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일상이 가져온 집 꾸미기 열풍

  • 465호
  • 기사입력 2021.04.11
  • 취재 이재원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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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공간은 바로 일 것이다. 코로나로 외출이 줄어들었으며 학교나 회사에 매일 가야 하던 사람들도 온라인 수업이나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급격히 늘었다. 기존에 휴식과 주거를 담당하던 공간인 집이 이제는 업무 공간, 학습 공간, 더 나아가 취미를 즐기는 공간의 역할까지 맡게 되었다. 집에서 하는 일이 다양해진 만큼 달라진 생활 패턴을 반영해 집 안을 꾸미고 정돈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

늘어난 집에 대한 관심은 미디어를 통해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느낄 수 있다. 연예인 의뢰인의 취향을 전부 반영한 특별한 집을 소개하고 실제로 체험해보는 ‘나의 판타집’, 실제로 집을 알아보는 일반인 의뢰인의 조건을 만족하는 매물을 구해주는 ‘구해줘 홈즈’ 등 집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집을 꾸미고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청소의 실용적인 팁을 소개하는 ‘신박한 정리’, ‘바꿔줘 홈즈’ 등의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TV와 더불어 개인 SNS, 영상 플랫폼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집을 소재로 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다루고 있다.  이번 문화읽기에서는 집콕 생활이 불러온 집 꾸미기 열풍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  나에게 ‘딱’ 맞는 집 꾸미기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변화된 생활 패턴에 맞게 새로운 가구를 마련하거나 가구를 재배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집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정돈하고 꾸밈으로써 집 안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학생은 온라인 수업을 장시간 듣고 공부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학습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일하는 직장인은 홈 오피스를 꾸며 재택근무에 적합한 환경을 꾸미고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들이 유행하면서 생긴 인테리어 변화도 있다. 한쪽 벽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홈 시어터를 만들 수 있으며, 여러 운동기구를 한곳에 배치해 홈 짐(Gym)을 방 한편에 만들어서 취미 생활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각자의 일상을 반영한 개성 있는 집 꾸미기가 유행하고 있다.


◈ 매체로 접하는 인테리어

요즘에는 핸드폰 속 하나의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인테리어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제품 선택 기준부터 구매와 조립까지 말이다. 그중 가장 유명한 애플리케이션은 무려 천만 명의 사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오늘의 집’이다. 이 인테리어 앱을 통해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도 자신이 꾸민 집 사진을 업로드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집을 꾸미고자 하는 사용자들은 여러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분위기 연출 방법이나 인테리어 소품 배치를 참고할 수 있다. 사진 속의 가구와 소품을 클릭하면  상품의 상세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클릭하면 구매 링크로 연결되어 편리하게 인테리어 소품 쇼핑이 가능하다. 



조명, 도배, 수납 등 카테고리가 세분화되어 있어 사용자가 질문하고 싶은 영역을 구체화할 수 있으며 자세한 노하우를 전수해 줄 수 있게 된다. 앱 내에서 서로 생활 팁과 조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며 앱과 연동되는 SNS 계정을 통해서는 실시간 Q&A를 진행해 앱 사용자가 아닌 사람에게까지도 빠르게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글이나 사진으로는 전반적인 인테리어 느낌이나 구석구석 집의 정보를 얻기는 어렵다. 따라서 글과 사진보다는 자유로운 설명이 가능한 영상 매체를 활용해 인테리어 소개를 하는 콘텐츠들을 많이 찾을 수 있다. 집 꾸미기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조립식 가구를 조립하는 법, 실제로 가구를 사용하는 모습, 여러 각도에서 바라본 집의 모습이 궁금해 인테리어 콘텐츠 영상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다. 집을 꼭 꾸미지 않는 사람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홈(룸) 투어, 랜선 집들이, 집 꾸미기 Before & After 등의 주제로 영상이 다수 제작되고 있어 현재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내 손을 직접 거치는 셀프 인테리어

최근 인테리어 제품을 비롯해 집에서 사용하는 가구와 소품의 소비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대의 DIY 가구가 많아지면서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처음부터 셀프로 인테리어 소품을 제작할 수 있는 수업이 많이 개설되었다. 

과거에는 목공처럼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다소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인테리어 작업이 다수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 제작 관련 일일 클래스가 많다. 뜨개질 소품, 라탄 소품, 드라이플라워 소품 등을 만드는 법을 단기간에 배울 수 있으며 나중에 재료만 주어져도 언제든지 실력을 발휘해 집을 꾸밀 수 있게 된다. 집 안을 꾸밀 수 있는 인테리어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드는 것이기에 맞춤 제작이 가능하고 자기만의 취향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다. 


집콕 생활이 이어진 지 1년이 넘어가는 시점이다. 저렴하고 간단하게 집을 꾸밀 방법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알려져서 이제는 집 꾸미기가 인테리어 전문가가 아니어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영역이 되었다. 하지만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도 이를 어렵거나 번거롭다고 여겨 인테리어 바꾸기를 계속 미뤄왔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일상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는 만큼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꾸민 나만의 공간을 가져 기분 전환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