식당마다 별점이 매겨져 있는데, 리뷰가 많으면서 별점도 높으면 믿을만한 곳이다. 우리는 다양한 음식을 먹었는데, 가장 흔히 생각하는 ‘샤오룽바오’부터 ‘탄위’라는 생선요리까지 먹어보았다. 특히 마파두부를 많이 먹었는데, 고등학교 다닐 때 급식으로 나왔던 음식과는 차원이 달랐다. 상하이 여행에서 추천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맛집까지 정했으면 우리의 발이 되어줄 이동수단을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지하철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노선도가 보기 편했고, 우리나라 지하철과는 무엇이 다른지 보기 위해서 타고 다녔다. 중국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가 여행을 가기 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부러 멀리 돌아간 뒤 바가지를 씌운다는 후기를 봐서 이용하지 않았다.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지만, 필자는 조사한 바가 없어서 생략한다.


Tip. 중국은 지하철에서도 짐 검사를 철저하게 한다. 짐 검사를 하기 전에 지하철 티켓을 사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공항에서 내려서 시내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탈 때 티켓을 미리 뽑지 않아서 다시 짐 검사대를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했다.



3. 상하이에서 가볼 만한 곳


개인적으로 상하이는 색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다. 흔히 말하는 동서양이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예원처럼 동양식 건축물이 있는 반면, 와이탄과 같이 서구식 건축물이 존재하는 곳이 상하이다. 따라서 볼거리가 매우 많다. 그중에서도 가볼 만한 여행지 세 곳을 뽑아보았다.


- 와이탄


와이탄은 황푸강을 중심으로 서양식 건축물이 즐비한 곳이다. 이곳은 여기가 중국인지 유럽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황푸강 건너편에는 상하이의 랜드마크라고 불리우는 동방명주가 있다. 참고로 동방명주도 입장권을 사면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으니 이용해보면 좋다. 와이탄은 관광지로 유명해서 중국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특히 야경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많으니 저녁 6시쯤에 구경하는 것이 적당할 듯하다.


-  예원


두 번째로는 예원을 뽑았다. 와이탄이 서구식 건물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예원은 반대로 동양식 건물이 있는 곳이다. 동양식 건축물로 만든 정원인데, 이곳에 조성되어 있는 정원과 더불어서 많은 먹거리가 있다. 여기서 탕후루를 비롯해서 샤오룽바오 같은 중국음식을 접할 수 있다. 샤오룽바오 맛집인 남상만두점을 한번쯤은 가볼 만하다. 참고로 테이크 아웃용 매장이 따로 있으니 미리 한번 찾아보는 것이 좋다.


- 디즈니랜드


요즘 상하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단연 디즈니랜드가 아닐까. 필자도 하루를 디즈니랜드에서 보냈는데, 역시 중국의 스케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 크다. 체감상으로는 우리나라 에버랜드의 두배는 족히 넘어 보였다. 디즈니랜드 입장권은 항공권 예약하는 사이트에서 같이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이 원가보다 싸서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입장할 때 여권을 보여주면 입장권을 주니 꼭 여권을 챙기도록 하자. 디즈니랜드에 있는 상가의 물가(우산이 3만이었다)는 대단히 비싸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어트랙션만 타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설명 : (왼쪽)서양식 건축물이 즐비한 와이탄, (오른쪽)동양식 건축물로 만든 예원과 먹거리 탕후루]


4. 기억에 남는 일


상하이에서 많은 추억을 쌓고 왔다. 정말 많은 일들이 펼쳐져서 당시에는 멍할 정도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백화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우리가 디즈니랜드에 갔던 둘째 날(1월 3일)이었다. 그날 아침부터 운이 없었다. 일어났더니 저 멀리 떨어져있는 휴대폰과 함께 충전기가 부러져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보조배터리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새로 충전기를 사야하는 상황. 그래서 우리는 디즈니랜드에서 돌아오는 길에 백화점에서 사기로 했다.


디즈니랜드에서 나와 백화점으로 곧장 향한 우리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대략 5층 정도 되는 백화점 3층에서 사람이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 아닌 이미 떨어져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았기에 그나마 덜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태어나서 한번도 사람이 눈 앞에서 죽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누가 내 머리를 망치로 때린듯이 멍해졌다.


정신없는 와중에 충전기는 사야한다는 생각으로 2층에 있는 애플 스토어에 들어갔지만, 무슨 연유인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결과적으로는 들릴 필요조차 없었던 백화점에 들어가서 충격적인 상황을 본 것이다. 백화점을 황급히 나온 후 친구와 둘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걸었던 그 상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5. 중국 여행의 팁


중국이 우리나라와 생활하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적응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시차도 우리나라와 한 시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다. 필자가 경험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았다. 관공서는 괜찮았지만, 음식점에서는 잘 통하지 않으니 기본적인 회화는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상술했다시피 비자 발급이 필수다. 가격도 약 5만 원으로 싸지 않다. 비자 발급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니 여행 한달 전에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중국 상황이 좋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곳곳에서 항공편을 폐쇄하고 상하이 디즈니랜드도 문을 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중국을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건강이 우선이기에 안전해지고 난 후 가는 것이 좋겠다.


여행은 여러모로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준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언어,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들. 여행을 통해 누군가는 삶의 활력을 얻고, 누군가는 생각을 정리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결심을 한다. 마지막으로 안데르센의 여행에 대한 명언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여행은 정신을 다시 젊어지게 하는 샘이다."


[상하이 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