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 영화
드라마 전성시대

  • 401호
  • 기사입력 2018.08.19
  • 취재 이현규 기자
  • 편집 주희원 기자
  • 조회수 8279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tvN <김 비서가 왜 그럴까>와 역대 최단기간 500만 관객 돌파라는 大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영화 <신과 함께 2: 인과 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두 작품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온라인에서 스토리와 재미를 검증 받은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웹툰은 영화와 드라마 산업의 새로운 활로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와 영화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웹툰, 안방극장을 사로잡는다.


TVN <김 비서가 왜 그럴까> (2018)

출연: 박서준, 박민영 外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퇴사 밀당 로맨스’를 다루고 있는 <김 비서가 왜 그럴까>는 사실 정확히 ‘원작’을 따지자면 웹툰이라고 보기 어렵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명의 웹 소설이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 제작되었고, 이 역시 성공을 거둬 이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김 비서가 왜 그럴까>이다. ‘재벌 후계자’와 ‘비서’라는 기존의 드라마에서 반복되던 구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등장 인물들이 가진 독특한 캐릭터와 흡입력 있는 연출에 힘입어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1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거두며 흥행을 거뒀다. 이처럼 <김 비서가 왜 그럴까>는 대중에게 ‘검증된’ 웹툰의 내용에 원작과 싱크로율 높은 캐스팅과 좋은 연출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히트작이 될 수 있다는 좋은 사례이다.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2018)

출연: 차은우, 임수향 外


어릴 적부터 못생김으로 놀림을 받은 ‘미래(임수향)’는 성형을 통해 새 삶을 얻으려 했지만, 대학 입학 후 꿈꿔왔던 것과는 다른 캠퍼스 라이프를 겪는다.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예측 불허 내적 성장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내 ID는 강남미인!’, 기맹기作)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동명의 웹툰은 이미 ‘외모지상주의’라는 사회 분위기를 단편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대학교에서 이와 관련해 느낄 수 있는 20대들의 솔직한 감정을 입체적이면서도 흥미롭게 묘사해 호평을 받아 큰 인기를 모았다. ‘얼굴천재’로 불리는 우리 학교 차은우(연기예술 16)학우가 주연으로 등장해 우리 학교 학우들에게도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참신한 스토리와 흥미로운 캐스팅이 더해진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현재 방영 중이며,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TVN <미생> (2015)

출연: 임시완, 이성민, 강소라


웹툰 원작 드라마를 논함에 있어 <미생>은 감히 빼서도 안되고 절대 뺄 수도 없는 드라마이다. ‘웹툰이 드라마로 성공할 수 있다’를 제대로 보여준 최초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미생>은 최고 시청률 10%를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 (2014. 11. 한국갤럽.)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인 대부분이 경험하는 ‘직장 생활’을 장그래라는 인물을 통해 ‘바둑’의 눈에서 현실적으로 그려낸 원작 <미생>(다음, 윤태호). 이드라마는 많은 공감과 교훈을 남기며, 이미 웹툰 산업에서도 엄청난 히트를 거둔 작품이었다. 장기 연재를 통해 긴 호흡으로 진행될뿐더러 한국 드라마 특유의 전형적인 러브라인과 갈등요소가 없다는 점에서, 드라마화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웹툰의 정서와 호흡을 브라운관에 이식하는 데 성공하면서, <미생>은 드라마 업계의 ‘소재 고갈’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웹툰, 극장가를 뒤흔들다.


<이웃사람> (2012)

출연: 김윤진, 마동석, 도지한 外


2000년대 들어 수 많은 작품들이 영화화되었다. 웹툰은 참신한 소재와 검증된 작품성, 두터운 팬층을 기반으로 영화 산업에 등장했다. 웹툰 영화화 초창기, 영화 업계의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은 작가는 ‘강풀 작가’다. 대중적이면서도, 독창적인 감성을 겸비해 많은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강풀 작가의 작품들의 영화화 성적표는 아쉽게도 기대 이하였다.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웹툰의 영화화 자체가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웃사람>은 원작의 변형을 최소화한 원작에 충실한 각색, 싱크로율 높은 배우 캐스팅을 통해 입소문에 성공했다. 당시 대작인 <도둑들>과 맞붙었음에도 개봉 첫 주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앞으로도 웹툰 원작 영화가 제작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내부자들> (2015)

출연: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外


권력의 중심부에서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정/재계/언론의 ‘검은 커넥션’을 더할 나위 없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묘사한 <내부자들>은 당시 시국과 겹쳐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미생>의 작가이기도 한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작품’인 <내부자들>은 당시 원작의 팬들에게도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모으기도 했다. 윤태호 작가 특유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이러한 모습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연출과 백윤식 조승우 이병헌 등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각종 영화제(청룡영화상, 대종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기록하기도 했다. <내부자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900만 관객(일반판 약 700만명 + 감독판 약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친구>를 꺾고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1위 (감독판 미포함 시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신과 함께> (‘죄와 벌’ 2017, ‘인과 연’ 2018)

출연: 하정우, 주지훈, 차태현, 김향기 外


‘200화가 넘는 작품 길이’, ‘사후 세계 실사화에 대한 난해함’, ‘기성 영화에 비해 다소 평면적인 스토리’. 처음 <신과 함께>의 영화화 확정 보도를 본 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이유를 들어 <신과 함께>의 영화화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며, 영화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흥행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양한 주제를 긴 호흡으로 다루는 <신과 함께> 웹툰의 특성상,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흡입력 있게 녹여내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대표>와 <미녀는 괴로워> 등 한국 정서를 트렌드에 잘 녹여낸다고 평가 받는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신과 함께>는 ‘한국형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한국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감동 스토리를 기존 내용에 메인 플롯으로 삽입하고 배역을 전격 수정하며 점점 변화해나갔다. 웹툰을 영화로 변용하는 과정에서 스토리를 바꾸며 흥행 참패를 기록한 수많은 선례(ex: 패션왕 외)로 인한 우려 역시 지속되었으나,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관객수 2위를 기록했다. 또한 현재 상영 중인 <신과 함께 –인과 연> 역시 빠른 속도로 관객을 모으고 있어 1편을 넘어서는 흥행 성적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으로도 ‘웹툰’ 전성시대


올해 하반기에도 레진코믹스 <지금 우리 사이 느은> 등 다양한 웹툰 작품이 실사화되어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웹툰을 극장가와 안방극장에서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