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주연 영화의 흥행돌풍!

  • 408호
  • 기사입력 2018.11.21
  • 취재 이채은,현지수,이서희 기자
  • 편집 심주미 기자

얼마 전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개봉해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비한 동물 사전>시리즈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해리포터>의 프리퀄 시리즈인 만큼 캐스팅에도 이목이 집중되었는데, 한국인 배우 수현이 영화에 비중 있는 배역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 할리우드를 강타한 흥행 영화들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동양계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흥행돌풍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번 문화읽기를 통해 동양계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성공한 <서치>,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라는 세가지 영화들과 그 영화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서치>는 스릴러 영화로 실리콘 밸리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내와 사별하고 딸 마고 킴과 함께 살던 아버지 데이빗 킴은 어느 날 딸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기대와 달리 진전 없는 경찰의 조사에 데이빗은 결국 마고의 SNS 흔적을 추적하게 된다. SNS를 통해 데이빗은 그동안 모르던 딸의 진실을 알게 되는데 이 과정의 러닝타임을 오로지 PC, 모바일, CCTV등의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는 특징이 있다.


한편,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즈)>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늘 짝사랑만 고수해온 평범한 한국계 여학생, 라라 진의 이야기를 다룬다. 라라 진은 늘 짝사랑 상대들에게 러브레터를 쓰며 짝사랑을 정리한다. 물론, 이 편지들은 자신만의 비밀 상자에 고이 간직해 둔 채 말이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어느날 이 편지들이 당사자들에게 발송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담았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즈)>는 뉴욕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중국계 미국인 ‘레이첼 추’의 이야기이다. 2년동안 교제해왔던 남자친구 닉의 절친의 결혼식을 위해 레이첼은 닉과 함께 싱가폴로 향한다. 싱가폴로 가고 나서야 레이첼은 남자친구 닉이 손꼽히는 재벌가 아들인 것을 알게 된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즈)>는 이러한 에피소드를 코믹하고 로맨틱하게 그려낸다.


그렇다면 백인 중심인 헐리우드 영화계에서 동양인 주연의 이런 영화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치>는 비교적 작은 규모로 만들어지고 홍보되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역주행 궤도를 탔고, 개봉 6일 만에 1위에 오르는 이변을 보여주었다. <서치>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오직 컴퓨터화면으로 구성된 독특한 연출이 작품을 더욱 흥하게 해주었다. 영화 내내 SNS나 화상통화와 같은 컴퓨터 화면으로만 표현되는 색다른 연출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에 감독은 “<서치>에서는 감정적 부분과 스릴러를 잘 접목하려 했고 화면 구성에 국한하지 않고 영화적 차원에서 더 발전시키려 했다”고 밝힌바 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에도 흥행의 요소가 잘 담겨있다. 우선 하이틴 영화에서 만큼은 동양인은 그 동안 조연 및 주연으로서 출연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이 작품에는 동양계 배우가 출연하면서 느껴지는 매력이 잘 담겨있다. 실제로도 1993년 이후 동양계 배우의 하이틴 영화 주연이 처음이라고 한다. 또한 10대의 풋풋한 사랑과 설렘 가득한 대사들의 조화로운 연출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즈)>의 흥행비결에는 ‘인종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이야기의 힘’이 있었다. 실제로 개봉 첫 주 관객의 절반은 아시아계 관객이었고 개봉 당시 주말에는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더욱 특별한 것은 아시아계 출연진으로만 이루어진 헐리우드 여름용 영화는 25년전의 <조이 럭 클럽> 이후 처음이라는 사실이다. 그만큼 많은 관객들이 유색 인종 및 기타 소수자들의 이야기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할리우드 영화계에는 ‘대나무 천장’이라는 말이 존재한다고 한다. ‘대나무 천장’은 암묵적인 차별로 인해 여성들이 높은 사회적 위치에 올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유리천장’이라는 용어처럼, 백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동양인들이 차별 받는 현실을 의미한다. 지금껏 할리우드의 ‘대나무 천장’으로 인해 많은 동양계 배우들이 제 날개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동양인 주연 영화들이 편견을 극복하며 큰 사랑을 받고 그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는 대나무 천장을 넘어 더 많은 아시아계 배우들을 스크린에서 만나볼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