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癸卯年) 새해의 시작
제22대 유지범 총장에게 물어본다

  • 507호
  • 기사입력 2023.01.11
  • 취재 이채은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유지범 신임 총장이 성균관대학교의 계묘년 새해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1월 2일, 인문사회과학캠퍼스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제22대 유지범 총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김준영 이사장, 신동렬 전 총장, 윤용택 총동창회장, 조재연 대법관, 이영진 헌법재판소 재판관, 최재형 종로구 국회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류덕희 전 총동창회장을 비롯한 많은 귀빈들이 참석했다. 이제 우리 대학 새로운 시작의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신임 총장 약력 소개를 필두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유 총장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학사, 동 대학교 금속공학과 석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재료공학과 박사 과정을 거쳐 2005년부터 현재까지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재임중이다. 2011년 공과대학 학장,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 겸 산학협력 단장으로 LINC사업을 주도했다.


김준영 이사장과 윤용택 총동창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준영 이사장은 2020년대, 대학이 당면한 과제와 격변하는 사회 속에서 삼성재단이 우리 대학 경영에 참여한 이후 지난 25년간 우리 대학이 많은 성취를 이루어왔음을 언급했다. 그는 “성대가 성대를 넘어” 발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재된 가능성을 찾아내고, 소통과 공감의 공유가치를 두텁게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역량을 고도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각성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김준영 이사장은 “인류와 미래 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을 표방한 유지범 총장의 초심이 이어지기를 염원한다” 고 말했다. 윤용택 총동창회장은 “유 총장님의 취임을 계기로 성균인 모두가 하나로 뭉쳐서 진정한 글로벌 리딩대학으로 재도약하는 전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총동창회에서도 유 총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625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대학을 선택한 청년들이 “마음껏 배우고,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연구 능력의 강화와 확장을 최고의 가치로 삼도록 뒷받침하겠다”며 취임사를 시작했다. 그가 취임사에서 밝힌 ‘인류와 미래 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을 위한 4가지 지향점은 다음과 같다. ▲교육시스템의 혁신과 데이터 및 융합교육 시스템의 견고한 구축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간의 다차원적 융합을 통한 새로운 지적 가치의 창출과 신산업을 선도하는 플랫폼 구축 ▲산학 생태계 시스템 강화 ▲열정과 상호존중의 가치 경영. 성균인을 위한 유 총장의 담대한 열정은 어떻게 시작될까. 유지범 총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유지범 총장 인터뷰 -


Q1. 총장님께서 인류와 미래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 ‘Inspiring Future Grand Challenge’를 천명하셨는데,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이 취직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주로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앞으로 내가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한 내용이니 중요한 문제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월급과 같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단기적 문제와 해결에 치중하여 ‘학생 성공’의 의미가 단순히 취직이 되어버린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와 미래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에는 사회, 더 넘어서 전 지구적인 문제를 염두하여 학생들이 미래 계획을 세우길 바란다는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개인적인 문제에 치중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떻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해요. 학생들이 더 멀리, 더 넓게 생각하는 눈을 키워서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성과만을 ‘학생 성공’의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해보자는 의도가 ‘Inspiring Future Grand Challenge’에 녹아 있는 것입니다.


Q2. 성균관대학교는 지난 수년간 AI, 인공지능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왔으며, DS과목 등을 학생들이 필수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취임사에서 앞으로 이러한 데이터 및 융합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 언급하셨는데, 이와 관련하여 신설되는 커리큘럼, 필수 이수 교양과목등에 관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전임 신동렬총장께서는 데이터 및 융합교육시스템 구축을 위한 큰 기틀을 닦으셨습니다. 저는 신동렬총장께서 닦으신 큰 틀 내에서 좀 더 내실을 다지고자 합니다. 현재 DS과목에서 배우는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학생들이 불편을 느낀다면 해소하고 과목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죠. 필요하다면 관련 과목을 신설하고 넓혀가고 싶습니다. 사실 현재 배우는 과목들은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내용들이에요. 부족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고 필요한 부분들을 내실화하고 추가할 것입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커리큘럼의 신설과 변화도 있을 것이고 필수 이수 교양과목의 다양화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학생들이 느낄 수 있는 교육상 변화가 있을 거예요. 데이터 및 융합교육시스템을 통해 굳이 부전공하지 않고서도 원하는 분야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교과과정이 제공되어 학생들의 입장에서 공부의 다양한 ‘옵션’이 생길 수 있도록 해줄 예정입니다. 필수 이수 교양과목들과 커리큘럼이 심화되고 넓어질 수 있는 충분한 주변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Q3. 전략적 캠퍼스 운영을 통한 산학협력과 창업의 상생발전을 핵심과제 중 하나로 구상하고 계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 예정이신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근처 대학로에는 무려 12개의 대학, 72개의 소극장이 있습니다. 문화예술적으로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어요. 이 점을 활용할 것입니다. 인사캠 근처 대학로는 ‘문화예술 융복합 센터’가 될거에요. 다양한 문화 예술 분야에 진출하여 문화예술 융복합적 특성을 가지는 곳이 될 예정인거죠. 자연과학캠퍼스의 경우 가까운 곳에 판교가 있고 현재 판교에도 캠퍼스가 있습니다. 이곳에 반도체/소프트웨어/AI 등과 관련한 캠퍼스를 신설하여 주변에 있는 많은 관련기업과 산학협력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판교뿐만 아니라 송도에도 캠퍼스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송도에 있는 바이오단지를 활용하여 바이오 분야에 특화된 산학 연구를 하는 또 다른 캠퍼스가 신설될 예정입니다. 송도 ‘삼성 바이오로직스’, ‘삼성 바이오에피스’ 등 다양한 제약회사가 있는 바이오단지의 특성을 활용하는거죠.


취임사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캠퍼스가 위치별로 재구조화 될 것입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인근으로 나아가면서 캠퍼스의 특성을 살리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학생들의 창업과 산학협력을 핵심 과제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재정 건전성은 등록금과 기부금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산학협력을 기반으로 한 학생들의 창업을 통해 기부금이 확대되면 학교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뿐 아니라 창업이 해당 산업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경제적인 효과도 발생하는 상생발전이 이루어집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것이 전략적 캠퍼스 운영을 통한 산학협력과 창업의 상생발전 과정 계획입니다.


Q4. 마지막으로 향후 성균관대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 그리고 학생들이 느낄 새로운 변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 학교는 존경받고 품위있는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과 경제력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덕목을 갖추고, 그것이 모든 학생들의 몸에 배도록 해야합니다. 이를 위한 것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4가지 목표입니다. 우리 사회는 학벌로, 이념적으로, 경제적으로 굉장히 분열되어 있어요. 이러한 분열이 나타나는 이유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믿음, 그리고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름을 인정하면서 또 같아지는 방법을 배워야 사회가 분열되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이런 방법과 덕목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몸에 배도록 할 때 성균인만의 특색이 생길 것입니다. 이것이 성균관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성균관대가 역할을 다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느낄 변화 중 하나는 ‘학교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일 것입니다. 학교의 커리큘럼이 다양해지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을 ‘Teaching’하지 않고 ‘Coaching’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풀어갈 수 있도록 옆에서 조언과 가이드를 해주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그게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해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 대학이 그러한 역할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내가 학교에서 케어받고 도움받고 있구나’라는 느낌, 그리고 ‘내 뒤에는 학교가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지범 총장의 축사에는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의 격언이 담겨있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성균관대를 이끌며 ‘성대다움’의 브랜드 임팩트를 창조하고자 하는 유지범 총장의 담대한 꿈을 엿볼 수 있는 격언이었다. 유 총장의 열정과 담대함은 성균관대에 어떤 역사를 남길까. 그 행보를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