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부 제67회 연주회 ‘The Odyssey’
파트장들의 이야기

  • 523호
  • 기사입력 2023.09.13
  • 취재 이채은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 조회수 4601

지난 9월 2일, 성균관대학교 관악부제67회 연주회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진행되었다. ‘경험이 가득한 긴 여정’이라는 의미를 담은 연주회 제목 ‘The Odyssey’. 관악부와 함께 떠나는 모험이라는 테마로 영화 OST 등 클래식 음악으로서 시도하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연주회에 등장했다.



성균관대 관악부는 연 1회 정기 연주회를 개최한다. 클래식 음악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는 트렌디한 선곡이 매년 눈길을 끈다. ‘너의 이름은’, ‘캐리비안의 해적’ 등 대중적인 영화의 OST를 테마로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연주회를 개최하는 것이 성균관대 관악부만의 특징이다.


성균관대 관악부는 이번 연주회를 위해 MT, 합숙을 하며 실력 향상을 도모하는 등 연주회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발맞춰 이번 8월호 <커버스토리> 섹션은 단순히 관악부 연주회뿐만 아니라, 연주자와 파트장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제67회 연주회 ‘The Odyssey’, 연주자들과의 여정을 시작해 보자.



첫 번째 관악부원은 금관악기 파트장 김세훈(전자전기 22) 학우다. 금관악기는 연주자의 입술 진동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관악기 군의 총칭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지는 관악기뿐만이 아니라, 발성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이름이다. 대표적인 악기는 트럼펫. 첫 인터뷰 주인공 김세훈 학우도 트럼펫 파트를 맡고 있다. 곡에서 주 멜로디를 담당하는 높은 음역의 악기 트럼펫은 음색이 밝고 화려하며 전통적으로 군대에서 신호를 전달할 때 쓰이기도 한다. 환희와 승리, 왕의 권위와 품격을 상징하는 트럼펫 파트장 김세훈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금관악기 파트장 김세훈(전자전기 22) 인터뷰

Q1. 행사를 준비하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팸플릿을 만들기 위해 파트 사진 촬영을 했던 날이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를 해서 촬영을 못하자 파트원들이 태블릿에 제 얼굴을 크게 띄워 놓고 사진 촬영을 했어요. 정장을 입고 가운데 제 얼굴 사진이 있으니 영정사진 분위기가 나는 웃긴 사진이 나오더라고요. 다른 파트원들은 텔레토비 분장, 산악회 분장을 하는 등 다양한 컨셉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재미있고 웃음을 준 일이었습니다.


Q2. 공연을 위해 관악부원들이 함께 MT를 떠나는 등, 준비 과정이 길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습 도중 힘들진 않으셨나요?

1학기부터 꾸준히 준비해서 6개월 가량을 준비했는데 연주회가 다가오고 준비가 한창일 때는 아주 바빴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아리 부원들과 연습하고 노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준비 과정이 힘들다기보다는 오히려 즐거운 놀이같이 느껴졌어요. 같이 일하면서 자주 보는 것이 즐거웠고 크게 지치거나 힘들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Q3. 연습이 힘들 때, 본인만의 극복 방법이 있었나요?

저는 연습이 힘들었을 때 부원들과 놀러 가기도 하고 운동도 같이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만큼 다 같이 근처 바닷가로 놀러 가서 불꽃놀이도 하고 맛있는 것을 먹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주회 컨셉 특성상, 연주곡 중 영화 OST에 관련된 것이 많았는데 그 영화들이나 관련 영상을 보다 보면 영화 음악을 내가 직접 연주하고 싶어지면서 다시 연습 하러 갈 때가 많았습니다.


Q4. 다른 파트가 아닌 본인 파트만의 어려움이 있나요?

금관악기로서 어려웠던 곡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고음역 음뿐만 아니라 기차 소리, 말 울음소리 등 여러 가지 기교가 필요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영화 OST를 주제로 하는 만큼 분위기가 자주 변하면서 웅장하고 서정적인 분위기 등을 표현해야 했습니다. 이런 여러 느낌을 살리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파트원들의 노력으로 다 함께 잘 극복할 수 있었고  연주회 당일에도 굉장히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 뿌듯합니다.


Q5. 공연을 무사히 마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주회는 제가 이제껏 수없이 해왔던 연주회 중 가장 크고 성공적이었습니다. 동아리 사람들 모두 큰 노력을 기울여 이렇게 성공적인 연주회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연주회 때 긴장을 한 적이 크게 없었는데, 이번에 규모도 컸고 많은 애정을 쏟았던 만큼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소중한 연주회에서 파트장으로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믿고 맡겨준 악장과 부장님 그리고 일하면서 많은 도움을 준 총무님과 목관 파트장님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부족하지만 믿고 잘 따라와 준 우리 금관 파트원들 다들 고생했고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다음으로 소개할 관악부원은 목관악기 파트장, 박혜원(경제 20) 학우다. 목관악기는 말 그대로, 목재를 재료로 만들어진 관악기이지만 ‘리드’라고 불리는 조그만 나무 조각을 연주에 사용하는지에 따라 분류한다. 박혜원 학우가 다루는 색소폰도 리드로 발성하는 목관악기에 해당한다. 목관악기 특유의 섬세함, 금속으로 이루어진 금관악기 특유의 울림이 합쳐져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소리를 내는 악기다.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소리, 목관악기 파트장 박혜원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목관악기 파트장 박혜원(경제 20) 인터뷰


Q1. 행사를 준비하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희 부실에 에어컨이 고장 났던 날이 기억나네요. 7월 중순의 무더웠던 날씨인데,  갑작스럽게 에어컨이 고장 났어요. 그 사실을 정기 연습 전날 알게 되어서 해당 정기 연습은 에어컨이 없는 무더운 부실에서 했어요. 날도 덥고 사람도 많고 또 악기를 불다 보면 몸에서 열이 나거든요. 찜통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아요. 너무 덥지만, 연주회가 다가오고 있어서 연습을 안 할 수는 없었기에,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했죠. 합숙 갈 때 쓰는 선풍기가 6대 정도 있는데 모두 꺼내서 돌리고 아이스커피로 잠시나마 더위를 식혔어요. 더웠지만 다들 잘 따라와 줘서 그날 연습을 무사히 마쳤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아찔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Q2. 공연을 위해 관악부원들이 함께 MT를 떠나는 등, 준비 과정이 길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습 도중 힘들진 않으셨나요?

이번에 준비한 곡 중에 ‘캐리비안의 해적’ OST가 있었어요. 유명한 멜로디가 나오는 부분이 흔히 알고 있는 리듬이랑 조금 달라서 악보대로 연주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어요. 이번 여름 합숙 때도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어요. 파트별로 나눠서 여러 번 연습하고 목관, 금관 나눠서 연습했는데도 다 함께 연주만 하면 리듬이 무너져서 연습 끝나고 다 같이 어이 없어서 허탈하게 웃곤 했어요. 연주회 직전까지 저희를 괴롭혔던 부분인데 연주회 때는 잘해서 이제는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요.


Q3. 연습이 힘들 때, 본인만의 극복 방법이 있었나요?

악기를 계속 불다가 물리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한계가 오면 적절한 휴식을 취해주는 게 제일 좋아요. 그런 한계를 혼자 겪는 게 아니다 보니 부원들과 함께 새롭게 환기할 거리를 찾고는 했어요. 함께 맛있는 걸 먹는 다든가 청계천이나 낙산공원 등 가까운 곳으로 산책하러 간다든가 등 여러 가지를 함께 했어요. 그러다 보면 대화하면서 다시 음악 이야기를 하게 되고 함께 부실을 찾아 연습하게 되더라고요. 이제 보니 부원들과 함께하는 게 슬럼프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된 것 같네요(웃음).


Q4. 다른 파트가 아닌 본인 파트만의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저는 색소폰을 불고 있어요. 이번 연주회의 2부 마지막 곡인 ‘너의 이름은’ OST 메들리에서 색소폰 콰르텟이 나오는 부분이 있어요. 다른 악기들은 조용해지고 색소폰 파트에서 4개의 악기 소리만이 그 부분을 채우는데, 합을 맞추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요. 정확한 연주뿐만이 아니라 느낌을 잘 살려야 하는 부분이라 4개의 악기가 함께 강세를 조절해 보고 호흡의 길이를 맞춰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연습할수록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가는 게 느껴져서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Q5. 공연을 무사히 마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연주회는 제게 좀 큰 의미가 있어요. 20학번인 저는 2020년에 관악부에 입부했는데 2번은 코로나로, 1번은 교환학생으로 정기 연주회에 참가하지 못했거든요. 4년간 고대했던 연주회에 참가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무엇보다 이런 연주회를 지금 부원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연주회 때 다들 연습했던 것만큼 기량 발휘를 잘 해줘서 만족스러운 연주회이기도 해요.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함께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가는 게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에요. 손발도 맞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맞아야 하거든요. 이런 점에서 함께 마음을  맞춰간 부원들에게 고맙고 특히 부원들의 마음들을 잘 이끌어 준 악장, 동길 오빠에게 고마워요. 공연에서 저희 소리를 많은 관객에게 들려드리는 것이 큰 의미가 있어요. 그런 점에서 연주회를 찾아주시고 들어주신 관객들께도 감사드린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관악부에는 목관, 금관악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곡과 연주의 심장 같은 박자를 이끌어가는 타악기 파트도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관악부원은 타악기 파트장 이소향(소비자 22) 학우다. 크고 강한 힘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타악기, 그 매력에 빠져보자.



▶ 타악기 파트장 이소향(소비자 22) 인터뷰


Q1. 행사를 준비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소개해 주세요.

연주회 홍보를 위해 경영관 앞에서 버스킹을 진행했는데요. 원래 클라리넷을 부는 친구가 독학한 트럼펫으로 버스킹에 참여했어요. 옆에 다른 부원들이 독학인데도 너무 잘한다며 칭찬하고 그 친구도 신나서 더 열심히 불었어요. 그렇게 버스킹을 잘 마쳤는데 그다음 날 클라리넷 파트에 있어야 할 그 친구가 보이지 않았어요. 알고 보니 버스킹 하면서 안 불던 트럼펫을 너무 많이 불어 입술이 부어서 못 나왔더라고요. 이 친구 때문에 이날 합주도 몸 관리하라며 악장님이 평소보다 빨리 끝내준 거 같아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Q2. 공연을 위해 관악부원들이 함께 MT를 떠나는 등, 준비 과정이 길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습 도중 힘들진 않으셨나요?

공연을 위해 학기 중 토요일 정기합주와 평일 파트 연습은 물론이고 방학 중에도 합주와 파트 연습, 특히 합숙을 통해 집중연습을 했습니다. 연습 시간이 많았던 만큼 입술이 붓고 손가락에 멍이 드는 부원들도 있었는데요. 분명 힘들었겠지만, 불평하거나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오히려 열심히 연습한 결과라 자랑하는 부원들을 보며 더 자극받았습니다.


Q3. 다른 파트가 아닌 본인 파트만의 어려움이 있었나요?

타악기 파트는 다 다른 악기에서 다른 소리가 나기 때문에 다른 악기에 묻어갈 수가 없고, 실수하면 바로 티가 납니다. 그래서 악기 하나하나가 중요하고 합이 중요한데요. 이번 연주회 곡 중에 타악기 파트 솔로 뒤에 목금관 악기들이 들어오는 구간이 있었어요. 그 구간을 실수 없이 같은 박자에 들어오는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타악기의 박자가 전체 연주의 박자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휩쓸리지 않고 박자를 유지해야 합니다. 음악에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느려지거나 빨라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연주 중에 지휘자와 많은 시간 눈맞춤을 하는 파트는 타악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4. 이번 공연을 무사히 마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처음엔 자기 파트 소리를 내기에 바빴지만, 합주를 통해 점점 서로의 소리를 듣고 맞춰가며 완성한 이날의 음악들은 어떤 음악보다 의미 있을 것입니다. 함께한 부원들과 무사히 연주회를 마칠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많은 분께 감사하고, 시간 내서 와 주신 관객들이 있었기에 더 빛나는 순간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화롭고 아름다운 연주는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파트, 모든 팀원의 노력과 배려로 만들어진다. 관악부 67회 정기 연주회, ‘The Odyssey’가 가진 ‘경험이 가득한 긴 여정’이라는 의미도 어쩌면 관악부원 모두가 함께한 노력의 여정을 함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관악부의 긴 여정,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