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지금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 찰칵!

  • 568호
  • 기사입력 2025.07.27
  • 취재 임지민 기자
  • 편집 임진서 기자
  • 조회수 10526

오늘날, 포토부스는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동기들과의 모임 이후, 오랜만에 친구들과의 만남이 끝난 뒤, 혹은 처음 본 상대일지라도 우리는 포토부스에 가서 함께 사진을 찍는다. 이번 문화읽기에서는 포토부스가 우리의 일상이 된 배경과 다양한 트렌드를 소개한다. 그리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이 문화를 즐기고 있는 두 학우를 만나, 그들의 네 컷 안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포토부스는 어떻게 하나의 문화가 되었을까?

포토부스가 등장하기 전에는 실물 사진을 찍는 일이 하나의 특별한 이벤트에 가까웠다. 이에, 사람들은 졸업식이나 여행처럼 무언가를 기념할 일이 있을 때만 카메라를 꺼내 들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MZ세대에게 이는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하나의 ‘일상’이 됐다.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누군가 “우리 사진 한 장 찍고 갈까?”라고 말하면, 우리는 곧바로 가장 가까운 포토부스를 검색한다. 작은 네모 프레임 속에 우리의 모습을 담는다면, 오늘을 더 쉽고 소중하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포토부스의 인기는 디지털 시대의 역설과도 맞닿아 있다. 우리는 이미 스마트폰 하나로 수백 장의 사진을 찍고,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즉각적인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신중히 선택하고, 취향대로 구성하고, 천천히 출력되는 사진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제한된 프레임 구도 속에서 우리는 웃고, 찡그리고, 장난치고, 포즈를 고민한다. 이처럼 포토부스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 그리고 관계를 확인하는 일종의 의례로도 자리 잡았다. 포토부스는 우리의 평범한 날을 특별하게 만든다.


▣ 인기 포토부스부터 이색 포토부스까지

인기에 힘입어, 현재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포토부스가 있다. 대표적으로 포토이즘, 인생네컷, 포토그레이, 돈룩업, 모노맨션 등이 있다. 각각 고유의 필터, 색감, 분위기를 가졌기에, 우리는 그날의 기분과 분위기에 알맞은 포토부스를 택한다.


▲ 왼쪽부터 포토이즘,  모노맨션


예를 들어, 사람이 비교적 많거나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있을 때는 넓은 공간을 장점으로 가진 포토이즘을 이용한다. 또한, 소수로 사진을 찍거나 연인처럼 친밀한 사이에서는 포토그레이, 모노맨션을 방문한다. 힙하거나 트렌디한 분위기로 찍고 싶을 때는 CCTV처럼 위에서 사람들을 찍는 구도의 독특한 프레임을 가진 돈룩업을 이용한다. 돈룩업은 우리 대학 영상학과 20학번 심승준 대표가 창업한 포토부스로서 성균관대 학우들에게 의미가 깊기도 하다. (▷성균웹진 526호 커버스토리 CEO를 꿈꾸는 이들에게 Ⅱ - ‘돈룩업’ 심승준 (영상학과 20) 대표)


요즘에는 단순히 사진을 남기는 것을 넘어, 각자의 취향과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포토부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색다른 콘셉트와 독특한 아이디어를 활용한 이색 포토부스들은 MZ세대의 감각을 자극하며,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고 있다.


1. 빈티지 포토부스


▲ 왼쪽부터 PIXX, 뉴스토리페이퍼


감성을 챙기고 싶다면 빈티지 포토부스를 방문해 보자. 빈티지 포토부스들은 ‘큐브 형태의 부스’, ‘신문’ 형태의 디자인처럼 특정 콘셉트를 중심으로 여타 다른 포토부스와 차별화되는 특이하고 독특한 프레임을 선보인다. 빈티지 포토부스의 분위기에 맞추어 옷을 입고 어울리는 표정과 포즈를 한다면 한층 더 완벽한 하루가 될 것이다.


2. 스티커사진 포토부스


▲ 나니스티커


풋풋함과 약간의 유머를 챙기고 싶다면 스티커사진 포토부스가 있다. 과장된 이목구비와 귀여운 배경은 20대의 자유로움과 청춘을 표현하기에 제격이다. 또한, 스티커사진 포토부스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텍스트나 이모티콘을 활용하여 사진을 꾸밀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덧붙이고 싶은 멘트나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 있다면 스티커사진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어떨까?


3. 캐릭터, 연예인, 대학교 컬래버 포토부스


▲ 왼쪽부터 포토그레이x이진이 , 2025 성균관대학교 대동제


최근에는 다양한 브랜드나 콘텐츠와 협업한 포토부스도 눈길을 끈다. 유명 가수나 배우의 콘셉트를 활용한 프레임이 등장하면서, 팬들은 마치 실제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특정 기간이나 행사 시즌을 맞아 이뤄지는 이벤트성 협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 대학교에서는 5월과 9월 축제 기간에 맞춰 포토부스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특별한 프레임을 선보이고 있으며, 학생들은 이 부스에서 축제 분위기와 추억을 더욱 생생하게 기록한다.


다음으로 사학과 24학번 박정호, 국어국문학과 24학번 이정빈 학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포토부스가 MZ세대에게 단순한 사진 촬영을 넘어 어떤 감정적 의미로 자리 잡았는지 알아보자.


| 포토부스를 자주 이용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박정호: 2018년에 처음 포토부스를 이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포토매틱’ 브랜드 포토부스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걸 보고, ‘정말 매력적이고 트렌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엔 포토부스가 지금처럼 대중적이지 않았기에, SNS를 좋아하는 제게는 꼭 한번 따라 해보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포토부스 촬영은 이제 추억을 기록하는 일상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어요. 동아리나 학과 친구들과 모임을 가진 날, 그 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다 함께 포토부스를 찾곤 합니다.


이정빈: 어느 순간부터 포토부스는 꼭 빠질 수 없는 하나의 일정으로 자리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약속 전날 계획을 세울 때 “사진 찍고,”라는 말이 항상 함께해요. 밥을 먹든, 카페를 가든 사진은 꼭 찍어 줍니다. 그날의 스타일이나 표정, 감정이 그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기잖아요. 내가 어떤 계절에 누구와 있을 때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려주는 사랑스러운 자료들이죠. 이 사랑스러운 자료를 처음으로 남기기 시작한 건 열두 살 때였어요. 단짝 친구와 함께 신문물에 신기해하며 꼭 붙어서 찍었던 기억이 나요.


|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요즘, 포토부스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박정호: 포토부스의 가장 큰 매력은 사진이 ‘실물’로 남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스마트폰 사진이 파일로만 존재한다면, 포토부스 사진은 손에 쥐어지는 특별함이 있잖아요? 사진을 찍던 순간의 온기, 분위기, 감정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는 느낌이라 더 애착이 가요.


| 캐릭터 컬래버 네 컷도 자주 찍는다고 들었어요.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 부스나 기억에 남는 테마가 있을까요?

이정빈: 저는 캐릭터 컬래버 네 컷 정말 좋아해요. 어디 놀러 가도 그 지역 마스코트부터 찾는 저로서, 캐릭터라면 무한정 설레어요! 눈코입 달린 것들은 다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 이유인 것 같아요. 지금껏 수많은 네 컷을 찍어왔는데, 저는 올해 7월 한 달 동안 포토이즘에서 컬래버하는 ‘꺅두기’ 네 컷을 가장 좋아해요. 꺅두기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서 이모티콘이 나오자마자 샀는데, 7월이 되자마자 공교롭게도 앞서 말씀드린 첫 네 컷을 함께했던, 보고 싶었던 친구와 함께 찍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귀여운 두기의 얼굴을 따라 하며 찍어 보세요!


| 학우분께 포토부스는 어떤 의미인가요? 그리고 지금까지 찍은 네 컷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 궁금해요.


▲ 이정빈 학우의 포토사진들 

▲ 박정호 학우의 포토사진 모음


이정빈: 근래 어릴 적부터 찍은 네 컷들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한곳에 모아놓고 보니 장관이 아닐 수 없네요. 꼬부랑 할머니가 되었을 때도 길이길이 남을 잉크들이 아닐까요? 수많은 사진에 공통점이 있다면 저 자신이 꼭 한 명씩 껴 있다는 사실이에요. 포토부스를 찍는 시간은 저를 만들어가는 순간들이라고도 할 수 있답니다.

저는 작은 네모 칸 안에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 순간을 가장 기다립니다. 많은 사람들과 찍는 네 컷은 그만큼 얼굴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서인지 조그마한 퍼즐들이 모인 하나의 화폭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을 고르자면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후 사랑하는 학생 단체에서 함께 모여 꼭 붙어서 찍은 사진들이 늘 기억에 남고 애정이 가요. 모두가 있을 때만 찍을 수 있는 사진이니까요.

박정호: 수많은 사진 중 하나만을 꼽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오히려 각기 다른 순간들이 쌓여 제 삶을 이루고 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싶어요. 물론 삶에 경중의 순간이 있을 수 있지만, 포토부스에서 함께 웃으며 포즈를 취했던 모든 순간, 그리고 그 순간을 함께한 모든 사람이 제게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존재입니다.


찰나의 표정과 몸짓, 함께 웃던 얼굴이 고스란히 담긴 작은 네모 속에는, 우리가 어떻게 그 시간을 사랑하는지가 담겨 있다. 포토부스는 말한다. 평범한 오늘도 충분히 소중하다고.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는 일, 그게 바로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만약 삶이 조금 어둡고 버겁게 느껴진다면, 그동안 찍어둔 사진들을 꺼내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다정한 위로일지도 모른다. 그 안엔 분명, 잊고 지낸 웃음과 그날의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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