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능력을 창업으로 펼쳐라
창업 적극지원, 학생도 창업 가능

  • 403호
  • 기사입력 2018.09.14
  • 취재 백승지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7822

최근 대학가에서는 대학원생의 기술기반 창업 열기가 뜨겁다. 정부도 청년창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대학 내 기술창업을 일자리 창출의 핵심 동력으로 선정했다.


기술기반 창업은 일반 창업과 달리 기술과 전문지식, 기술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창업을 의미한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신규 산업과 시장에 창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그 특징이다. 글로벌 다운로드 4,000만 건을 기록하며 국민게임으로 등극했던 ‘포코팡’, 국내 1위 배달 앱 ‘배달의 민족’등 이 대학원생 기술창업 성공사례로 꼽힌다.


우리대학도 최근 LINC+사업단과 창업지원단을 중심으로 대학원생 기술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보통신대학 박사과정 중 창업해 삼성전자 IoT 플랫폼 아틱(ARTIK) 교육용 보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른코어칩스 안천수 동문을 만나 기술창업 과정과 학교의 지원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봤다.


- 어떻게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저는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8년 간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박사과정으로 다시 모교에 돌아와 박사학위 중 창업의 기회가 있어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학위 중 진행한 산학과제 결과물을 갖고 창업을 하게된 케이스입니다. 삼성전자에서 IoT 플랫폼 ARTIK을 출시 전 ARTIK 교육커리큘럼 개발이라는 산학과제를 진행했는데, 그 과제에 참여했다가 엔지니어들이 사용하는 기존 삼성 ARTIK 개발보드는 교육 하기에 불편한 점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몇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미래창조과학부 K-Global ICT유망기술 개발과제에 선정되어 이를 계기로 2015년 12월 법인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 구체적으로 운영하고 계신 회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희 ㈜바른코어칩스는 삼성전자 IoT 플랫폼인 ARTIK을 활용한 IoT 교육 솔루션을 개발하여 국내 대학 및 엔지니어 대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를 비롯하여 전국 주요 대학에 교육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신입사원 교육, 성남산업진흥원, KETI(전자부품연구원) 등에서 실시되는 엔지니어 재직자 교육 등 산업체 교육도 진행 중입니다. 또한 올해에 국내 반도체 중견기업으로부터 1차 투자를 유치하여 현재는 반도체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바른코어칩스는 향후 소프트웨어 중심의 시스템 반도체 업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에 활용되는 시스템 반도체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지난 5월 21일, 성균관대 창업보육센터 85303호에서 바른코어칩스연구소 현판식때,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안천수 대표 ]


- 학교의 지원을 받아서 창업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하게 되셨나요?


저는 성균관대학교를 통해 창업 준비 단계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비창업자로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게 되었고 법인 설립부터 특허, 회계 컨설팅 등을 받아 법인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시제품 제작을 지원해 준 LINC사업으로 첫 번째 시제품을 만들 수 있었고 이것이 결국 양산까지 이어져서 첫 번째 매출을 얻게 되었습니다.


학교 내에 회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여러 이로운 점이 많습니다. 특히 저희 회사는 현장실습 인턴 학생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교육사업 분야에 업무가 많다보니 학생들의 아이디어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저희 솔루션 개발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 인턴을 지낸 학생들 또한 최신 기술을 접하는 인턴 생활을 하다보니 삼성전자, 엘지전자, 하이닉스 등 유수 대기업으로 취업하는 인턴들이 많아 가슴이 뿌듯합니다.


창업 후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인적 네트워크입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LINC+ UNIC 활동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IoT UNIC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IoT 관련 30여개 업체가 회원사로 등록되어 있어 여러 도움이나 협력이 필요할 때마다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학부시절만 하더라도 산학협력이라는 단어가 처음 생겨났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산업계와 학계가 정말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창업지원단, 브릿지사업 등 창업을 위한 수많은 교내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에 창업을 준비하는 학우 여러분들이 계시다면 자신에게 맞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먼저 찾아보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큰 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 창업 공간, 자본 등등 학교에서 창업을 위해 어떤 도움이 많이 되었는지요?


스타트업 기업으로 창업공간은 창업보육센터가 제일 적격이라고 생각됩니다. 대외활동 중에도 창업보육센터에서 인큐베이팅 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능력이 있는 스타트업기업으로 인정받는 분위기입니다. 따라서 재택으로 시작하거나 일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보다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창업보육센터에서 지원해주는 갖가지 지원책들이 초기 스타트업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센터 내 입주기업들과의 인터렉션 활동으로 문제가 해결되거나 새로운 사업아이템 등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사업을 함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사업자금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창업자들이 자기돈 들여 창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도 처음에 5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자금에 큰 부담감은 갖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이디어만 있어도 사업이 가능하도록 국가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기 때문이죠. 이 때 학생창업, 청년창업,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여성창업 등 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타이틀이 많이 있습니다. 교내에 성균관지주회사가 있어서 학생창업자 중 좋은 아이디어를 갖는 회사는 성균관지주회사를 통해 직접 투자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직접적인 지원이 아니더라도 내가 졸업한 모교에서 후배분들과 같이 숨쉬며 한 공간 안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직간접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 직접 회사를 운영하시면서 힘든 일은 없나요? 창업에 대한 장단점


창업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통계적으로 볼때도 창업 후 5년 후 살아남을 확률은 30%이하며 소위말하는 성공확률은 3% 이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는 이유는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회사의 한 일원으로써 일하는 것도 값진 일이겠지만,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갖가지 겪는 경험을 즐기는 스릴,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감 등 창업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점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존 회사의 일원으로 일하는 것보다 자신의 능력을 펼치기에는 창업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기업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 대기업의 시스템을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로 창업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 운영에서의 어려움을 많이 겪고 이를 극복하고자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본인의 전공이 아님에도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탐색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창업자로써 기본 소질이 있다고 생각되고 창업에 도전해 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


- 창업을 하고 싶어 하는 성대 재학생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


창업에 대해서 오해하는 학생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경진대회 한번 나가봐서 수상하면 창업한 번 해보고 안되면 취업해야지” 또는 “창업비 지원해준다는데 한번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둬야지” 라는 생각으로 쉽게 창업시장에 뛰어들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한번 해봐야지 하는 생각에 1~2년을 날려버릴 수 있어 창업은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한 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창업을 생각한 후배들은 그 시간에 취업을 위한 준비를 더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은 절대 호기심으로 시작해서는 안되는 분야입니다.


만일 창업에 정말 열정과 열의가 있다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한 후 창업을 해야 됩니다. 그리고 국내에 창업지원정책이 많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 위한 조사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몇가지 팁을 말씀드리자면 창업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 팀, 추진력입니다. 본인의 아이디어가 시장에 얼마나 파급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일 먼저 시장조사를 해서 현재 시장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경쟁사는 어떤 회사들이 어떤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가 상품화된다면 어떤 고객이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지에 대한 조사도 선행되어야 합니다. 고객이 정말 이 돈 주고 내 제품을 살까에 대한 의구심을 항상 갖고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허는 출원에서 등록까지 1~2년가량 시간이 걸려서 본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특허가 가능한지도 확인 후 특허 출원을 미리 해야 합니다. 그리고 3~4명 팀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팀은 엔지니어로만 구성하는 것보다 경영, 마케팅 능력이 있는 친구도 같이 하는게 좋습니다. 사실 기술개발은 산학활동이나 외주용역으로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용도 지원해주는 국가지원책이 많이 있으니 비용활용도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추진력입니다. 3~4명 팀원 중 한 명은 팀장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팀장은 창업 후 대표이사가 될 것입니다. 대표이사는 회사를 책임져야 해서 지분율을 50%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추후 투자유치까지 고려한다면 60~70%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므로 대표이사는 나머지 팀원들을 이끌고 갈  강력한 리더쉽,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팀원들은 대표이사를 믿고 창업멤버로써 큰 역할을 하게 되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배들에게 학생창업은 쉽게 권하지 않습니다. 정말 창업을 원한다면 대기업에서 3~4년 경력을 갖거나 대학원 졸업 후 기술창업 형태로 진행하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아이디어가 특별하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면, 사전에 충분한 준비기간과 기존 선배들과의 멘토링 등을 통해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