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最古)의 역사, 최고(最高)의 축제가 되다
<2018 고하노라>

  • 404호
  • 기사입력 2018.10.01
  • 취재 이현규 기자
  • 편집 이현규 기자
  • 조회수 11264

지난 9월 21일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 및 종로구 일원에서 <2018 고하노라>가 진행되었다. 올해로 4회차를 맞이한 <고하노라>는 과거 성균관 유생들의 유소를 현대적으로 계승해낸 유소문화축제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620년된 우리 대학 역사가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즐길 수 있음을 증명해낸 <2018 고하노라>를 알아보았다.



고하노라?

과거 조선 성균관에서는 ‘유생들이 임금에게 올리는 상소’라는 뜻의 ‘유소’가 행해졌다. 국가와 유생 간의 소통, 유생들의 국가 정책 지향점 제시라는 의미를 담은 ‘유소’는 당대 왕족 조차도 막을 수 없는 조선의 공식 행사였다. <고하노라>는 이처럼 가치 있는 우리 학교의 문화적 자산인 ‘유소’를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일종의 페스티벌 형식으로 재현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형태로 구성되었지만 <2018 고하노라>는 사전에 ‘통일’이라는 주제로 상소 공모전을 진행해, <2018 고하노라>의 대표 상소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통일부 장관께 들어보며 ‘유소’의 역사적 의의 역시 담아냈다.






 見仁見知(견인견지, 같은 대상이라도 사람에 따라 견해가 다름)라는 말이 있다. <2018 고하노라>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학내소식에서는 <2018 고하노라>의 내용과 구성을 알아보았다면,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2018 고하노라>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 여러 관점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졸업 전 마지막 도전이었던 <고하노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서창호 학우 (수학과 13학번, 2018 고하노라’ 참가자)


Q. <2018 고하노라>에는 어떻게 참가하시게 되셨나요?

 작년에 우연히 ‘고하노라’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대학 졸업전에 성균관 유생다운 옷을 입고 성균관대학교만의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에 ‘고하노라’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올해 추가학기를 다니며 작년에 하지 못한 고하노라에 아쉬움이 커서 일정을 조정해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Q. 단장으로 활동한 소속 행진단이 통알상(전체 1위)을 수상했는데요.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 있으신가요?

단장이 된 후 가졌던 첫번째 목표는 ‘우리 단 친구들이  조금더 친해질 수 있게 하자’였어요. 대부분 친구들이 처음 만나는 사이라서 저는 더 자주 만나고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노력했어요.  친구들이  미션에 참여하면서, 말도 더 섞고 추억이 될 만한 사진도 많이 남길 수 있었어요. 이런 마음으로 하다 보니 조장 친구들이 나중에는 저보다도 더 열심히 참여했고 많은 주작단 친구들도 함께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등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단원들과 함께했던 교육 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바로 떠오르는 순간이 있어요. 미션 중에 소행루트를 돌아다니며 안무영상을 찍는 것이 있었어요. ‘그 푸른 도포를’이라는 노래에 맞춰 안무영상을 찍었어요. 처음에는 안무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찍는 것이 부끄러울 것이라 생각 했어요. 하지만 함께 참여한 친구들이 ‘이렇게 찍으면 어떨까’, ‘이게 더 이쁘게 나오지 않을까’, ‘실수한거 같은데 다시 찍자’라는 등의 얘기를 하며 너무 즐겁게 촬영하더라고요. 그 친구들과 함께 하니 부끄러움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남들의 시선을 받는 걸 즐기면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더라고요. 영상 편집을 끝낸 후, 친구들끼리 안무영상을 찍길 잘했다는 얘기를 했고 청랑 친구들도 영상을 보고 놀랐다면서 잘만들었다고 말해주었어요. 그 이야기들을 들으니 너무나 뿌듯했고 안무영상을 찍으며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춰보았으니 고하노라 행사 당일에는 더 즐겁게 춤 출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2018 고하노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행사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소행을 하는 과정이었지만, 지금도 광화문 광장 무대 위에서 노래했던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주작단이 전체 단에서 1위를 한 덕택에, 저는 무대 제일 앞,제일 앞에서도 한 가운데에 서서 피날레 곡을 불렀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내가 광화문 광장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고 무대에 올라가면 보일 수많은 관중들이 자꾸 떠올라 무척이나 떨렸습니다. 무대에 올라가니 수많은 조명들이 무대 위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빛 뒤에 가려져 희미하게 많은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러한 곳에서 행사의 마지막 노래를 부르니 기분이 이상하면서도 뭉클했습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는 그 순간을 지금까지 잊을 수 없습니다.


Q. <2018 고하노라>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학교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소행(퍼레이드)을 하는 과정이 무척 좋았어요. 예전 성균관 유생이 임금께 상소문을 전하러 가는 과정에 내가 함께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교육 때 열심히 연습했던 노래와 춤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즐겁기도 했어요. 서울의 중심부를 지나며, 수많은 사람들의 쏟아지는 눈길 속에서 구경하는 분들이 무슨 행사냐고 물으셨을 때 성균관대 학생들이 만든 행사라고 말씀드릴 때마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까지 샘솟더라고요.


다만 소반 비답은 다른 단체와 함께 연계해서 진행하다 보니, 예기치 못한 변동 사항이 많아 불가피한 실수가 조금씩 생긴 점은 조금 아쉬웠어요. 이 점은 고하노라가 많은 성균인들에게 알려지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요.


Q.  <2018 고하노라>가 본인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

<2018 고하노라>는 제게 대학생활에서 가장 즐거웠고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친구에게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같이 추억 하나 남기고 졸업하자’며 함께 행사에 신청했었는데요. <2018 고하노라>는 함께 지원한 친구와 둘만의 추억이 아니라, 많은 친구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선물했어요. 이 추억들은 평생 광화문을 지날 때마다, 떠오를 것 같아요.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이 기사를 읽는 분들 중에, 아직 고하노라에 참가한 적이 없으시다면 꼭 <2019 고하노라>에 참가하셨으면 좋겠어요.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성균관대학교만의 축제를, 최고의 인연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되실 거에요.


많은 추억을 함께 쌓을 수 있었던 주작단 친구들과, 이러한 추억을 쌓을 수 있게끔 해준 청랑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 친구들 덕분에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그래서 행사 당일이 더 기대됐던 것 같아요. 이 친구들에게 형, 오빠, 선배로서 많이 챙겨주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앞으로도 자주 만나서 같이 밥 먹고 커피 한잔하며 못했던 얘기들을 나누고 싶어요.







추억을 남기고, 함께 추억을 남겨갈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 남지은 학우 (경영학과 18학번, 2018 고하노라' 참가자)


Q. <2018 고하노라>에는 어떻게 참가하시게 되었나요?

대학교에 입학해보니, 방학이 정말 길더라고요. 대학 입시와 보충수업으로 물들었던 방학에서 벗어나, 대학생의 첫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토익 공부도 계획해 놓긴 했지만, 뭔가 좀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거로 방학을 채우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교내 게시판에서 고하노라 포스터를 봤는데 꽤 재미있어 보여, 여러모로 찾아 봤는데 좋은 추억을 쌓을 기회인 것 같더라고요. 사실 행사 같은 데에 참여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해서 더더욱 큰 고민 없이 신청하게 됐어요. 방학에 일주일에 한번씩 모인다(고하노라 사전교육)는 게 조금 걱정 되기는 했지만 이거라도 안 하면 정말 집순이가 되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신청했습니다!


Q. <2018 고하노라>에 신청하면서, 기대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동아리나 대외활동을 하지 않아서 자연과학캠퍼스(이하 ‘자과캠’)에 갈 일도, 자과캠 학생을 만날 일도 없었어요. 그런데 고하노라는 명륜과 율전 모두가, 학년 구분 없이 성균관대학교 학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다 보니까, 캠퍼스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될 거라고 기대했어요. 또 성균관대학교 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기대가 있었어요.  6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공부자탄강일을 휴일로 지정할 정도로 유학을 중시하는 학교는 전국에, 아니 전 세계에 성균관대학교가 유일하잖아요? 이런 학교에 다니면서 ‘성균관 유생’을 테마로 한 가치 있는 행사에 참여하는 일이야 말로 그런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했어요.


Q. <2018 고하노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 질문에 답하기가 난감할 정도로, 모든 순간이 다 좋았어요. 당일에 입었던 옷도  예뻤고, 날씨도 좋아서 사진도 잘 나왔어요. 개막식인 대의사도, NPC분들의 유쾌함과 인사동이나 창경궁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더해진 소행(퍼레이드)도, 피날레인 소반/비답도 좋았어요. 저는 이 중에서도 광화문 광장에 전 참가자들이 모두 모여 ‘이곳에 고하노라’ 라는 플래시몹을 하는 순간이 가장 인상에 남아요. 노래 자체도 뮤지컬 노래를 기반으로 해서 굉장히 웅장하고 비장한 노래에요. 200명 가까이 되는 참가자가 모두 한복을 입고 모여 한마음 한 뜻으로 안무를 하며 서로 소통하는 장면 자체가 멋있고 뭉클했어요.  행사 당일 외의 교육 기간(참가자들은 방학 기간 동안 총 5회의 사전 교육을 받는다)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저희 조가 외부에서 저희 조원들과 밥 먹고 명륜당 앞에서 사진을 찍은 날이에요. 그때를 계기로 저희 조랑 많이 친해진 것 같아서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Q. <2018 고하노라>에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아쉬웠던 점은 아직 4회 밖에 되지 않은 행사여서 그런지, 대대적인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고하노라’ 행사를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었다는 점이에요.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은  아는 사람이 있어도 학교 밖으로만 나가도 아는 사람이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더라고요.  학교 내에서도 아직은 ‘고하노라’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알더라도 얼핏 알기만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다른 학교의 유명한 행사 (고려대 입실렌티 등)에 비해서도 학교만의 특색을 잘 살렸을 뿐만 아니라 굉장히 멋있고 성균관대 학생으로서도 의미 있는 행사인데 이러한 가치에 비해 모르는 사람이 많아 슬펐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번 고하노라를 통해, 방학 때 무언가를 해서 이루었다는 성취감과 이 행사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을 얻을 수 있었어요. 앞에서 방학 중 공부 계획을 세웠었다고는 얘기했지만 이는 어김없이 수포가 되었거든요. 고하노라 덕분에 알차고 활동적인 방학을 보낼 수 있었어요. 매주 수요일이면 나가서 우리 현무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행사가 없었더라면 알지 못했을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게 소중했습니다. 저는 저희 현무단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이 자리를 빌려 꼭 하고 싶어요. 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 다들 쉬고 싶었을 여름 방학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꾸준히 나와 현무단을 꾸려주어서 고마워요. 저는 스스로 조장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은 남지만, 덕분에 진짜 기억에 남을 방학을 보낸 것 같아요.




성균인의 자부심이 되는 성균관대만의 대학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 신재후 학우 (전기전자공학부 14학번, 現 청랑 기획운영부 상색장)



Q. 이번 <2018 고하노라>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셨나요?

저는 청랑에서 기획운영부 상색장(부서장)을 맡았습니다. 저는 <2018 고하노라>가 성대생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되고 운영되도록 하는 기획총괄 역할을 맡았는데요. 행사 당일에는 여러 돌발상황에 대처하고 당일 행사의 전체적인 운영을 관리하는 실무감독 역할을 맡았습니다.


Q.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데 어떤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행사에 참가해주신 행진유생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과 다양한 관계자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드는 데 가장 초점을 맞췄던 것 같습니다. 당연한 말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행사를 기획하다 보면 제가 잘 하고 잘 아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게 돼 어느 부분에 소홀해지기 쉽더라고요. 그래서 치우침 없이 ‘모두가 만족하는 행사’를 만들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Q. <2017 고하노라> 와 비교해, <2018 고하노라>는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2018 고하노라>를 한 마디로 말하면 ‘가장 성균인 다운 날’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2018 고하노라>는 임금께 소를 바치는 소반과 답을 받는 과정인 비답이 스토리가 있고 원래의 의미에 맞게 구성되도록 기획했습니다. 행진유생들 스스로가 행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곡과 안무를 만들어 다채로운 피날레와 플래시몹을 제작했습니다. 또한, 국가의 정책을 제안하는 ‘유소’ 본연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 <2018 상소공모전’ 통일에게 고하노라>를 진행해 청년들의 정책 제안에 대한 통일부 장관님의 답변을 듣고 실제 정책에 청년들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습니다.



Q. <2018 고하노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광화문 광장에서 <이곳에 고하노라> 플래시몹을 하던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저는 이번에 참가자가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참가자가 행사에서 빛날 수 있는 무언가가 ‘플래시몹’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곳에 고하노라> 플래시몹은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사를 쓰고 편곡을 하고 안무 대형을 만드는 것까지 올해 새롭게 만들어졌는데요. 행사 당일 광화문 광장에서 제가 생각했던 그림이 눈 앞에 펼쳐지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이런 말 하기 조금 민망하지만, 적어도 제게 <2018 고하노라>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행사였어요. 성균인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는 성균관대학교만의 대학문화가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해요. 앞으로도 청랑은 성균인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는 대학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소녀팬’의 마음으로, 감탄을 연발했어요

-  최지연 학우 (문헌정보학과 16학번, 2016~2017’ 청랑 활동)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최지연이라고 합니다. 저는 <고하노라>라는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단체인 청랑에서 지난 2년간 활동했었는데요. 올해는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평범한 관람객으로서 <2018 고하노라> 와 함께했습니다.


Q. ‘청랑’일 때의 시선과, ‘관람객’의 시선은 어떻게 달랐나요?

큰 차이점은 행사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고하노라>는 성균관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물리적으로도 넓은 영역에서 진행됩니다. 퍼레이드와 무대공연, 광화문 부스 운영, 초청 연사(올해는 통일부 장관)와의 토크콘서트 등 콘텐츠의 종류와 양이 다양하게 진행되요. 또 여기에 종로구, 학교, 함께하는 동아리나 학회, 문화재청 등 대외적으로도 다양한 협력을 통해 진행되는 행사라, 청랑 모두 (약 20명)가 하나하나 팀장처럼 완벽하게 해내야 무사히 <고하노라>를 완성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예전에는 행사 전반을 ‘크게’ 보지는 못했어요. 좋은 행사를 위해서는, 누군가가 빛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빛이 잘 비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을 해야 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Q. 달라진 시선으로 본 <2018 고하노라>는 어땠나요?

 이번에 순수하게 관람객의 관점에서 고하노라를 보다 보니, 그동안에는 작게만 느껴지고 아직은 발전할 부분투성이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4살 고하노라가, 얼마나 큰 행사인지, 그동안 청랑이 쌓아왔던 노하우들과 함께 잘 성장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어요. 마치 4살 어린 아이인 줄만 알았는데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니, 키가 훌쩍 커 있는 조카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모든 순간들을 소녀팬이 된 것처럼 멋있다, 대단하다를 연발하면서 관람했지만 그중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을 꼽자면 남북한 의료 공동체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던 소두 분의 연설과 통일부 장관님이 자리를 빛내주셔 학생의 의견을 기억하고 참고해주시겠다고 말씀해주셨던 비답 의례였어요. 청랑이 오래도록 답하려고 노력해왔던 “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즐기려고 하는 축제를 광화문에서 해야 하느냐?” 라는 질문에 처음으로 가장 명확하게 대답이 되었던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유생의 의복인 청금복을 입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어찌 보면 무관한 시민들이 보았을 때는 재미있는 일회성 구경거리일 뿐 그 지나가는 짧은 시간 내에 공감을 끌어내기는 다소 어려운 콘텐츠가 ‘통일’ 이라는 범국민적인 시의성을 담은 주제와 어우러져 공감을 이끌어냈고, 고하노라가 성균인들의 축제에서 나아가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해냈다고 생각해요.



Q. <고하노라>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하시나요?

이미 청랑을 졸업하고 행사 기획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은 지 오래라 어떤 방향으로 고하노라가 나아가게 될 지 감히 예상하기도 어렵지만, 고하노라는 지금껏 4살이 될 때까지 성균관대학교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콘텐츠를 모두가 사랑하는 대학문화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음을 믿는 수많은 사람들의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고 생각해요. 청랑 단원들 뿐만 아니라, 고하노라가 이처럼 성장하기 이전에도 그 가치를 알아주시고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도움들을 주신 분들이 계셔서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도 그러한 순수한 열정과 모티베이션이 있는 사람들이 행사를 만드는 청랑을 구성하고, 또 그런 분들이 행사에 참여해주신다면 고하노라는  저절로 계속해서 좋은 방향으로 성장해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이제, 당신께 ‘고하노라’


성균관대학교는 최고(最古)의 역사를 지닌 대학이다. 그러나 재학생들이 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2018고하노라>는 책 속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성균관 유생 문화를,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되살려냈다. 외형적으로만 아니라, 그 내실 역시 탄탄히 다져진 <2018 고하노라>는 비교적 호평 받았던 <2017 고하노라> 와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었다. 최고(最古)의 역사를 최고(最高)의 축제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해낸 고하노라의 창대할 앞으로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