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SKKU Teaching Award 수상자 인터뷰:
사범대학 교육학과 노진아 교수

  • 574호
  • 기사입력 2025.10.27
  • 취재 김은서 기자
  • 편집 성유진 기자
  • 조회수 5169

참된 교육이란 무엇일까? 우리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을 선도한 교육자를 선정해 포상하는 2025 SKKU Teaching Award의 수상자 교육학과 노진아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를 알아보자. 노진아 교수는 우리 사범대학 교육학과에서 교육과정과 질적연구방법 등 교육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육자다.


| 이번 2025 SKKU Teaching Award에 선정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수상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교육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인 만큼 이번 수상이 저에게는 정말 뜻깊은 것 같습니다. 항상 제 연구와 교육을 연계하고 일치시키고자 하는 바람으로 이 직업에 임해왔는데, 이러한 제 노력에 대해 너무나 큰 보상을 받은 것 같아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도 됩니다. 앞으로도 수상자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열심히, 더 잘 가르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번 수상을 가능하게 한 교수님만의 교육 철학이 궁금합니다.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너희가 낸 비싼 등록금이 아깝지 않은 수업을 하고자 하는 게 내 목표다’라고 종종 얘기하곤 합니다. 이처럼 제가 비록 교육학 전공자이긴 하지만 특별히 거창한 교육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입식 교육과 경쟁을 너무도 힘들어하고 싫어했던 한 사람으로서, 학생 한 명 한 명이 저와의 만남을 통해 각자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키워갈 수 있는 교육을 해주자는 게 현재 교육자로서 제 목표이자 사명인 것 같습니다.


| 이러한 교육 철학을 갖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교사를 꿈꿨지만, 교육학 연구가 재미있어서 연구와 교육을 다 할 수 있는 교수로 진로를 틀었기 때문에 교사를 희망하면서 가졌던 마음가짐을 여전히 간직하며 교육에 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면서 초기 성인기에 좋은 멘토나 어른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를 절실히 느꼈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이 부모 외에 만날 수 있는 좋은 어른, 편안하게 다가가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의 역할을 해주고 싶다는 바람이 컸습니다. 지금도 비록 저에게 다양한 지식을 배우지 않더라도 저와의 만남을 통해 학생이 자신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제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교수님의 교육 철학이 잘 드러난 강의 하나를 소개해 주세요.

제가 학생과의 만남, 그리고 교육에 임하는 마음은 모든 강의마다 다 똑같고 제 교육 철학이 수업마다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서 특별히 한 강의를 꼽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 전공 필수로 가르치는 <교육과정>은 학생 수도 많고 개론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이론적인 부분이 많아서 어려워합니다. 아무래도 학생 수도 적고 좀 더 실제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 및 수업디자인> 등과 같은 선택과목을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저로서도 학생 수가 적을수록 한 명 한 명을 더 잘 알 수 있고 상호작용도 더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과목 수업이 저의 교육철학에 맞는 좀 더 제가 원하는 교육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습니다.


| 여러 강의를 진행하시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수업마다 만나는 모든 학생이 저에겐 소중하고 사랑스럽습니다. 교육학과 학생들은 대부분 다들 교육에 관심이 있어서 이 전공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에 임하는 태도도 남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선생님 말씀처럼 수업에 들어가면 학생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앉아서 저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저 스스로 감동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너무 많지만 가장 최근의 에피소드만 소개하자면, 지난 학기에 가르쳤던 <교육과정 및 수업디자인> 수업에서 갔던 봄 소풍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수업이 국제어로 개설되는 바람에 학생들이 다섯 명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수업 자체도 종종 제 연구실에서 간식을 같이 나눠 먹으면서 마치 그룹과외처럼 진행했고, 중간고사 끝나고 날씨 좋은 봄날에 학교에서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같이 걸어가서 책 구경도 하고, 서촌에서 맛있는 태국 음식도 먹으면서 학생들과 즐겁게 지냈습니다. 앞으로도 기억에 많이 남을 봄날을 보냈던 것 같아요.


| 만약 교수님의 강의를 학생들에게 홍보한다면 어떤 슬로건이 좋을까요?

제 기억에 많이 남은 강의평 중에 ‘한 학기 동안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서 학교 오는 날이 행복했다’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 멘트로 슬로건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 학생 토론과 활동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습법을 통해 얻고자 한 효과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불행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입식, 문제풀이식 교육에 익숙한 탓에 지식을 암기하고 문제를 풀어야만 배운 것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진정한 배움은 암기와 문제 풀이가 아니라, 스스로 배운 내용을 적용하고 성찰하는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따라서 강의를 듣고 암기해서 시험을 보는 것만으로는 진정으로 이 전공과목을 배웠다고 볼 수 없고요, 반드시 이를 스스로 적용해 보고, 평가하고, 자기 지식으로 소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토론과 활동이 필수적인 거고요. 특히 이 과정을 통해 나의 앎과 다른 학우의 앎을 서로 소통하면서 각자의 앎이 함께 발전하는 시너지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제 수업의 여러 토론과 활동을 계획하는 데 큰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 시대가 변하면서 교육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바라보시는 10년 후 교육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인공지능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이 학교와 교육의 모습이 크게 변화할 거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역사를 돌이켜보면 학교 교육 제도가 확립된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기술과 산업의 발전이 있었지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교육의 장면이 그렇게 크게 바뀌지는 않았거든요. 학교 교육의 문법(grammar of schooling)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마치 정형화된 영문법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 교육의 모습이 쉽게 변화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학교 교육이 바뀌면 안 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고요. 비록 학교 시설이나 교실의 모습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학교에서 일어나는 교육의 본질은 쉽게 바뀔 수 없다, 그리고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술의 활용 자체는 더 늘어날지도 모르나, 학생의 깊이 있는 배움과 정서적·사회적 성장을 위한 학교의 역할과 중요성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면 몰라도,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 교수님께서 새롭게 배워보고 싶거나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있다면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교육, 연구, 행정만으로도 하루하루가 벅차서 새로운 분야를 시도할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향후 제 전공을 살려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교육학 강의나 책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교육을 지나치게 직업 획득이나 경제적 가치로만 다루어 소모적인 경쟁에 휩쓸려 버리는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고자 하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의 너무도 불행한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개선하려면 제도만큼이나 교육에 관한 대중의 왜곡된 인식을 바꾸는 것도 필요할 것 같거든요. 아마 저와 뜻을 같이하는 학생들과 미래에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교수님과 같은 교육자라는 꿈을 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교육은 좋은 사람을 길러냄으로써 세상을 바꿉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을 통해 좋은 사람을 길러내는 거죠.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교육이라는 일이야말로 정말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교육은 교육자인 내가 쏟은 노력의 효과와 보상이 가장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나의 따뜻한 눈빛과 말 한마디만으로도 학생이 얼마나 크게 바뀌는지가 눈에 바로 보이거든요. 이런 보람과 행복을 경험하고 싶다면, 꼭 교육을 직업으로 삼아 보길 권합니다. 내가 주는 사랑을 두 배, 세 배로 넘치게 돌려주는 사랑스럽고 귀여움 가득한 학생들을 보면서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인터뷰를 통해 노진아 교수가 끊임없는 학생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참된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교육자임을 알 수 있었다. 노진아 교수의 말처럼 문제 풀이와 결과에만 집중하며 경쟁에 점철되어 버린 현재 교육을 벗어나기 위해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참된 교육자’가 필요하다. SKKU Teaching Award가 이러한 교육자를 독려하고 나아가 그러한 교육자를 양성해 낼 밑거름이 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