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인공지능의 놀라운 시너지,
의료인공지능연구소

  • 442호
  • 기사입력 2020.05.01
  • 취재 이지은 기자
  • 편집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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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에서 인공지능 기술 활용의 요구가 증대되면서, 우리 학교에서도 지난 4월 1일 삼성융합의과학원 의료인공지능연구소가 개소했다. 연구소는 현재 인과관계 규명 인공지능 모델 및 의사결정 시스템을 의료 분야에 적용한 유전자 기반 개인 맞춤 치료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초대 소장 서성욱 교수님(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삼성융합대학원 디지털 헬스학과 겸임교수)을 인터뷰했다.


Q. 의료인공지능연구소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의료인공지능연구소는 의료 빅데이터의 활용과 인공 지능 기술의 의학적 접목을 활성화하고자 설립되었다. 뿐만 아니라 융합대학원내의 의학자, 유전체 연구자, 통계 및 빅데이터 연구자, 그리고 컴퓨터 공학자의 융합연구를 지원한다.


Q. 의료인공지능연구소를 개소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단순히 개인적인 흥미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시작했기에 연구소까지 개소하게 될 줄은 사실 상상도 못했다. 의학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의학계 및 사회적인 요구가 매우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각자의 실험실에서 개인적으로 연구를 해오던 여러 분야의 교수님들, 연구자, 및 학생들의 교류를 증진시키고 통합된 연구를 지원하는 연구소가 되기를 바란다.


Q. 진단의 영역에서는 기계보다 실제 사람이 진단하는 것을 더욱 신뢰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는지, 사람의 행위와 비교하여 인공지능 기술이 가지는 장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진단을 위한 의사의 오감은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극대화되었다. 진단 분야에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자체의 정확성과 정밀성이다. 만일 진단 기기가 충분히 정밀하고 정확하다면, 진단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진단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은 진단 기기의 부정확성을 보완하고, 더 저렴한 진단 기기로 보다 정확하고 빠른 진단을 얻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단은 의학적 효용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도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보완된 최신 진단 기기는 과잉 정보를 생산한다. 실제로 의사들은 진단 검사가 주는 정보량의 1%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각종 정밀 검사들이 제공하는 정보량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인간의 인지 능력을 넘어서는 의학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의사들의 의사 결정을 보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추구한다.


Q. 인공지능이 치료의 영역에서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요?

의사들이 치료라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의사 결정 단계가 필요하다. 진단을 위해 시행했던 검사 결과들을 종합하고 거기에 개인적 경험, 전문가 의견이나 매뉴얼, 최신 논문들을 참고해야 한다. 또한 환자 개인의 특성에 따라 치료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이 부분에서 사람의 인지 능력을 넘어 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연구소에서는 임상 실험 시뮬레이션, 인과 관계 분석, 불확실성의 측정, 강화 학습 알고리즘 등을 통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 결정을 보조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고자 한다.


Q. 인공지능 기술이 향후 의학 분야에서 어느 부분만큼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인공지능 기술은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대량의 임상 정보를 통합하여 개별 환자의 맞춤형 치료를 보조할 수 있다. 또한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규명하기 위한 임상 실험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 이는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실험의 윤리적 문제, 비용, 약물 개발의 속도를 줄여 줄 것이다.


Q. 의료인공지능연구소에 들어가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의료인공지능연구소는 다양한 학문적 기반이 있는 학생을 환영한다. 연구소는 앞으로 오픈 랩의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며, 연구는 자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연구자들의 자발적인 지원을 통해 진행할 것이다. 의욕은 있지만 기반 지식이 부족할 경우, 참여 교수진에 의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므로 지식의 부족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연구소는 아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곳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 연구소를 통해서 누군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면 그것으로 소명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Q. 올 한 해 의료인공지능연구소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연구소 개소의 첫해인 만큼 자유롭고 개방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올해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분야 연구진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융합이 가능한 연구 주제들을 찾아내고자 한다. 또한 각기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