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맞물려 하나되다
– 2023학년도 대동제

  • 516호
  • 기사입력 2023.05.26
  • 취재 윤지민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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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앞두고, 우리 대학은 5월의 시작을 2023학년도 대동제로 맞이했다. 본 축제는 자연과학캠퍼스‘성균제’를 필두로 축제의 막이 오르고, 인문사회과학캠퍼스‘해방’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코로나로부터 본격적으로 해방된 축제이기에 성균인들의 웃음과 열정은 말로다 할 수가 없었다. 한 명 한 명의 시선에서 엿보인 웃음과 땀이 어우러져 하나가 된, 이번 대동제의 열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유록화홍: 초록빛 버들잎과 붉은 꽃, 봄의 자연 경치를 이르는 말


초록빛깔의 버들잎이 잔뜩 드리운 자연과학캠퍼스의 잔디밭은 5월 3일, 4일 양일간 인산인해를 이뤘다. 친구들과 함께 돗자리를 깔고 앉아 즐겁게 지내는가 하면, 국제음식문화축제가 한편에서 진행되고 있어 본 축제의 다양성을 한층 높였다. 자연과학캠퍼스 총학생회 SKKUP이 준비한 대형 미끄럼틀, 펀치 기계와 노래방 기계가 준비된 부스까지 어우러져 생동감 넘치는 축제의 현장이 이어질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학생회나 동아리에서 준비한 각양각색의 부스와 주점들이 한데 모여 활기가 넘치는 모습들이 주를 이뤘다. 잔디밭 반대쪽에선 플리마켓이 진행되기도 하며 작은 소품들과 축제 드레스코드에 맞는 딥그린 옷을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었다. 축제의 즐거움에선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제1공학관과 삼성학술정보관 사이의 길목은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구매하기 위한 학생들로 가득 찼다.




공연 사이의 시간을 그들만의 끼와 열정으로 채운 이들이 있다. 우리 대학에 입학해 첫 축제를 마음 깊이 새긴 새내기들을 만나보자.  


• 양승우 (공학계열 23), 박준건 (자연과학계열 23)

Q. 무대 위에 올라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처음엔 친구들이 나가라고 해도 아예 나갈 생각이 없었어요.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앞으로 축제에서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싶어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적극적으로 스스로 손을 들며 무대 위로 올라갔어요.

: 고등학교 때도 노래 부르는 걸 워낙 좋아해서, 무대는 한번 꼭 올라가 보고 싶었어요. 마침 사회자님이 무대 위에 올라갈 사람을 물어보셨고 주변에 있던 LC 34 친구들이 제 손을 같이 들고 큰 소리로 외쳐줘 무대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Q. 무대 위에서 보여주신 퍼포먼스의 비하인드가 궁금합니다.

: 고교 시절, 친구들이랑 같이 서로 이상한 목소리를 내며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제가 아기 목소리를 독보적으로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도 아기 성대모사를 하게 됐어요.

: 같은 엘씨 친구들은 제가 평소 노래방에서 많이 부르던 다나카상의 와스레나이를 부르기를 원했어요. 하지만 막상 무대 위에 올라가니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중학교 때 형이 좋아하던 트와이스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cheer up을 추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뛰어난 노래 실력을 뽐내지 못한 건 아쉽네요. (웃음)


▲ 양승우 학우와 박준건 학우


Q. 첫 축제를 보낸 소감 부탁드립니다.

: 저는 워낙 집에 있는 걸 좋아해서 축제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근데 막상 즐겨보니 중고등학교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으로서 축제는 꼭 즐겨야 한다’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즐거움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새롭게 얻은 바가 많았기에 앞으로도 즐거운 마음으로 축제에 참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대학교 축제는 영상으로만 봤었는데 실제로 보니 더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무대 위에 직접 올라가 보니 다리가 후들거리기까지 하더라고요. 각 동아리 밴드 공연이 너무 좋기도 했습니다. 다음 축제 때는 제가 속해 있는 ‘모여락’의 신분으로 무대에 올라 기타를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가 저물자,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된다. MC섭이의 진행에 따라 무대 위에서는 다양한 동아리와 학생들이 준비한 공연들이 펼쳐졌다. 무대에 오르기 위해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한 뒤, 킹고응원단의 응원가가 이어졌다. 모든 성균인들이 어깨동무하고 하나 되어 그들이 쏟아낼 수 있는 모든 열기를 쏟아냈다. 첫날밤에는 우디고차일드, 에픽하이, 아이브가, 이튿날 밤에는 비비, 현아, 크러쉬의 아티스트 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 아이브와 비비

▲ 킹고 응원단과 에픽하이




해방: 금지함을 금지하다


성균제의 마지막에서 찾아온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는 5월 11일, 12일 동안 대동제 ‘해방’이 시작되었다.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총학생회 SKKUP은 축제 기간 중 교통의 편리성을 증대하기 위해 와룡운수의 지원을 받아 마을버스를 셔틀로 추가하기도 했다. 학기 중 바쁜 생활로 억눌렸던 마음을 해방한 학생들은 너나 할 거 없이 ‘그라피티 존’에서 각자의 개성을 뽐내기도 하고. 학생회관 앞에 위치한 바이킹을 타며 짜릿함을 만끽했다. 또한 각종 학생 부스와 팝업스토어에서 추억을 남겼다.




CASS 팝업스토어에 위너의 이승훈이 찾아와 깜짝 행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무대 위에선 학생 공연이 이루어졌다. 11일에는 ‘리클라인’, ‘꾼’, ‘애송이’, ‘대동제 명예 소방관’ 외 다수의 공연이, 12일에는 ‘난새’, ‘성균유치원’, ‘매버릭’, 킹고응원단 외에 많은 팀의 오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무대 위에 오른 학생들의 열정은 뜨거운 낮의 열기를 뛰어넘기에 충분했다.





본 무대에 오르는 기쁨을 얻은 팀 중, 눈에 띄는 팀이 있었다. 바로 헬멧을 쓰고 무대에 오른 밴드팀 ‘성균유치원’이다. 관객들에게 그들의 음악으로 좋은 기억을 선사하고 싶다는 이 팀과 함께 이번 대동제로 돌아가 보자.


• 팀 ‘성균유치원’ 김민기 (사회학과 14)

Q. 헬멧을 쓰고 무대에 오르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인 다프트 펑크의 정체성 중 하나가 헬멧이에요. 라이브 때에도 꼭 헬멧을 쓰고 하기도 하고, 그런 그들의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게다가 우리 학교 축제에서 헬멧을 쓰고 무대에 오른 사람은 여태까지 아무도 없던 것으로 기억해서 제가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다프트 펑크의 헬멧 안에는 최첨단 사운드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헬멧을 쓰고 공연해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헬멧 때문에 소리가 막히다 보니 제가 내는 소리를 제대로 모니터링 할 수 없어서 공연하는 중간중간에 당황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어쩌면 영상 속에 당황하는 모습이 잡혔을 수도 있겠습니다.



Q. 축제 오디션을 통과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공연 동아리에 몸담았던 세월이 적지 않아서 공연 의지가 뚜렷하고 열정이 넘치는 후배들과 많이 알고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 성균유치원 멤버는 그런 훌륭한 후배 중에서 여건이 되는 친구들을 모아서 구성했습니다. 공연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알고 실력이 뒷받침되는 후배님들로 팀을 구성하니 아무리 어려워 보였던 노래도 나중에 가서는 아주 멋지게 거듭났어요. 좋은 사람끼리 모여있으니, 결과물이나 결과물에 이르는 과정 자체도 너무 멋있고 훌륭하더라는 것이죠. 요컨대, 비결은 역시 '좋은 사람들'이겠습니다.


Q. 공연팀으로 무대를 장식하신 소감 부탁드립니다.

공연예술 관련 활동 하시는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수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하는 것만큼 벅차오르고 기쁜 순간이 없습니다. 특히나 그 수많은 사람이 모두 성균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더더욱 영광스러운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축제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남은 무대들 역시 제대로 준비해서 학우들께 좋은 추억 남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대동제에서는 익숙한 얼굴도 찾아볼 수 있었다. 축제의 흐름을 이끌어 가고 학우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역할이기도 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 대학을 찾은 ‘섭이네’의 MC 섭이다. MC섭이의 시선을 함께 빌려보자.  


• 유튜브 ‘섭이네’의 MC 섭이 (임경섭 동문)

Q. MC의 시선에서 이번 축제가 작년과 달랐던 점이 있나요?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진 것 같아요. 작년에는 코로나 이후, 첫 축제여서 대부분 학생들이 '축제가 뭘까?'라는 기대와 설렘, 혹은 걱정의 눈빛이 가득했던 것 같아요.  반면에 올해는 '놀 준비 됐어.', '가보자'라는 뜨거운 열의가 확실히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Q. 성균관대 학생들만의 차이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실 학생들의 차이점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라는 얘기가 있듯이 같은 동문이라 괜히 더 마음이 가고 그런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웃음) 

성균관대 학생들도 저를 단순히 사회자가 아닌, 같은 선후배 사이로 반겨주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요.



Q. 대동제 기간 중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자과캠 축제 진행 중에, 성균관대 남학생과 같이 트월킹 춤을 추게 된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태어나 처음 트월킹 춤을 춰보기도 했고, 또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 춤을 추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거든요. 솔직히 너무 부끄러웠지만, 그때가 학생들 반응이 제일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Q. 성공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신경 쓰셨던 점이 있나요?

축제의 주인공은 대학생들이라 최대한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원하는 콘텐츠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축제에서는 반드시 비는 시간이 생기거든요. 그 비는 시간에 학생들이 재밌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이 있을지,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시간을 투자했던 것 같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MC에 이어 무대 뒤에서 학우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숨은 주역들이 있다. 자연과학캠퍼스의 ‘성균제’부터 인문사회과학캠퍼스의 ‘해방’까지 4일 내내 보람이 녹아든 땀을 흘린 실무단원을 만나보았다.


• 대동제 실무단원 김민철 (미디어커뮤니케이션 22)

Q. 실무단 지원 계기가 있으신가요?

다른 학우들도 다양한 이유로 실무단에 지원했겠지만, 저는 제가 새내기 시절 즐겼던 축제를 이제 23학번 새내기들이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저는 새내기의 학교생활을 돕는 단체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축제를 즐기는 것을 돕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서 실무단으로 돕고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실무단으로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인사캠, 자과캠 축제 4일 내내 실무단으로 참여했습니다. 성균제 1일 차에는 성균인존 출입을 위한 팔찌 배부와 성균인존 내 관리, 배리어프리존 관리 업무를 진행했고, 2일 차에는 성균인존 바깥 구역 순찰과 프레스존 관리를 진행했어요. 대동제 1일 차에는 대운동장 내의 안전 관리 업무를 맡았고, 2일 차에는 성균인 팔찌 배부를 맡았습니다.




Q. 가장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이 궁금합니다.

실무단의 시선에서 이번 축제는 업무에 참여한 데 있어 보람도 있었지만, 동시에 힘들고 아쉬운 축제이기도 했습니다. 축제에 함께하는 성균인과 외부인들의 수에 비해 실무단의 인원이 부족한 느낌이어서, 안전 관리에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조금 더 성균인에 집중하는 축제가 되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학우들의 멋있는 공연, 질서를 잘 지켜주시고 실무단을 향해 밝게 인사해 주셨던 많은 성균인 덕분에 보람되고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성균인 팔찌를 배부할 때 밝은 모습으로 감사하다고 해주시던 성균인 분들을 맞이할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축제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 찬 성균인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 좋았어요. 학생증과 신분증을 확인하고, 채워진 팔찌 위에 도장을 찍는 등 성균인의 입장에서도 번거로웠을 과정에 협조해 주신 모든 분께 이 기회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대운동장에 어둠이 짙게 깔리자, 아티스트 공연이 시작되었다. 1일 차에는 로맨틱펀치, 새소년, YB (윤도현 밴드)가 찾아왔으며, 2일 차에는 ITZY, 댄스유랑단 (이효리, 김완선, 화사), 그리고 싸이가 찾아와 성대했던 대동제의 막을 내렸다.


▲ 로맨틱펀치와 YB

▲ 이효리와 싸이




단령 입고 놀아볼령?


한편 4일간의 대동제 기간 중, 청랑 ‘청단희’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청단희는 색색의 단령을 입고 자연과학캠퍼스, 인문사회과학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의미 있는 순간을 남길 수 있는 단령 체험행사다. ‘2023 청단희’는 4일간, 약 80벌의 단령과 청랑 굿즈가 학생들과 함께했다.


• 청랑 장의 김효정(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 22

Q.  청단희를 축제 기간과 함께 진행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청단희를 축제 기간에 진행한 이유는 성균인의 일상에 성균관이 스며들길 바라서였습니다. (웃음) 색색의 단령을 입은 그 순간, 성균관 유생이 되어 축제를 더 성균관스럽게 즐기고,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축제 기간인 만큼 더 부담 없이 단령을 입어보시길 바랐고, 실제로 많은 학우 분들이 학교 곳곳을 색색의 단령으로 물들여 주셔서 기뻤어요.


Q. 진행 중 있었던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율전 디도 앞에서 흑색 단령, 청색 단령, 회색 단령을 입은 7명 정도의 학우들이 단체 사진을 찍던 순간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자과캠 축제였던 5월 4일, 강수 예보가 있어서 학우들께서 단령을 못 입어 볼까 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달라지는 강수 시간을 보며 우천 대안을 마련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컸어요. 행사 당일,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 예정대로 많은 학우들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각각 방문해 주신 흑색 단령 팀, 청색 단령 팀, 회색 단령 팀들이 디도 앞에서 어우러져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너무 뿌듯했어요. 처음 보는 학우들이 단령을 통해 축제를 함께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성균관 학우들이 날씨 요정이 아닐까요? (웃음)


Q. 청단희의 다음 계획이 있으신가요?

큰 변동사항이 없다면, 다음 청단희는 내년 축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무 아쉬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2023 고하노라' 행진유생으로 참여하시면 행사 당일 오방신을 상징하는 다섯 개의 단에 맞는 단령을 입게 됩니다. 6월에 행진유생 모집이 시작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앞으로도 청랑은 성균관 유생 문화의 현대적 창조를 통해 의미 있는 행사로 학우들께 다가가겠습니다. 성균관의 푸른 물결, 청랑과 함께해주시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