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하 교수의 ‘고전 소설의 이해’

  • 406호
  • 기사입력 2018.10.26
  • 취재 이민영 기자
  • 편집 주희선 기자
  • 조회수 6698

우리는 어릴 적 심청전, 흥부전, 홍길동전과 같은 고전 소설 작품을 읽었다. 이런 익숙한 옛날 이야기들을 훌쩍 자란 지금 다시 읽어 보면 어떨까? 어릴 때 느꼈던 감정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똑같이 감상을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이지하 교수의 ‘고전 소설의 이해’ 수업을 이번 <수업속으로>에서 함께 알아보자


수업 방식


이 강의는 국어국문학과의 전공핵심 강의이다. 국어국문학과는 어학, 고전 문학, 현대 문학, 이렇게 3가지 커리큘럼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강의는 그중 고전 문학의 가장 기초가 되는 강의이다. 고전 문학의 기초를 다루는 만큼 비전공생 역시 수강할 수 있고 인간/문화 핵심 균형 교양으로 인정된다.


이 수업은 고전 소설을 읽고 분석하면서 진행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릴 적 우리에게 매우 친숙했던 작품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지금 까지 한번도 접해 보지 못한 낯선 작품도 읽으며 작품에 담겨 있는 당대의 사고 방식과 시대상을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2018년 1학기에는 ‘유충렬전’, ‘구운몽’, ‘창선감의록’, ‘사씨남정기’, ‘장끼전’, ‘홍계월전’ 등 10여가지의 작품들을 다뤘다.


이 수업에서 가장 강조되는 핵심은 ‘행간 파고들기’이다. 작품을 비판없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내의 상황을 구성하는 배경, 인물의 사고방식, 이야기의 전제인 당시 시대상 등을 분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은 정말 적, 서 및 신분 차별 철폐를 위해 헌신한 영웅이 맞는가? <사씨남정기>의 사씨와 교씨는 평면적인 선한 역 및 악역 인물일까? <장화홍련전>의 계모의 행동 동기는 무엇일까? <흥부전>에서 흥부와 놀부의 상반되는 묘사는 당시 농촌 공동체의 어떠한 측면을 반영한 것일까?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익숙한 권선징악의 구도에 의문을 가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그 이야기가 시사하는 점을 추출하는 것이 이 강의 목적이다.


평가방식


이 강의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출석, 조별과제, 개인과제로 성적이 평가된다. 시험 전까지 배운 작품들을 범위로 하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모두 논술형으로 출제된다. 2018년도 1학기 시험은 시험마다 3개의 문제가 출제되었으며, 답안의 분량은 정해지지 않았으니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쓰면 된다. 문제는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와 답안을 구성하는 논리를 모두 요구해서 학습 내용을 숙지하고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뒤, 시험 문제를 직접 예상 출제해 보며 답안을 쓰는 연습을 하면 좋다.


조별 과제는 학기 내내 진행된다. 교수님이 임의로 배정한 조에서 배정된 작품을 읽고 분석한 뒤, 작품에서 느낀 의문점 및 부당한 점을 정리해 발표하는 것이 주제이다. 이 조별 과제의 목적은 젊은 세대들의 시선으로 고전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므로 조별 활동에 큰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개인 과제는 중간고사 후, 그리고 기말고사 후 각각 하나씩 있는데, 자신이 조별 과제에서 발표한 작품을 제외한 다른 작품들 중 하나를 골라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중간 과제는 작품 감상문이고, 기말 과제는 중간 과제에서 선택한 작품을 다룬 논문 한 편을 찾아 읽고 요약한 뒤 발제문을 쓰는 것이다. 과제의 분량은 각각 2~4페이지며, 기말 과제는 선택한 논문도 평가의 대상이 되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수강생에게 한마디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이 분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수업한 내용을 복습하고 자신의 생각을 꼭 정리해 보아야 한다. 작품의 정확한 분석을 다시 한 번 파악하기 위해서 수업 시간에서의 꼼꼼한 필기는 필수며, 교수님의 허락이 있다면 녹음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회를 지배하는 사상과 제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당대에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던 사고가 현대에는 부당하고 부조리한 것으로 인지되기도 한다. 현재와는 현격히 달랐던 과거에서 본받을 것은 채택하고, 틀린 것은 지적하며 우리는 반성과 성장을 거듭해 나갈 수 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것이 역사 및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이자 의의가 아닐까 ‘고전 소설의 이해’ 강의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