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트로트 전성시대

  • 440호
  • 기사입력 2020.03.27
  • 취재 이솔희 기자
  • 편집 김민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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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 조선의 <미스터트롯>이 최고 시청률 35.7%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결승 무대에서는 실시간 문자투표수가 너무 많아 서버가 폭발하는 사상 초유의 방송사고까지 발생하였다. 현재 우리 문화에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인기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트로트는 오래전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오던 장르였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힙합, 댄스, R&B 음악이 주류를 차지하면서 변방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트로트가 부활해서 전성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을까? 이번 문화읽기에서는 ‘트로트 열풍’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 트로트가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


① 듣는 트로트에서 보는 트로트로의 변화

트로트 문화의 소비양상에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주로 듣는 것으로 트로트를 즐겼다면 최근에는 트로트 관련 방송과 무대가 증가하면서 볼거리 가득한 장르로 바뀌게 된 것이다. 트로트 자체도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노래뿐만 아니라 퍼포먼스로 구성된 무대를 꾸민다. 그 결과, 대중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장르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② 뉴트로 열풍

최근 몇 년간 우리 문화에서 계속 유행하던 ‘뉴트로’의 일환으로 트로트가 주목받는 것도 사실이다. 뉴트로는 새로움(New)+복고(Retro)의 신조어로, 과거를 그리워하며 그 당시 유행했던 것을 새롭게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트로트에 익숙하지 않았던 세대들이 과거의 것에 관심을 가지면서 복고적 장르인 트로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③ 트로트에 담겨있는 ‘한’의 정서

트로트는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장르로 오랫동안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준 노래이다. 트로트가 다루고 있는 한의 정서는 가사와 곡조로 표현되어 대중들에게 다가간다. 한의 정서를 흥겹게 표현하기도 하고 감동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면서 큰 위로와 공감이 되는 것이다.


④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

중장년층의 장르라고 여겨지던 트로트였지만 점점 즐기는 세대층이 넓어지면서 이제는 1020도 함께 트로트를 즐기게 되었다. 세대간 문화 단절을 극복하고 전 세대를 아울러 공감하고 즐기는 장르가 된 것이다.


◎ 트로트 열풍의 증거


① 미스터트롯의 화제성

최근 트로트의 인기가 정점을 찍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프로그램은 바로 TV조선의 <미스터트롯>이라고 할 수 있다.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편 예능 사상 가장 큰 화제성을 몰고 왔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결승전 실시간 문자 투표수는 700만 건이 넘었고 콘서트는 전석 매진되었다.


② 트로트 음악, 뮤직 차트 상위권 차지

20일 음원사이트 지니뮤직이 밝힌 바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톱 차트 200위권에 트로트가 진입한 횟수가 전년 대비 5.8배 늘어났다고 한다. 미스터트롯의 경연곡들은 음원으로 발매되자마자 각종 뮤직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③ 트로트 관련 방송 증가

트로트를 주제로 한 방송도 증가하고 트로트 가수가 출연하는 방송이나 라디오도 증가했다. <미스트롯>의 ‘송가인 신드롬’부터 시작해서 <놀면 뭐하니>의 유산슬, <트롯신이 떴다>와 <나는 트롯 가수다>처럼 트로트를 다루는 방송이 많아졌다.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트로트가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트로트가 다시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문화계에 끼칠 파급력이 엄청나다. 트로트가 모든 세대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몇몇 평론가는 k-트로트가 k-pop처럼 한류를 이끌어 가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우리는 트로트가 선사하는 감동과 위로, 그리고 흥겨움을 즐기며 문화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