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SKKU Teaching Award 수상자 인터뷰
유학동양학과 김도일 교수
- 548호
- 기사입력 2024.10.08
- 취재 이정빈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5408
[편집자 주: 수업속으로에서는 2024 SKKU Teaching Award 수상자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사는 인터뷰 섭외가 먼저 되신 분들 순서로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유학동양학과 김도일 교수입니다.]
수업에 ‘관여’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라
김도일 교수는 현재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 소장과 ‘BrainKorea21 Four’ 연구단의 단장, 우리 대학 유학동양학과 교수직을 겸임하고 있다. 학생들은 김도일 교수의 강의를 듣고 ‘유연함 속에서 생각이라는 것을 해볼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소감을 남기며, 그를 유학동양학과의 ‘빛과 소금’이라고 일컫고는 한다. 형식적이고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소통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그의 수업 속으로 들어가 보자.
| 2024 SKKU Teaching Award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이 상은 개인적인 연구나 책의 성과에 관한 것이기보다는 지난 오랜 시간 동안 학생들에게서 ‘교수님 강의가 재미있다, 좋다’라는 반응이 있는 중에 선정되는 것이라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혼자 열심히 해서 되는 게 아니고 학생들이 저를 인정해 준 거니까 정말 기쁜 일이죠. 학교에서도 혁신적인 교육 방식을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 제가 일조했다고 생각하니 영광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학생들이 수업을 잘 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 Teaching Award를 수상하신 비결이 궁금합니다. 수업 설계 시 교수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Engagement, open mind, critical writing. 이렇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학생들에게 제 수업이 가닿으려면 내용이 동떨어진 내용이 아니라 각개의 삶과 연관이 있다는 걸 인식시켜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생들이 수업에 단순히 참여하는 것을 넘어 이 내용이 자신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해요. 그런 마음을 느끼게 되는 순간부터 학생들에게 수업이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는 말할 기회를 많이 주면서 틀릴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을 깨부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질문을 자꾸 던져서 학생들이 언제든지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 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며 능동성을 기를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하려고 해요. 마지막은 그걸 글로 쓰게 하는 거죠. 학생의 글에 대해서는 평가자로서 자세를 갖지 않아요. 일종의 존중이죠. 그 결과물을 볼 때는 잘 썼느냐, 못 썼느냐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진짜 자기 삶과 연관 지어서 생각했느냐 안 했느냐를 봅니다. ‘생각’하는 데 시간을 들인 글들과 그렇지 못한 글들은 확연히 달라요.
| 교수님이 가르치고 계신 수업 내용이 궁금합니다.
기초에 해당하는 ‘동아시아 철학 입문’이라는 수업에서는 동양 철학의 전체 역사를 한 학기에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동양에서 어떤 철학적인 전통이 등장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여기에서 심화한 ‘유가 고전 영어 강독’ 수업에서는 동양 철학의 중요한 텍스트에서 구절들을 심도 있게 다뤄봅니다. 응용 수업인 ‘동서양의 생명 윤리’나 ‘AI 시대의 인간과 생명 윤리’에서는 오늘날 우리 삶 속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하여 동양 철학이 과연 어떤 답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합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기초, 심화, 응용 세 부분을 다 공부해 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동양 철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동양 철학은 윤리적인 함의를 상당히 많이 갖고 있어요. 물론 그 안에는 정치학, 세계에 대한 인식, 우리 마음에 대한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가 있어서 현대 학문 여러 분야에 걸쳐 질문들을 던질 수 있지만 그래도 윤리학적인 함의들이 많다는 것이 동양 철학의 핵심이죠. 우리가 항상 봉착하고 있는 것들을 잘 보면 사실 모두 윤리적인 문제이기에, 학문 자체가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죠.
동양 철학을 현대에서 하는 의미는 자신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재 우리가 하는 공부들은 서양 학문에서 온 것이 많기에 이해의 관점이 서양 문화를 표준으로 하고 있을 수 있어요. 우리는 분명 전통의 영향 또한 크게 받았을 텐데, 서양에서 온 학문이 나를 완전하게 설명하는 데는 조금 미흡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동양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우리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데 의미가 있어요.
| 수업을 진행할 때, 교수님만의 철학이 있으신가요?
지적인 겸손을 기르는 것이에요. <논어>의 위정(爲政) 편에서, 知之爲知之(지지위지지), 不知爲不知(부지위부지), 是知也(시지야).” 라는 구절이 나와요. 공자의 제자 중에서 ‘자로’라는 용감하지만, 과단성이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공자가 자로에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겠다고 해요. 앞서 말한 구절이 나오는데, 바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게 아는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진짜 내가 아는 것이 아는 게 맞는지 한번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게 공자 말씀이에요. 오늘날로 돌아와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늘 무엇을 읽으면 읽은 순간에 내가 이해했다고 생각해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너무 빠른 판단일 가능성이 있어요. 완전한 이해는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게 지적인 겸손이에요. 그래서 이런 마음을 학생들이 항상 갖게끔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둬요. 한 구절을 읽어도 한 시간이나 들여서 다시 해석하고 깨닫게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것도 같은 의미에서예요. 이렇게 지적인 겸손을 갖는 과정을 지나게 되면, 되레 내가 아는 것에 대해서 더욱 자신감을 획득하게 됩니다.
| 학생들을 가르쳤던 시간 속에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중에 학생들이 ‘아, 이게 내 삶에도 의미가 있다’라고 느끼면 그 순간부터 확 집중하고, 그게 제게도 보여요. 그러고 나중에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이 박수를 쳐요. 또 질문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일렬로 쭉 서서 질문을 해요. 그게 일종의 학생들과의 교감이었어요. 학생들이 박수를 치고 질문하겠다고 쭉 줄을 서는 그 장면이 참 인상적이에요. ‘오늘 수업 잘했구나,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을 잘했구나. 학생들이 수업에 관여했구나.’하는 걸 느꼈어요.
| 교수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목표가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연구를 더 깊이 있게 하고, 그 연구를 통해서 학생들과 앞으로도 잘 교감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같은 내용을 가지고 깊이 생각하는 방법을 같이 교감하는 것. 특별한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을 계속 잘해 나가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을까요?
|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문학도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인문학적인 소양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때의 소양은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것을 반드시 나 스스로 길러야 한다는 게 핵심이에요. 자기만의 전문성이라는 것은 꼭 전문 지식을 많이 습득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훈련할 수밖에 없는 ‘조금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에서도 와요. 생각하기 귀찮고 힘들 때, 딱 그 순간에 견뎌내는 것이 중요해요. 이런 생각하는 힘을 대학생 때 길러 놓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후에 사회활동을 할 때 어마어마한 큰 차이가 되는 순간이 오기 때문에, 그때를 위해서라도 지금 열심히 생각하는 훈련을 해 놓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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