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 특별한 신입생 환영회,
2023 신방례

  • 512호
  • 기사입력 2023.03.22
  • 취재 윤지아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 조회수 5249

3/11 (토) ~ 3/12 (일) 양일간 학생단체 청랑이 주관하는 신방례가 성균관 문묘 일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2023 신방례에는 일별 100명씩 총 200여 명의 신입생이 참여하며 코로나19 이후 축소되었던 우리 대학만의 신입생 환영회의 부활을 알렸다.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으로 구성된 화공유생(행사 전반을 사진으로 기록)과 군관(안전 관리), 면신례 NPC 등 실무단이 함께하며 신방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신방례란, 본래 과거 조선시대 때 성균관에서 치러졌던 신입생 환영회다. 선배들이 신입 유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통과 의례 같은 행사였다.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개최하는 것이 우리 대학만의 특별한 신입생 환영 행사 신방례다. 이번 2023 신방례는 1부에서는 알묘, 상읍례, 소신방례 등 기존 전통 방식을 계승한 행사와 성균관 탐방이 이루어졌다. 2부에서는 과거 광해군 시대로 돌아가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면신례가 진행되었다.


1부 첫 번째 순서로 알묘(謁廟)가 진행되었다. 알묘는 성균관 대성전에 위패를 모신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들에게 인사를 올리는 의식으로, 성균관의 협조를 얻어 조선 시대 전통 방식에 가장 가깝게 복원했다. 신입생들이 대성전을 향해 예를 갖추어 인사를 올리는 것으로 알묘가 치러진다.




이어서 진행된 상읍례(相揖禮)는 선진(선배)들이 신래(신입생)를 맞이하는 공식적인 의식이다. 명륜당 앞뜰에서 선진과 신래가 서로 읍(揖)을 하며 대면한다. 읍이란, 두 손을 맞잡아 얼굴 앞으로 들어 올리고 허리를 앞으로 공손히 구부렸다가 몸을 펴면서 손을 내리는 전통 인사 방식을 말한다. 상읍례는 선진이 먼저 읍한 후 신래가 읍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선진과 신래들이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도 가졌다. 선배들의 자기소개에 후배들도 힘찬 자기소개로 화답했다.




다음으로 신래와 선진이 음식을 나누며 친목을 다지는 소신방례(小新榜禮)가 진행됐다. 후대에 갈수록 그 의미가 변질하여 악습이 자리 잡은 과거 조선 시대 유생들의 신방례를 청랑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탄생한 것이 소신방례이다. 신래들은 준비된 과자를 들고 쪽지의 힌트에 맞는 선진을 찾아간다. 그리고 과자를 선진에게 건네며 어떤 음식인지 설명한다. 이때 신래들은 평소에 외래어로 부르던 과자를 조선 시대에 사용했을 법한 단어로 설명해야 한다. 현대의 과자를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고 조선 시대에 온 듯한 말투로 설명하다 보면 절로 신래도 선진도 함께 웃게 된다. 이렇게 소신방례를 통해 선진과 신래가 친목을 돈독히 하는 시간을 가졌다.




1부의 마지막으로 성균관 탐방이 진행되었다. 성균관 탐방은 이번 2023 신방례에 새롭게 추가된 프로그램으로 선진과 신래가 함께 성균관대학교의 전신인 성균관 문묘를 전체적으로 탐방하는 시간이다. 선진이 신래에게 성균관 문묘 내부 건물들의 이름과 쓰임을 설명하고 역사적 의의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신입생들에게는 성균관 곳곳을 탐방하며 성균관에 대해 더욱 정확히 알고 애교심을 고취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2부에서는 면신례(免新禮)가 진행되었다. 면신례는 조선 시대 때 치러졌던 일종의 신참 신고식으로 선배들이 신참들을 온갖 방법으로 시험했다. 그러나 선배들이 신참을 심하게 괴롭히는 등 정도가 지나쳐 여러 폐단을 낳기도 했다. 이러한 폐단을 극복하고 신입생들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환영회로 구성한 것이 2023 신방례의 면신례이다.


“성균관 유생들이여, 광해 8년으로 돌아가 승정원일기에서 사라진 15일간의 비밀을 파헤치고, 서인들을 몰아내려는 이이첨과 정인홍의 악행을 막는 상소를 올리자!” 

 - 2023 신방례 메인 스토리


면신례는 조선 시대 광해군 시대에 발생한 역사적 사건에 청랑의 상상력을 더해 탄생한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참가자들이 조별로 성균관 일대를 돌아다니며 이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여러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면신례의 바탕이 되는 스토리를 직접 연극의 형태로 신입생들에게 선보인 후 본격적인 미션이 시작되었다. 신입생들의 목표는 승정원일기 8조각과 힌트 5조각을 모두 모으고 지도에 도장을 찍어 미션을 해결하는 것으로, 성균관 일대 곳곳에 흩어져 있는 NPC들을 찾아가 각각 미션을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NPC로는 광해군, 정인홍, 이이첨, 윤선도, 허준, 허균 등의 역사적 인물뿐만 아니라 성균관 유생, 궁녀, 진사식당 노비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재미를 더했다.




유생복을 비롯해 실무단들도 각각 역할에 맞는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성균관 곳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마치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풍경을 자아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고 구경하기도 할 만큼 상징적인 행사였다. 옛 성균관의 전통을 계승해 탄생한 신방례는 역사를 이어 나갈 뿐만 아니라 새로운 대학 문화를 선도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우리 대학만의 특별한 신입생 환영회로서 신입생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