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성 가득한 로맨스영화 한 편

  • 426호
  • 기사입력 2019.08.28
  • 취재 현지수 기자
  • 편집 민예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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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만 느껴졌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어느덧 개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개강과 함께 우리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것이 있다. 바로 가을이다.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들었던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코 끝을 간지럽히는 선선한 바람과 높아진 하늘은 가을이 성큼 우리 앞에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더 이상 더위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반갑지만 ‘가을 탄다’는 말처럼 가을이 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기도 하고 부쩍 외로워지기도 한다. 초가을의 시작,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쓸쓸한 기분이 든다면 달달한 로맨스영화 한편과 함께 감성을 충전해 보는 건 어떨까? 이번 문화읽기에서는 다가오는 가을과 어울리는 감성 가득한 고전 로맨스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 로미오와 줄리엣(1996)


로맨스 영화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는 아마 ‘로미오와 줄리엣’일 것이다. 1996년 개봉한 이 작품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현대적 배경으로 옮겨낸 작품이다. 개봉한지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명작이기도 하다. 모두 반대하지만 목숨을 걸 만큼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어쩌면 진부하고 오래된 사랑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나누는 시처럼 아름다운 대사와 진실된 연기는 관객들을 몰입시키기 충분하다. 지금까지도 세기의 미남으로 회자되는 영화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20대 리즈 시절 아름다운 미모 또한 영화를 감상하는 묘미 중 하나이다.

1978년에 만들어진 로미오와 줄리엣도 있다. 1978년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온 여배우 올리비아 핫세는 지금도 청순 가련형 여자의 대명사로 불린다. 시대를 달리해서 만든 두작품을  비교해서 보면 또다른 재미가 있다. 두 작품 모두 OST가 사랑 받았다. 


♥ 클래식(2003)

헐리우드의 로맨스 대표작이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면 한국을 대표하는 로맨스 영화는 ‘클래식’을 꼽을 수 있다. 비 내리는 캠퍼스에서 자켓을 함께  쓰고 빗속을 뛰어가는 장면은 영화 소개 할 때 대표 장면으로 나올 만큼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마치 황순원의 ‘소나기’를 떠오르게 하는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다.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뻔한 이야기이지만 서정적으로 그려낸다. 2000년대 초반의 풋풋한 감성은 그 시대 청춘들의 세련되진 않지만 순수한 사랑 이야기의 ‘클래식’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등의 숱한 명곡들은 영화의 감성을 한층 더해준다. 영화가 크게 흥행하지는 않았는데 여기에 삽입된 노래는 많은 사람들이 듣고 부르는 사랑받는 곡이다.


♥ 오만과 편견(2005)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라는 유명한 대사처럼 영화는 오만에 빠진 한 남자 ‘다아시’와 편견에 빠진 한 여자 ‘엘리자베스’가 모든 것을 뛰어넘어 진실된 사랑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두 주인공의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에 더불어 러닝타임 내내 펼쳐지는 18세기 영국 교외의 아름다운 모습과 파티 장면 등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드레스 등 아름다운 영상미는 한층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두근거리는 설렘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사랑하면 운명도 바꿀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노팅힐(1999)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으로 불리는 영화 ‘노팅힐’은 1999년 개봉해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는 ‘윌리엄’이 운영하는 런던 노팅힐의 작은 여행 서점에 우연히 세계적인 톱스타인 ‘애나’가 방문하며 시작되는 운명적인 로맨스를 그려낸다. 평범한 여자와 백마 탄 왕자 같은 남자의 사랑이야기라는 보편적인 로맨스 영화의 설정을 뒤집어서 흥미있다. 이 영화는 화려한 배경이나 주위의 시선 따위보다 서로를 향한 마음과 사랑을 향해 용기 낸 한 걸음으로 이뤄지는 진실된 사랑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영국 노팅힐 지역의 아기자기한 골목길에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팬들이 방문해 영화의 여운을 달래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어느샌가 가슴이 따뜻해지고 사랑하고 싶어 지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들도 백마탄 공주를 만날수 있다는 감독의 발상이 신선하다. 사랑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인연만 있다면 생길수 있는 불가항력적이라는 운명론을 들먹이게 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