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헌법대회, 성균관대학교와 함께하다

세계헌법대회, 성균관대학교와 함께하다

  • 398호
  • 기사입력 2018.06.27
  • 취재 이현규 기자
  • 편집 한휘연 기자
  • 조회수 7394


헌법을 ‘법 위의 법’이라고 한다. 법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규제하고 보호한다면, 헌법은 이러한 법의 전체적인 질서와 방향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헌법은 국가의 통치조직과 통치작용의 기본 원리는 물론 국민의 기본권을 규정하는 근본적인 규범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주의와 국민 주권주의를 이념으로 삼고 있는 것 역시 헌법을 바탕으로 한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지난 18일(월) 부터 22일(금)까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국제 학술행사 ‘제10회 세계헌법대회’를 만나보았다.

◈ 제10회 세계헌법대회

올해 10회차를 맞은 세계헌법대회는 전세계 헌법학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학술행사다. 4년에 한번씩 열려 헌법학계의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기본적 인권을 지키는 헌법의 세계적 발전을 모색하는 세계헌법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됨에 따라 그동안 발전해온 대한민국 헌법을 세계 속에 알릴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에서 20년만에 열리는 세계적인 학술행사를 성균관대학교에서 만날 기회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대회의 주제는 ‘폭력적인 분쟁과 평화 구축, 그리고 헌법’이었다. 해외 헌법학자들과 국내 학자, 변호사 등 총 800명에 달하는 법률 전문가들이 20가지가 넘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여러 학술적 관점을 제시하는 토론을 진행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시대에 직면한 새로운 과제>, <기본소득과 사회복지>, <숙려·직접민주주의>, <지방분권과 연방제>와 같이 IT산업이 발달하고 복지와 지방 분권 등 새로운 이슈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과 잘 맞는 주제로 직접 워크숍을 주관해 대회의 풍성함을 더했다.

600주년 기념관 지하1층 박물관에서는 세계의 헌법책 전시회가 진행되었다. 헌법은 크고 두껍다는 편견을 깨는 등 우리의 생각을 벗어난 여러 국가들의 헌법이 세계헌법대회를 보다 다채롭게 만들었다.



◈ 세계헌법대회, 성대생과 함께하다.

세계헌법대회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완성됐다. 행사의 주최자인 우리 대학교는 행사 전반에 세심한 신경을 썼다. 법학전문대학원 학우들은 자원봉사자로 나서 교내 곳곳에서 행사를 지원했고 박물관은 특별 전시회를 열었다. 행사를 찾은 내외국인 손님들은 법전원 학생들의 영어, 스페인어 실력이 좋아 안내를 잘 받았다는 말을 전했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법학전문대학원 (이하 ‘로스쿨’) 10기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새천년 홀 행사장 지원을 담당했던 구본석 학우와 박물관, 교내 안내를 맡았던 유민주, 김동욱 학우를 인터뷰 했다.

Q. 무엇을 담당하셨나요?

 저는 새천년홀과 국제관에서 열리는 컨퍼런스 지원하는 일을 했습니다. 행사장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요소들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참가자들의 크고작은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통역하는 분들이 원활하게 통역할 수 있도록 돕거나 질문자에게 마이크를 전달하는 등의 일을 했습니다.

Q. 세계적인 행사를 학교에서 만나본 소감은 어떤가요?

제가 법을 배우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행사에 참여하면서 행사가 헌법학계에서 대단히 의미 있고 규모가 큰 행사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평생 다시 참석할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대단한 행사에 스태프로라도 참석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Q. 세계인들이 참석했는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참석한 대부분 사람이 생각 외로 저희 스태프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무엇을 배우는 학생이고, 나이, 평상시 취미는 무엇인지 등 개인사에 대해 물어보고 저희가 하는 일에 거듭 고마워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말 걸어주고 고마워 해주신 모든 분들이 기억에 남아요. 그 중에서도 모로코에서 오신 교수님이 기억에 남아요. 교수님께서 제게 관심을 가져주셨을 뿐만 아니라 모로코에 꼭 오라고, 오면 꼭 만나자고 잘 대접해주겠다고 말씀해주셨거든요. 법학에 학식이 많은 분들과 조금이라도 소통할 경험을 할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Q. 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법이라는 게 해당 국가 내에서만 통용되는 학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법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하면서, 막연하게 국제 교류의 기회가 적을 것이고 국내 사회에서의 활동만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거라고 판단했었는데요. 행사를 통해서 법학과 관련한 국제적 행사가 열리고 있고 세계로 나갈 기회가 열려있음을 느꼈습니다. 더 나아가 제 진로에 대해서도 한번 더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 드려요. 

참석한 분들이 한국의 정치적, 외교적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특히 통일 문제에 관심이 있더라고요. 세계헌법대회 같은 행사가 다시 한국에서 열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게 된다면 그때는 꼭 남북이 통일된 모습으로 이렇게 좋은 행사를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길 안내 등 의전을 담당했던 유민주 · 김동욱 학우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Q. 자원봉사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유민주 학우 (이하 ‘유’): 친구들과 행사에 참여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고, 로스쿨에 입학한 첫 해에 세계적인 행사를 치뤄보는것은 인생에서 값진 경험일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습니다.

김동욱 학우 (이하 ‘김’): 교수님의 권유로 하게 되었습니다.

Q. 국제적인 행사를 경험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요? 

유: 국제 행사가 열렸다는 것 자체가 성균관대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대학이 6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아시아를 대표하는 학교다 보니 유구한 역사와 세계헌법대회의 가치가 어우러져 더욱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 제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부족한 영어실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손님께 길을 안내하고 도와드리는 과정에서 조금씩 소통한 점은 좋았습니다.

Q. 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유: 최근 법학계에서 어떤 주제가 이슈가 되고 있으며, 그런 주제가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김: 법학을 공부하다 보면 대한민국의 법에 치중되어 공부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행사를 통해 수많은 나라만큼이나, 다양한 헌법이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고 법을 공부하면서 이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하고 싶은 말씀 부탁 드려요. 

유: 요며칠 날씨가 굉장히 더웠잖아요. 그럼에도 항상 젠틀하고 상냥했던 행사 참석자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 DMZ 탐방 일정까지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 세계적인 석학을 직접 뵙게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이례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계, 그리고 성균관대학교

2017’ 英 THE 세계 대학 평가와 2017’ 美 US 뉴스 월드 리포트 세계대학평가에서 성균관대학교는 국내 대학 중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속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우리 성균관대학교가 세계의 학문과 사람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세계헌법대회도 우리 대학이 세계를 대표하는 명문 사학으로 도약했음을 반증하는 결과이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국제적 행사를 치루고 세계 속의 성대를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