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SKKU Teaching Award 수상자 인터뷰
학부대학 박상태 교수
- 548호
- 기사입력 2024.09.30
- 취재 나연후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8228
[편집자 주: 수업속으로에서는 2024 SKKU Teaching Award 수상자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사는 인터뷰 섭외가 먼저 되신 분들 순서로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학부대학 박상태 교수입니다.]
학부대학 박상태 교수는 의사소통 영역의 여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년간 우리 대학에서 근무하며 대학 교육의 발전에 이바지한 박상태 교수의 수상 소감과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우리 학교 학부대학에 재직 중인 박상태라고 합니다. 현재 학부생들에게 <과학기술 글쓰기>, <고전명저북클럽>, 그리고 대학원생들에게 <논문작성법 및 연구윤리 1> 교과목을 교육하고 있고, 학부대학 부설 교양기초교육연구소의 소장으로서 우리 학교의 교양기초교육을 기획, 연구, 개설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 올해 SKKU Teaching Award 수상자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교, 제가 소속된 학부대학에는 훌륭한 교·강사 선생님들이 너무나 많으신데, 제가 이런 귀한 상을 받아도 되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척 기쁘고 영광스러운 마음입니다. 아마 우리 학교 학부대학에서 오랫동안 성실히 교육하고 계신 여러 선생님들을 대신하여 이번에 제가 이 상을 받게 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 SKKU Teaching Award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변드리기 좀 쑥스러운 질문인데요, 수상식 당일 저도 알게 된 교육공적조서의 내용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 교육공적조서에 보면 제가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과학기술 글쓰기> 교과목의 교과목 정체성 유지 및 균질성 확보를 위해 교재 개발, 교강사 세미나 개최 등의 적극적 노력을 한 점, <고전명저북클럽> 교과목에 플립러닝 방식을 적극 도입한 점, 교양기초교육연구소 소장으로서 AI 시대의 리터러시 교육 관련 세미나 개최 등 교양기초교육 개선 활동에 노력한 점 등을 선정 사유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의 세세한 공적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미 말씀드렸듯이 우리 학교의 교양기초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학부대학 교수님들을 대표하여 제가 이 상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 오랫동안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일해오셨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올해 제가 우리 학교에 재직한 지 20년째입니다. 우리 학생들과의 만남은 매 순간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굳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을 언급하자면 오래전 제 과목을 수강했던 학생들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저를 다시 찾아와 자신의 과제물이나 활동 내역을 요청했을 때 제가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과 활동 내역을 잘 보관해 두었다가 다시 찾아 준 경험들입니다. 지금은 학생들의 과제물이나 활동 내역 대부분을 온라인상에 저장해 둘 수 있지만, 제가 처음 부임했을 당시부터 그리고 상당 기간 동안 학생들의 과제물과 활동 내역은 종이로 제출되거나 기록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연구실에는 제 책보다 학생들의 과제물이나 활동 내역을 담은 자료가 항상 더 많았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재작년에 연구실을 정리하면서 과거 제 과목을 수강했던 학생들의 과제물과 활동 내역을 모두 전산화하고 종이 출력물을 폐기할 때 특히 감회가 새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 수업을 설계하거나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수업을 설계하거나 수업을 운영하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론과 실천의 균형입니다. 제가 맡고 있는 의사소통 교과목이나 고전 세미나교과목은 이론 학습만으로 교육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교과목들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학습한 이론적 이해를 바탕으로 과제 작성과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비로소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제 수업에서 이론 강의는 주로 우리 학생들의 자율적인 온라인 학습에 맡기고, 오프라인 수업 시간에 제가 학생들이 과제를 작성하거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돕는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글쓰기’는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에서 필수적인 수강 강좌로 지정해 놓을 만큼 대학 교육에 있어 중요도가 높습니다. 의사소통 영역에서 여러 강의를 담당하고 계시는데, 글을 쓸때 교수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본래 저는 2005년 우리 학교 학부대학에서 교양기초교육의 중핵으로서 의사소통교육을 본격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임용한 교원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날 대학과 대학원에서 글쓰기 교육을 하는 것은 글쓰기 자체의 기술과 방법을 습득하는 것보다 글쓰기를 통해 공부하는 법, 즉 학습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근본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학부생의 경우에 더욱 중요합니다. 그래서 교양기초교육에서 글쓰기를 하는 것은 수려하고 화려한 글쓰기 능력을 기르려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의사소통 과정에서 자기 생각을 명확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의 좋은 글들을 많이 읽고 이를 폭 넓고 깊이 생각해 보면서 자기 생각을 자주 써보는 길만이 예나 지금이나 훌륭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철학을 전공하셨음에도 ‘과학기술글쓰기’ 강의를 담당하고 계시고 공학 교육과 관련된 논문들을 많이 발표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질문하신 일들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제가 마땅히 해야만 했던 일들이었습니다. 저는 학부, 석사, 박사 과정에서 모두 철학을 전공했고, 최종적으로 A. N.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이라는 형이상학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A. N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은 20세기 초 현대 물리학의 격변기에 등장한 현대의 자연철학입니다. 저는 철학 전공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이지는 못하더라도 현대 과학에 관해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런 까닭에 현대 과학의 인식론과 방법론에 어느 정도 익숙한 편이었습니다. 더욱이 우리 학교에 처음 임용될 때부터 자연과학캠퍼스에 연구실을 배정받아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정보통신계열, 의약계열, 그리고 스포츠 과학을 전공할 자연과학캠퍼스 학생들을 주로 교육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공계 대학생들을 위한 교양기초교육이나 공학교육과 교양기초교육을 접목하는 연구 등을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철학을 전공했지만 이제는 <과학기술 글쓰기> 교과목을 교육하고, 공학교육 관련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 오랜 시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오신 입장에서, 한국 대학 교육의 발전을 위해 꼭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저는 우리 학교의 교양기초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학부대학의 구성원으로서 지금까지 흔히 교양교육 혹은 일반교육이라고 불리는 교양기초교육을 교육하고 연구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간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양기초교육에 대한 대학가의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날 대학은 산업체와 지식 및 기술을 경쟁하면서 학생들을 교육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졸업한 이후 산업 현장의 첨단 지식과 최신 기술을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교육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학의 교육 역량과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 대학가에서는 교양기초교육을 단순히 전공교육을 위한 보조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취업 시장에서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교양기초교육의 역할을 평가절하하고 전공교육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아 교양기초교육의 비중을 축소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날 대학 교육은 대학의 교육 과정을 구성하는 두 축으로서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의 균형과 조화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점에서 교양기초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 대학가의 획기적인 인식 전환이 정말 절실합니다.
|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먼저 오늘날을 영상 매체의 시대라고 말들 하지만 저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보다 다양하고 활발한 독서 활동을 더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요즈음의 연구 환경은 융·복합화 현상이 지배적입니다. 이는 폭넓은 전망을 가진 인재들만이 자신의 분야에서 복잡하고 중층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의 전공 분야 지식 못지않게 폭넓은 독서가 여러분을 단순히 교양 있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여러분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전문가(specialist)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유용한 팁을 하나 알려 드리자면, 우리 학교 학술정보관이 주관하는 오거서 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폭넓은 독서를 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오거서 장학금이 여러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 인터뷰를 보시는 우리 학생 여러분의 목표를 존중하고 그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끝으로 여러분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헌신하고 계신 우리 학교의 교양기초교육을 담당한 수많은 교·강사선생님들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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