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석 교수의 법의학으로 보는 사회의 이해

  • 433호
  • 기사입력 2019.12.13
  • 취재 연윤서 기자
  • 편집 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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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시작합니다.” 지난 2011년, 시청률 25.5%를 기록하면서 한국을 강타한 ‘싸인’을 대표하는 드라마 속 대사다. 주인공 ‘윤지훈’과 ‘고다경’은 국립과학수사원에서 법의학자로 일하면서 시체를 부검하고, 사건의 전말을 밝혀낸다. 이 드라마가 실제 법의학자를 모델로 했다는 사실, 혹시 알고 있었는가? 바로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이자 현재 성균관대에서 ‘법의학으로 보는 사회의 이해’를 강의하고 계신 서중석 교수님이다. 현장과 부검실을 오가면서 느낀 생생한 교수님의 경험담과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시간,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번 수업속으로 에서는 어린 시절 코난을 한 번은 꿈꿔봤을 학생들을 위한 강의, ‘법의학으로 보는 사회의 이해’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 수업 방식


 수업은 교수님의 설명이 먼저, 그리고 ‘죽음’과 관련된 주제로 4~5명 정도 다른 수강생들의 발표가 이어진다. 강의의 내용은 주로 사망의 종류를 한 강의 당 하나씩, 많으면 두 개를 다룰 때도 있다. 강의의 흐름은 대략 이렇다. 본격적인 수업 시작 전, 교수님이 논란이 많은 사건 하나를 준비해서 뉴스로 보여주고, 그에 관련해서 어떤 것이 그 죽음에 대한 쟁점인지 알려주신다. 그리고 ‘질식사’, ‘감전사’ 등등 그 사건에 얽힌 사망의 종류를 배운다. 만약 그 수업의 주제가 되는 사망의 종류가 ‘질식사’이면 질식사로 볼 요인들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가르쳐주신다.


수업 정보의 깊이는 캠퍼스에 따라 차이가 있다. 자과캠은 과학적 요소들을 더 깊이 있게 설명한다.  인사캠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이다. 이는 두 캠퍼스 학생에게 바라는 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자과캠 수강생들은 법의학에 종사할 수도 있지만, 인사캠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전공을 떠나서 거시적으로 볼때 법의학은 잘 다뤄지지 않는 ‘죽은 사람들의 인권’을 위한 학문으로, 인문학에도 반드시 중요한 지식으로서 가치가 있다. 만약 언론계와 법조계에 종사한다면, 배경지식으로 법의학이 더욱 필요하다. 그래서 인사캠에서는 학생들의 발표를 ‘죽음’과 관련된 사회적 갈등 또는 이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로 구성했다. 그 후엔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로 토론이 진행된다.


매주 수업을 듣다 보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학문을 배우고 있다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과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평가 방식


성적은 출석과 중간고사, 기말고사 그리고 발표 점수의 총합으로 산출된다. 발표 인원에는 제한이 있어 발표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레포트를 제출해도 되지만, 발표를 한 학생과는 차이가 있으니 웬만하면 빠르게 지원하여 발표하길 추천한다. 주제는 자주 다뤄지는 것도 좋지만, 본인의 전공이나 진로와 연결하여 선정하고 준비한다면 보다 좋은 반응을 끌어 낼 수 있다. 발표 분량은 10~15분 정도로 다른 수강생들의 질문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레포트는 6장 정도다. 발표와 레포트는 모두 특정한 주제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 이 강의의 특징이다. ‘죽음’과 관련하여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서술하고 말하면 된다.


시험은 중간고사는 서술형으로 평소에 수업을 열심히 듣고 필기도 하면서 사례까지 메모해 놨다면 충분히 부담 없이 치를 수 있다. 다만 기말고사가 변별력을 위해 상당히 어렵게 나온다. 평소 교수님이 강의 내용을 올려 주시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수업에 모두 참여하고 놓치지 않고 들어야 한다. 1교시 3시간 연강인 점이 힘들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가치가 있는 수업이니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 수강생에게 한마디


사실 ‘법의학’은 이것과 관련해서 관심이 없으면 다가오기 쉽지 않다. 우리가 평소에 죽음에 대한 진실과 이를 대하는 태도와 이를 배우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관련이 있든 없든 수많은 이들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또한 그와 관련해서 진실을 파헤칠 때면, 때로는 허무하기도 어쩔 땐 분노하기도 한다. 법의학은 오로지 그 죽음에 대한 ‘사실’만 전달한다. 그 사실을  우리는 그저 받아들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이해’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곳에 왜 갈등이 생기는지, 왜 그 죽음이 진실인지 말이다. 이 수업을 수강하면서 때로는 무거울 수도, 깊은 생각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분명 몇 배로 얻어가는 것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강의를 통해 한 학기를 가치 있게 만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