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찾아가는 여름빵점학교
: 다시 만난 학교, 꿈을 찾는 우리

  • 497호
  • 기사입력 2022.08.15
  • 취재 송명진 기자
  • 편집 김윤하 기자
  • 조회수 6209

아지랑이가 일렁이는 무더운 여름, 사범대학 학생들과 삼정중학교 학생들이 함께 모여 재미있는 일을 벌였다. 지난 2015년, 학생들을 점수로 평가하지 않겠다는 포부와 함께 시작해 해마다 삼정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왔던 ‘빵점학교’ 는 갑작스레 찾아온 ‘코시국’ 으로 인해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그리고 올해 여름, ‘빵점학교’ 가 3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는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진행되었던 ‘제6회 찾아가는 여름 빵점학교’ 의 못다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빵점학교에는 교사를 맡은 23명과 학생회 소속 집행부원 20명, 총 43명의 사범대학 학생들이 함께했다. 실제 교육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만나볼 소중한 기회를 얻은 만큼, 이들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교육학과에서는 사회 수업을, 컴퓨터교육과에서는 정보 수업을, 수학교육과에서는 수학 수업을, 한문교육과에서는 한문 수업을 준비했으며 진로 고민이 한창인 학생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진로멘토링과, 뛰어 놀며 배우는 체육대회, 교실 안 구성원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아이스브레이킹 및 환경미화 시간 등의 프로그램도 시간표에 함께 편성했다. 이에 대해 사범대학 제52대 학생회 보온은 “방학에도 학교를 찾은 학생들이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을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가장 신경을 썼다” 고 전했다. 


▲ 빵점학교 프로그램 (왼쪽 사진), 체육대회를 즐기는 선생님과 학생들(오른쪽 사진)


성균웹진은 빵점학교가 진행되고 있는 삼정중학교에 찾아가 빵점학교의 교장선생님, 각 교과목 선생님들, 그리고 학생들을 직접 만나보았다. 

 

◈ 송채영(한문교육20, ‘찾아가는 여름빵점학교’ 교장)


-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범대학 학생회장이자 제6회 찾아가는 여름빵점학교의 교장 송채영입니다.

 

- 3년만에 ‘빵점학교’가 다시 돌아왔어요.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게 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제가 입학 때부터 사범대를 다니면서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행사였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로 삼정중학교와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고요. 이번 빵점학교를 기점으로 다시 삼정중과 좋은 인연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입학식부터 진로멘토링, 체육대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알차게 준비하셨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대가 되었던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개별활동이 가장 기대됐어요. 이번 빵점학교에서 처음 진행하는 활동인데, 학생과 선생님 사이의 유대감 강화를 위해 1:1로 매칭된 짝꿍끼리 매 수업시간 뒤 30분 동안 진행하는 활동이에요. 개인 멘토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빵점학교는 단순히 교과 지식만을 얻어가는 곳이 아니거든요. 이 개별활동 시간이 대학생 선생님들과 교류하며 고민에 조언도 듣고, 고등학교나 대학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이번 ‘빵점학교’ 를 준비하며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선생님과 학생의 1:1 매칭이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항상 선생님에 비해 학생 수가 부족했다고 해요. 하지만 이번에는 꼭 1:1 매칭이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홍보도 두 차례나 나갔었습니다. 2차 홍보 때는 삼정중학교에서 하루 동안 상주하며 학생들의 질문을 들어주기도 하고, 반마다 직접 홍보를 돌면서 학생 모집에 신경 썼습니다. 홍보를 열심히 다닌 덕분에 1:1 매칭이 가능하도록 많은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었어요. 삼정중학교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신 덕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빵점학교 준비과정부터 끝까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도움을 주신 이돈집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송채영 선생님’ 이 ‘빵점학교’ 를 통해 학생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것은?

이번 빵점학교는 ‘다시 만난 학교, 꿈을 찾는 우리’라는 슬로건을 기조로 삼고 있는데요, 저는 3년 만에 다시 만난 이번 빵점학교를 통해 ‘자신의 꿈을 찾아가보는 시간’ 을 전하고 싶었어요. 5일 동안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기를 바랍니다

 

한승규(삼정중 3학년), 이찬의(삼정중 1학년) 학생


- 만나서 반가워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찬의 : 안녕하세요 저는 삼정중학교 1학년 이찬의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저는 특별한 학생은 아니고요. 조용하게 수업을 듣는 평범한 학생입니다(웃음). 

승규 : 안녕하세요 저는 삼정중학교 3학년 한승규입니다. 저는 저희 반의 유일한 ‘분위기 메이커’에요.


- 빵점학교, 어떻게 신청하게 되었나요?

찬의 : 사실 저는 반정도는 부모님의 권유로 신청하게 되었어요. 부모님께서 저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추천해 주셨거든요. 물론 저도 관심이 있었고요. 

승규 : 저는 학교 게시판에서 소식을 처음 접했어요. 자세히 읽어보니 재미있는 프로그램 같더라고요. 그래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 빵점학교 프로그램 중 가장 즐거웠던 것은 무엇인가요? 

찬의 : 저는 정보 수업시간이 기억에 남아요. 알고리즘에 대해 배우고, 퀴즈도 풀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제 장래희망은 플로리스트인데 정보 수업을 듣고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승규 : 저는 진로멘토링 시간에 했던 ‘밸런스 게임’ 과 ‘일기쓰기’ 가 특히 재밌었어요. ‘밸런스 게임’ 을 진행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일기쓰기’ 는 마지막 진로멘토링 시간에 저희가 했던 활동들을 되돌아보며 진행한 것이었는데, 일기를 쓰면서 빵점학교 활동들을 정리해보니 지난 5일이 저한테 아주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은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들었어요. 


 ▲ 진로멘토링

 

- 대학생 형, 누나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눠보는 것은 어땠나요?

찬의 : 정말 좋았어요. 저희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주셔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이 친해졌어요.  항상 저희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애써 주셔서 감사했어요. 진짜 선생님 같았어요. 

승규 : 저도 선생님들이 저희를 편하게 대해주셔서 좋았어요. 남주혁 닮은 민혁쌤, 형같은 현태쌤, 2반 선생님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웃음).

 

- 5일간의 빵점학교를 통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찬의 : 어렸을 때 부터 왠지 장래희망은 딱 한가지여야만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그것만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빵점학교를 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승규 : 저는 빵점학교에서 진로 멘토링을 받으면서 고등학교 진학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고민해보게 되었어요. 저는 외고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제가 이러한 목표를 설정한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어요. 엄마가 추천해 주시니까, 막연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외고 진학을 포기한 것은 아니고요, 더 다양한 선택지들을 염두에 두고 보다 신중하게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한마디

찬의 : 학교, 학원보다 훨씬 재미있었던 빵점학교, 선생님들이 또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승규 : 이번 빵점학교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요. 처음으로 수업이 지루하지 않았고, 처음으로 수업이 끝나는 게 아쉬웠어요. 빵점학교 최고에요!

 

◈ 조수빈(수학교육19), 홍윤아(한문교육20) 학우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수빈 : 안녕하세요 저는 1반 수학쌤, 수학교육과 19학번 조수빈 입니다. 

윤아 : 안녕하세요 저는 1반 한문쌤, 한문교육과 20학번 홍윤아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빵점학교’ 에 함께하게 된 계기를 여쭤보고 싶어요. 

수빈 : 저는 2019 빵점학교에 참여했던 제 동기가 빵점학교에 대해 칭찬 하는 것을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하길래, 저도 꼭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올해 찾아가는 여름빵점학교가 기획되어 그 친구와 함께 신청하게 되었어요. 

윤아 : 솔직히 말하자면, 교육 봉사 시간을 채우고 싶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웃음). 단지 그 이유만으로 참여를 결심하게 된 것은 아니고, 학생회 친구들이랑 직접 교류하며 만들어나가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빵점학교에 함께하고 싶었어요. 


- 사범대학 학생으로서 이번 ‘빵점학교’ 는 본인에게 어떤 경험이었나요?

수빈 : 교생실습이나 학원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쳐 본 경험은 있었지만 그런 경우에는 보통 이미 짜여져 있는 커리큘럼이 있고, 그 틀 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돼요. 하지만 이와 달리 빵점학교에서는 저희가 학생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골라, 과연 이 내용을 아이들이 흥미로워 할지 계속 고민해보며 직접 수업을 구성했어요. 저는 이 부분에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5일간 학생들과 계속 붙어있으면서 요즘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이전보다는 훨씬 깊이 알게 되었거든요. 이런 부분들도 저에게는 큰 수확이라고 생각됩니다. 

윤아 : 저는 학생회로부터 수차례 피드백을 받으며 수업 내용을 정제해 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는데요. 실무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의 흥미를 중점에 두고 더 나은 수업을 고민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을 준비하며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이 가장 관건이라고 생각 했거든요. “내년에도 하고 싶어요”, “3년 내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뭐 이런 이야기들을 듣는데 꽤나 뭉클하더라고요. 

 

- 빵점학교를 준비하며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이 있다면?

수빈 : 일반적으로 수학은 거부감이 큰 과목 이잖아요. 그래서  ‘수학은 재미없다’ 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수업을 만들려고했어요. 그런데 중학생 수준을 넘지 않는 재미있는 수학 소재들을 찾는 과정이 꽤 어렵더라고요. 고민 끝에 저희는 ‘한붓그리기’ 와 ‘게임의 필승법’ 을 주제로 재미있는 수학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학생들이 잘 따라와준 것 같아요. 

윤아 : 모든 선생님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셨군요(웃음). 저희도 중등 수준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한문도 재미없는 과목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이 그냥 한문을 보기 싫어해요. 저희는 일상 속의 사자성어를 다루는 정도의 난이도로 수업을 구성했고 광고 박람회, 한문 골든벨 등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길만한 콘텐츠를 활용하여 수업을 이끌어갔습니다. 


 

- 수업 중 흥미로운 일화가 있었다면?

수빈 : 저는 수업 중에 굉장히 놀란 적이 있었어요. 수업을 구성할 때 중등 수준에 난이도를 맞추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수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떤 학생이 수업이 끝나고 와서 저희가 알려주지 않은 부분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질문을 한 거에요. 학생의 잠재력에 크게 놀랐던 기억이 나요. 

윤아 :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어떤 친구가 길을 가다가 한자로 된 간판을 보고서는 그게 무슨 글자인지 궁금했는지 사진을 찍어와 ‘선생님 이게 무슨 한자에요?’ 묻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질문을 받으니 선생님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저는 학교 다닐 때 한문 선생님께 능동적으로 질문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서 그 학생이 더 기특하기도 했고요(웃음). 

 

- 지난 5일간 강단에서 가장 열심히 전한 것은 무엇인가요?

수빈 :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 아니다!

윤아 : 한문은 재미없는 과목이 아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수빈 : 먼저, 좋은 기회 마련해주시고 함께 고생 해주신 학생회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함께 수업 준비한 수학교육과 선배님들 동기님들, 그리고 수업 잘 따라와준 우리 학생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윤아 : 수업을 준비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거든요. 선생님 중에서는 제가 가장 어렸는데, 동기들과 선배님들 도움 덕분에 무사히 마지막 일차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에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이고 싶어요. 같이 수업했던 우리 아이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데,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다가와 줘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우리는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를 가르치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존재들이다. 올해 여름, 스물 세명의 선생님과 스물 세명의 학생들은 서로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며 뜨겁게 성장했다. 그들의 여름날에 남겨진 5일간의 추억이 그들이 앞으로 그려나갈 멋진 행보의 발판이 되었기를 바라며 못다한 이야기를 이쯤에서 마무리짓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