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스파이더맨'

  • 593호
  • 기사입력 2026.08.13
  • 취재 강나연 기자
  • 편집 김유림 기자
  • 조회수 1971

*탑이미지 출처: 소니 픽처스 코리아


7월 26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마블 시네마틱 스튜디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주인공 ‘피터 파커’는 이번 편에서 성인이 되어 더 큰 책임을 안고 성장하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영화 스파이더맨은 여러 차례 각색된 바 있다. 이를 톺아보며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이유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시대마다 다른 얼굴로 관객을 찾아왔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 하나의 문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오래된 다짐은 수많은 스파이더맨들에서 형태만 달리한 채 이어져 왔다. 스파이더맨이 계속 새롭게 그려지면서도 낡지 않는 이유는, 이 한 문장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일 것이다.



|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는 ‘스파이더맨’(2002), ‘스파이더맨 2’(2004), ‘스파이더맨 3’(2007)으로 샘 레이미 감독이 연출하고 토비 맥과이어가 주연을 맡은 초기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 시리즈다. 소니 픽처스가 제작했으며, 마블 스튜디오가 만든 MCU 스파이더맨이나 소니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보다 앞서 나온 작품으로, 스파이더맨을 스크린으로 옮긴 최초의 성공적인 실사 영화로 꼽힌다. 그린 고블린, 닥터 옥토퍼스, 베놈 등 원작 만화의 대표 빌런들을 차례로 등장시키며 시리즈를 이어갔고, 이후 등장한 MCU나 스파이더버스 시리즈와 달리 멀티버스나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맨 없이 피터 파커 한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유쾌하고 가벼운 톤의 MCU 스파이더맨과 달리, 피터 파커 개인의 고뇌와 성장통, 인물 간의 감정적 갈등을 진지하게 다루며 슈퍼히어로 영화이면서도 인간 드라마적 색채가 짙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이후 등장한 여러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큰 영향을 미치며 슈퍼히어로 장르 전반의 원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출처:블루레이 포스터)

(출처:스파이더맨 트릴로지 블루레이 포스터)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2014)는 마크 웹 감독이 연출하고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을 맡은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 시리즈다. 소니 픽처스가 제작했으며, 샘 레이미 감독의 트릴로지가 끝난 뒤 시리즈를 새롭게 리부트한 작품으로, 이후 등장한 MCU 스파이더맨보다 앞서 나왔다. 

고등학생 피터 파커가 실종된 부모의 흔적을 쫓던 중 거미에게 물려 초능력을 얻고, 첫사랑 그웬 스테이시와의 관계 속에서 히어로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리저드, 일렉트로 등의 빌런을 등장시키며 시리즈를 이어갔고, 앞선 트릴로지보다 좀 더 어둡고 미스터리한 분위기, 그리고 피터의 가족사를 파고드는 서사가 특징이다. 또한 하이틴 로맨스에 가까울 만큼 비중 있게 다뤄진 피터와 그웬의 관계, 그리고 그웬의 비극적인 죽음은 시리즈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꼽히며, 이후 등장한 스파이더버스 시리즈에서도 오마주 될 만큼 팬들 사이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출처:소니 픽처스 코리아)

(출처:소니 픽처스 코리아)


|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시리즈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와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2023)는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만든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은 마블 스튜디오의 실사 영화와는 다른 별개의 작품이다.

브루클린에 사는 10대 소년 마일스 모랄레스가 새로운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되, 여러 차원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파이더맨들이 함께 등장하는 '멀티버스' 설정이 특징이다. 실사와 CG를 결합한 MCU 영화와 달리 이 시리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고, 등장인물마다 그림체가 다르게 표현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또한 피터 파커 한 사람의 성장에 집중하는 MCU와 달리, 이 시리즈는 마일스 모랄레스를 주인공으로 하면서도 수많은 다른 세계의 스파이더맨들을 함께 보여주며 "누구나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출처:소니 픽처스 코리아)

(출처:소니 픽처스 코리아)


| 스파이더맨 MCU 시리즈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은 존 왓츠 감독이 연출하고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은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 시리즈다. 마블 스튜디오와 소니 픽처스가 공동 제작했으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안에 편입되어 아이언맨을 비롯한 다른 히어로들과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앞선 트릴로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뚜렷이 구분된다. 뉴욕의 평범한 고등학생 피터 파커가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도움을 받아 좀 더 정교한 슈트를 갖추고, 어벤져스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다. 벌처, 미스테리오 등의 빌런과 맞서며 시리즈를 이어갔고, 앞선 시리즈들과 달리 밝고 유쾌한 하이틴 코미디 색채가 짙으며, 삼촌 벤 대신 스타크 등 여러 인물을 통해 성장 서사를 풀어낸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노 웨이 홈'에서는 역대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 속 빌런과 배우들이 총출동하며 멀티버스 개념을 실사 영화로 처음 본격화했고, 이는 이후 스파이더버스 시리즈의 세계관 확장과도 자연스럽게 맞닿는 지점으로 평가받는다.


(출처:소니 픽처스 코리아)

(출처:소니 픽처스 코리아)



트릴로지부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MCU 시리즈,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 새 지평을 연 스파이더버스까지, 스파이더맨은 시대마다 다른 얼굴과 다른 화법으로 관객을 찾아왔다. 진지한 인간 드라마였다가, 하이틴 로맨스가 되기도 하고, 유쾌한 성장 코미디로, 때로는 서로 다른 그림체가 공존하는 실험적 애니메이션으로 변주되었다. 그러나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든 관객에게 사랑받는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은 오랫동안 사랑받을 것이다. 때로는 우리가 바라는 희망의 모습으로, 때로는 우리의 추억의 모습으로, 때로는 고난을 이겨 나가는 우리 자신의 투영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