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우리가 떠올릴 그 이름
'SKKUP'을 만나다

  • 508호
  • 기사입력 2023.01.31
  • 취재 윤지민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7908

2022년 11월 28일, 성균인들을 이끌 제55대 총학생회 SKKUP이 임기를 시작했다. SKKUP의 포부와 계획을 들어보기 위해 인문사회과학 캠퍼스의 조준범 총학생회장을 만났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학생회장은 가방 속에서 정책 자료집을 꺼냈다. 선본을 준비할 때부터 정책 자료집을 항상 품고 다닌다는 그의 말이 뒤따랐다. 학생회장의 머릿속에는 학교를 떠올릴 어떤 생각이 담겨 있을까.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55대 인문사회과학 캠퍼스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영상학과 18학번 조준범입니다.


Q2.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제55대 학생회 SKKUP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55대 총학생회 SKKUP은 비슷한 어감의 단어인 scoop에서 착안하여 짓게 된 이름입니다. 성균관대학교를 뜻하는 SKKU와 떠올리겠다는 뜻인 UP을 합쳐 새로운 단어인 SKKUP을 만들게 되었어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학교를 위로 떠올림과 동시에, 이번 총학생회의 임기가 끝나고 나서 학우들이 올해의 총학생회와 학교를 머릿속에 떠올리길 바란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게 되었습니다.


Q3. 작년 기말고사 기간에 진행한 간식 사업에서 붕어빵과 계란빵을 직접 구워 배부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제54대 총학생회 Spring에서 대외협력국장으로 일하며 간식 배부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요. 일반적으로 시험 기간 간식 배부 사업은 협찬을 주로 받아 진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간식 구성과 품목에 대한 학우들의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SKKUP의 임기 시작을 알리는 첫 사업이니 확실한 이미지를 남기고 싶기도 하고, 학우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붕어빵과 계란빵을 나눠주자는 아이디어가 학생회 내부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때 간식을 미리 조달해서 배부하게 되면 식어서 퀄리티가 떨어질 테니 현장에서 구울 수 있는 업체로 섭외하게 되었고요. 기존 수량인 500인분의 두 배를 준비하긴 했지만, 더 많은 학우들께 나누어 드리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Q4. 당선과 동시에 많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사실 시기에 맞춰서 빠르게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예를 들면 SKKUP 당선 직후 기말고사가 예정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선거운동 본부 때부터 간식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고요. 개강 일정 연기도 일찍 공지를 해야 했으며, 슬로건과 학생증 디자인 공모전도 입학식에 사용하기 위해 미리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SKKUP 임기가 시작된 두 달 동안 잠을 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일을 하고 있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일 듯 합니다. 그러나 양 캠퍼스를 합쳤을 때 약 80명 정도 되는 국원들이 전문적으로 맡은 일을 함께 해주어서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일들을 꼭 해내고 싶다는 염원과, 이를 전부 해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촉박함이 애교심과 어우러져 힘듦을 견뎌내는 하나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총학생회장으로 일한다는 것은 학우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고취시켜주는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하니까요.


Q5. 공약을 구성하며 중점을 두었던 가치나 전체적인 방향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구상하고 고민한 모든 정책들은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학생회를 준비하고, 정책을 고민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하게 가져가고 싶었던 정책은 바로 성균관대학교 브랜딩이에요. 브랜딩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진녹색, 전통적 이미지와 같은 디자인적 요소들이 많이 떠오를 수 있지만 저희가 이루고자 하는 브랜딩은 조금 더 넓은 범위의 브랜딩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성균인들이 자부심을 가지게 만들 것인지, 외부적으로는 사람들이 성균관대학교를 어떠한 이미지로 떠올리게 만들 것인지가 브랜딩의 핵심입니다. 브랜딩은 성균관대학교 그 자체의 가치를 올리는 과정인 거죠. 그래서 단순한 디자인, 또는 이미지로는 저희가 원하는 브랜딩을 모두 이루어 낼 수가 없고, 저희가 구상하는 모든 분야의 정책들이 골고루 이루어져야만 임기가 끝났을 때 원하는 모습의 성균관대학교를 떠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브랜딩은 저희 SKKUP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잡아주는 기준이 되고, 또 다른 정책들을 열심히 이루어 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Q6. 공약 소개 부탁드립니다.

학우들과의 소통을 증진하고, 편의를 향상할 공약이 많습니다. 간략하게 소개드리자면, 학생과의 소통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대성로 총학생회 게시판을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소통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많은 곳에 노출하고 led tv를 설치해 정보 접근성을 높이려 하며, 총학생회 홈페이지의 대대적인 개편도 준비 중입니다. 학우들의 편의를 위하여 다양한 학교 시설을 개선, 보수할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학생회관의 프리토킹 존에 대한 불편함 개선, 강의실 내 충전 시설 확충, 오프라인 위치 안내 강화, 인자셔틀 WIFI 설치와 같은 것들이요. 노천극장과 동아리 연합회가 협력하여 노천극장에서 버스킹을 할 수 있게 만들어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킬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Q7. SKKUP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거나 구상 중인 사업 중, 공들이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학생증 디자인과 한글 슬로건 공모전입니다. 공모전은 아니지만, 학생회 내부에서 따로 단과대 휘장과 문구를 단과대학과 함께 대대적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성균관대학교 학생이라는 것을 문득 떠올릴 기회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보게 되는 지갑 속의 학생증과 가슴 설레는 문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학교들은 학우들의 심금을 울리는 한글 슬로건이 많은데, 우리 학교는 없다는 게 아쉽더라고요. 입학식 때 성균관대학교 교기가 입장하며 단과대별 휘장이 뒤따라 휘날리면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자전에서 경기 할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 사업들이 우리 학교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질 만한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싶어 현재는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회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현재 학생회비 납부율은 약 38% 정도입니다. 이 학생회비는 총학생회, 각 단과대, 그리고 동아리 연합회가 나눠서 갖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금이 모자라 학교에 의존하게 되어 학생 자치권이 낮아질 수밖에 없죠. 학생회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학우분들이 구체적으로 아시면 납부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총학생회가 주도적으로 학생회비 사용 방법과 결산 방식을 통일시켜 각 단과대에 안내하고, 총학생회 공금 계좌를 개설하여 신뢰도를 높이고자 합니다.


Q8.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전대 총학생회 Spring에서의 경험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총학생회장 출마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군대 가기 전, 2년간 영상학과 학생회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단과대 회장을 도전하거나 영상학과 회장을 하는 것이 제 작은 목표였습니다. 그러던 중 당시 예술대학 회장이었던 전대 총학생회장과 함께 Spring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대외협력국장으로 일하며 처음에는 갈피를 잡지 못해 많이 헤맸어요. 그러나 전대 총학생회장의 격려와 조언으로 점차 성장해 나갈 수 있었고, 국토대장정을 담당하며 진행했던 경험이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국토대장정이라는 큰 사업을 맡게 되어 진행했습니다. 부담이 컸는데 행사를 성황리에 마치게 되며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저를 총학생회장 자리에 추천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격려와 지지로 총학생회장에 출마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Q9. 브랜딩 공약을 고안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우리학교는 참 멋있는 학교라고 생각 합니다. 600년이 넘는 역사와 성균관이라는 문화유산이 있는 유서 깊은 학교이고요. 학우들이 단순히 우리 학교에서 공부만 하고 떠나는 것이 아닌, 졸업한 뒤에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성균인이라는 정체성이 더욱 공고해진다면 사회에 나가서도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도 있을 것이고요. 심지어 학우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도도 다른 대학들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학생회 인스타그램 계정만 했을 때도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팔로워 수가 가장 높습니다. 그만큼 좋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우들이 학생 사회에 관심까지 많으니, 이에 시너지를 불어 넣을 만한 사업들을 덧붙인다면, 다른 학교들이 넘볼 수 없을 만큼의 퀀텀 점프를 할 수 있겠다는 포부를 갖고 브랜딩을 집중적으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생들과 학교가 대단하다는 것을 스스로 밖에 알려야만 외부인들도 알게 될 것이니까요. 따라서 학생증 디자인, 한글 슬로건, 단과대 휘장과 같은 것들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학우들이 학교 자체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많이 노력하고 있고요. 현재 심금을 울리는 한글 슬로건 지원이 상당히 많이 들어온 상황이니, 우리 학교의 새 슬로건은 무엇이 될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10. 마지막으로 학우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 총학생회가 5년째 단선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케이스입니다. 이번에 전례 없던 투표율을 보였다는 점에서 너무 큰 감사를 드립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다른 대학에는 더러 있으니 총학생회가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타 학교에 비해 학우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학생 사회에 대한 관심이 이전에 비해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총학생회가 5년 연속 단선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것이 그 반증이기도 하고요. 단순히 학교 차원의 학업 지침과 교수님의 가르침만으로는 학교가 발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스스로가 학교의 변화를 요구해야 하고, 집단의 목소리를 내야만 합니다. 따라서 저희 총학생회가 학우들과 학교를 위해 일하는 만큼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만큼의 지지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잘하면 잘했다 칭찬도 해주시고, 못한 것이 있다면 따끔한 지적도 해주시면서 말이죠. 우리 스스로가 더욱 멋진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 큰 힘을 보태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왼쪽부터 자과캠 부총학생회장 이진유, 총학생회장 박근아, 인사캠 총학생회장 조준범, 부총학생회장 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