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澴生),
죽음은 곧 새로운 시작

  • 509호
  • 기사입력 2023.02.10
  • 취재 정예원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 조회수 2977

환생(澴生). 돌아올 환에 날 생. 말 그대로 다시 태어난다는 뜻이다. 우리는 살아있는 한 그 누구도 죽음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사후세계는 호기심을 유발할 좋은 주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환생물이 주목받고 있다. 환생이 중요한 키가 되는 4개의 작품에 대해 알아보자.




비서에서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재벌집 막내아들>



“여기 이 사람들 중에 날 죽인 사람이 있다.” 

나는 나를 죽인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다시 태어났다. 2022년 11월 28일 공개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던 비서가 막내아들로 환생하여 살아가는 판타지 드라마다. 극 중 윤현우(송중기)는 흔히 말하는 흙수저다. 고졸 특채 출신이라는 이유로 무시 당하지만 순양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몸을 사리지 않는 충성심 가득한 직원이다. 그러나 순양은 윤현우에게 두둑한 월급 대신 죽음을 건넨다. 이런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윤현우가 눈을 뜬 곳은 다름 아닌 본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재벌가.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었던 비서 ‘윤현우’에서 오너 일가의 막내 손자 ‘진도준’으로 다시 살게 된 윤현우는 순양의 오너가 되어 복수하고자 한다.


환생물이 각광을 받게 한 주역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은 웹소설이다. 원작을 토대로 하지만, 드라마의 특성상 각색된 부분이 있기에 원래의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죽음과 삶의 반복, <이제 곧 죽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생은 실패다. 죽음은 그저 내 고통을 끝내줄 ‘하찮은’ 도구에 불과하다.”

31세 취준생 최이재의 유서다. 네이버 인기 웹툰 ‘이제 곧 죽습니다’는 취업과 결혼 모두 실패하고 좌절에 빠진 최이재의 13번의 환생을 담아냈다. 1화부터 주인공이 자살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최이재가 ‘죽음 그 자체’를 만나면서 흘러간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죽음을 그저 하찮은 존재로 취급하는 최이재. 그런 취급에 화가 난 죽음은 그에게 13번의 죽음을 안겨 준다. 죽음을 피하면 이번 생을 무사히 살 수 있지만 어떻게든 죽게 되는 최이재. 과연 그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많은 인기를 얻은 웹툰 덕에 올해 하반기 JTBC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 원작에서 각색된 부분은 최이재가 13번의 죽음이 아닌 7번의 죽음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환생하는 모습을 여러 명의 배우가 연기하여 다채로운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웹툰과는 다른 장점으로, 생생함을 느끼고 싶다면 드라마를 추천한다.



안녕, 엄마. 안녕, 내 딸. <하이바이,마마>



“죽어보니, 알 수 있는 것들. 美生” 

차유리는 죽음을 맞이한 후에야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느낀다. 2020년 방영된 tvN 드라마 ‘하이바이,마마’는 가족의 주위를 떠나지 못하는 고스트 엄마의 환생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극 중 예상치 못한 사고 탓에 죽게 된 차유리(김태희)는 남편과 딸의 곁을 떠나지 못한 채 주위를 맴돌고 있다. 그러다 죽기 전의 모습 그대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환생에는 조건이 있었다. 바로 본래의 자리인 조강화의 아내, 그리고 조서우의 엄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그들에겐 새로운 가정이 생겼다. 그들의 품에 돌아갈지, 하늘로 올라갈지. 선택의 기로에 선 차유리는 과연 어떻게 될까.


<하이바이, 마마>는 시청자들에게 삶과 죽음 간의 순리를 생각하게 한다. 만약 내가 차유리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죽음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해 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추천한다.



누구나 가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곳 <신과 함께>



“모든 인간은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거쳐야만 한다.”

저승에서는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총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해야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소방관으로서 책임을 다하던 중 목숨을 잃게 된 김자홍은 귀인이라는 자격을 얻게 된다. 그는 7개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해야만 환생할 수 있다. 어머니를 꿈에서라도 만나기 위해 그에게 환생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의 옆에는 저승차사 해원맥과 덕춘이 함께하며 매 재판에서 변호를 맡아준다. 과연 그는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영화 <신과 함께>의 원작은 주호민 작가의 웹툰이다. 원작에서 김자홍은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남자로 나오며 유능한 변호사를 만나 7개의 재판을 무사히 받게 된다. 신과 함께가 영화화되면서 재연재되었다. 주호민 작가만의 그림체로 담아낸 신과 함께 원작이 궁금하다면 네이버 웹툰을 통해서 보는 것은 어떨까.



작품 속에서 환생하는 이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죽음을 맞이했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새로운 삶을 원하는 뚜렷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현생’에서 이뤄내지 못한 것을 다음 생에서 이뤄내고자 하는 열망이 담긴 것이다. 어쩌면 그들의 환생 후 성공을 이뤄낸 삶에 우리의 열망이 투영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