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새로움을 더하다,
학교 근처 전시 2선
- 582호
- 기사입력 2026.02.26
- 취재 김은서 기자
- 편집 김유림 기자
- 조회수 740
개강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신입생이라면 처음 마주하는, 2~4학년이라면 각자의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될 학교생활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추운 겨울날을 지나 조금은 따듯해진 학기 초, 수업 후 바로 귀가하기보다 동기들과 새로운 추억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문화읽기에서는 문화의 거리 대학로인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근처에서 열리는 전시를 추천한다.
| 옷의 재탄생을 마주하다
◈ Dancing, Dreaming, Enlightening ◈
장소: 서울공예박물관
기간: 2025.12.23.~2026.3.22
운영 시간: 10:00~18:00
관람료: 무료
위 전시는 금기숙 작가의 기증으로 이뤄진 특별전이다. 금기숙 작가는 옷을 예술로 확장해 낸 ‘패션 아트’의 선구자이다. 또한,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의상 감독을 맡아 역동적인 올림픽의 분위기를 옷으로 구현해 낸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눈꽃을 연상하게 하는 피켓 요원의 의상이 화제였는데, 철사에 구슬을 꿰어 옷을 짓는 그녀만의 방식을 잘 드러냈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는 이같이 섬세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 56점을 선보인다.
▲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의상(출처=조선일보) / 금기숙 작가의 드로잉(출처=조선일보)
약 2개월의 기간 동안 37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을 모이게 한 전시의 매력은 무엇일까? 해당 전시를 관람한 학우들에게 직접 물었다.
Q. 해당 전시를 관람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박서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5) | SNS에서 전시 사진을 접했는데, 작품들이 인상 깊어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패션과 공예를 결합한 전시라는 점이 흥미로워 관람하게 되었어요.
전서빈 (소비자학과 25) | 평소에 전시를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SNS에서 사람들의 관람 후기를 보고 너무 아름다워서 관람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과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박서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5) |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1부 'Dreaming'의 작품 '백매'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금기숙 작가님의 대표작이자 전시 후기에서도 가장 많이 보이는 작품이라 특히 궁금했던 작품이었어요. 전시된 작품 중에서도 크기가 가장 크고, 360도로 둘러볼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어 작품의 형태와 디테일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어두운 전시 공간 속에서 흰색 드레스가 조명받으며 드러나는 장면은 아름다우면서도 압도적인 인상을 주었어요. 특히 어린 시절 갖고 놀던 무명실과 감꽃이 시간이 지나 철사와 구슬로 변해 작품으로 이어졌다는 작품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적인 기억과 놀이의 경험이 작품의 재료와 형태로 확장되며, ‘꿈’이라는 전시의 키워드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전서빈(소비자학과 25) |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있는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드레스를 이런 방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놀라웠어요. 특히 다른 작품들은 여러 점이 한 공간에 함께 존재하는데, 해당 작품은 단독으로 있어서 더 이목을 집중시킨 것 같습니다.
▲ 금기숙 작가의 ‘백매’(왼쪽 사진)
Q. 전시를 본 소감은 어땠나요?
박서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5) | 이번 전시를 통해 ‘패션아트’라는 장르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구슬과 실 같은 폐품을 활용해 작품을 만든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공예 작품이 가까이에서 보면 철사나 포장지 같은 폐재료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 작품의 매력이 다르니 두 가지 시선으로 감상해 보길 추천해요. 특히 3부 'Enlightening'에서 한복을 표현한 작품들은 드레스 기반의 작품과는 다른 느낌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비즈와 구슬이 빛에 반사되며 반짝이는 모습을 천천히 집중해서 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전서빈(소비자학과 25) | 한복을 만들고 남은 철사로 만들어도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 놀랐어요. 그리고 금기숙 작가 전시회 덕분에 서울공예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좋은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안국역에 위치해 학교에서도 접근성이 좋아 많은 친구가 방문해 봤으면 합니다.
| 불후(不朽): 썩지 아니함의 역설
◈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기간: 2026.1.30~2026.5.3
운영 시간: 10:00~18:00
관람료: 2,000원 (대학생은 무료)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일반적인 전시장에서 맡을 수 없는 흙 내음이 난다. 관람객은 30cm가량 전시장 바닥에 가득 찬 흙더미를 직접 발로 밟고 삽으로 푸며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서울에서 구한 폐기물로 만든 작품으로 폐기물이 분해 과정을 거쳐 비옥한 흙으로 재탄생했음을 보인다. 썩어가는 과정 또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아사드 라자의 <흡수>(출처=국립현대미술관)
▲ 흙을 직접 담아가는 관람객들(출처=농민신문)
전시된 작품 중 이은경 작가의 ‘소멸의 빛’은 바다에 사는 조류에서 추출한 안료를 사용해 그려진 벽화이다. 광열에 약한 물감으로, 실제 전시 개막 당시보다 그림이 희미해지고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작품의 모습을 감추기보단 오히려 극대화해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켰다.
▲ 전구로 인해 색이 바래는 <소멸의 빛>
우리는 보통 ‘삭다’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이 전시는 시간이 흐르며 발효돼 제맛을 얻은 예술을 보임으로써 이러한 관념을 뒤집는다. 기사에서 소개한 작품 외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소멸의 시학을 보여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매일 달라지는 작품들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 관람에 그치는 것이 아닌 기간을 두고 재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새 학기의 분주함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전시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하루가 특별해질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는 두 전시를 통해 그러한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전시 사진 제공: 박서현, 전서빈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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