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열기로 빛난
2024 한국 프로야구

  • 552호
  • 기사입력 2024.11.24
  • 취재 조윤선 기자
  • 편집 오소현 기자
  • 조회수 880

2024년은 한국 프로야구의 전성시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야구 출범 42년 만에 사상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사상 첫 200경기가 매진되는 등 대한민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한국 프로야구는 원래도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였지만, 주로 기성세대의 사랑을 받았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올해는 정말 많은 Z세대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전과는 다르게 젊은 여성층 팬이 많아지면서, 이제 야구는 다양한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되었다. 이렇게 한국 프로야구의 팬층이 확대되고 많은 젊은 사람들이 야구에 열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 ‘콘텐츠화’와 ‘낯선 스포츠 이미지 탈피’


야구의 복잡한 룰과 많은 선수층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신규 팬 유입이 어려웠다. 하지만 ‘최강야구’가 방영되면서 야구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최강야구는 야구계에서 은퇴한 레전드 선수들이 한 팀이 되어 고등학교, 대학교 아마추어 선수들과 경기를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야구와 예능, 이 두 요소가 조화를 이루면서 사람들은 복잡한 야구 룰을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었고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도 야구 인기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 야구 경기의 재밌고 중요한 장면이나 야구 선수들의 웃긴 모습 등 다양한 내용의 숏폼 영상들이 SNS에 많아지면서 젊은 팬층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 중 하나는 올해 가장 유명했던 기아 타이거즈 이주은 치어리더의 일명 ‘삐끼삐끼’ 춤이다. 이 숏폼이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야구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이렇게 야구의 콘텐츠화를 바탕으로 야구는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접근하며, 낯선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조금씩 탈피해 나갔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야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것이 한국 프로야구의 전성시대의 문을 연 것이다.


▣ ‘다양한 특색 있는 마케팅’

야구 구단이 견고한 팬층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굉장히 중요하다. 올해 KBO 10개 구단은 각각 다양한 특색 있는 마케팅을 진행하여 팬층을 확대해 나갔다. 대표적인 사례로, 두산 베어스는 캐릭터 ‘망그러진 곰’과 콜라보를 진행하여 다양한 굿즈와 이벤트를 선보였다. 망그러진 곰은 귀여운 모습으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다. 이런 점을 활용하여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진행하여 견고한 팬층을 만들 뿐만 아니라 신규 팬 유입을 유도한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대원미디어와의 콜라보로 '짱구는 못 말려 x 롯데 자이언츠'를 진행했다. ‘짱구는 못 말려’는 남녀노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특히 MZ 세대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이기에 많은 팬덤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 엔씨 다이노스는 자사 캐릭터 '도구리'를 이용한 굿즈를 판매했다. 도구리 또한 SNS에서 MZ 세대에게 많은 인기를 받고 있어 젊은 세대의 유입과 팬덤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


굿즈 영역에서만 마케팅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식문화가 발달해 있어서 각 구단은 지역적 특색의 강점을 활용해 먹거리 영역에서도 마케팅을 진행했다. 구단마다 자사가 지니고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을 판매하거나, 주변 지역 로컬 음식을 판매해 경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게 해 팬들의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했다.



이처럼 각 구단은 팬층 확보를 겨냥하여 다양한 영역에서의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며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 ‘각본 없는 드라마의 매력’

많은 현대인은 반복되고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한 일상에서 어떤 재밌는 큰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즉, 현대인들은 어느 정도 각본이 짜여 있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야구는 다르다.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며 경기 진행 과정 중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런 면에서 야구는 일상과는 대비되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경기 진행 과정 중 마주하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에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분노를 느끼기도 하며 감동을 받기도 한다. 야구 경기를 관람하면서는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하는 여러 감정들을 표출하면서 얻는 희열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것들이 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고 다시 열심히 살아갈 원동력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결국, 한국 프로야구의 전성시대는 어떤 한 요인에 의하여 시작된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여러 요인이 어우러져서 시작된 것이다. 이 전성시대를 계속해서 이어가려면 젊은 세대의 유입을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현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젊은 세대들은 과거 세대와 다르게 단순히 경기 관람만으로 야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경기를 넘어선 다양한 경험을 원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잘 따라가면서 관중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성공을 발판 삼아서 앞으로 이런 노력들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가 대한민국에서 엄청난 스포츠 역사를 써 나가고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탑이미지 출처: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0918734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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