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얼을 계승하다<br> 성균관대 태권도부

한민족의 얼을 계승하다
성균관대 태권도부

  • 344호
  • 기사입력 2016.03.28
  • 취재 정지원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9884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문화유산 태권도.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올림픽 무대에서 핵심종목으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스포츠 문화의 한 종목이 되었다. 많은 외국인들이 태권도를 통해 한국을 알고 이해하게 되면서 태권도는 한국을 알리는 하나의 글로벌 콘텐츠가 되어 그 아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민족의 얼이 담긴 태권도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노력하는 성균관대학교 태권도부. 태권도의 발전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위해 작게나마 힘쓰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태권도부 회장 한승엽(경영 12) 학우를 만났다.

태권도부는 1993년 청년 심산의 신체 단련과 정신 수양의 욕구를 수용하고 청년 심산의 기백을 살리기 위해 설립되었다. 동아리 설립 이전에도 한국 대학 최초의 태권도부로서 성균관대학교 태권도부가 존재했으나 지금까지 명맥이 이어져 오는 태권도 동아리의 실질적 창설일은 1993년이다. 당시 태권도부는 이른바 선수라고 불리는 태권도 특기생이 태권도의 명맥을 이어 왔고 1993년 재학생들이 동아리를 창설하면서 일반 학우가 함께 활동하는 지금의 태권도 동아리가 되었다.

"우리 동아리는 태권도의 정기적인 수련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고 예의·인내·극기·염치·백절불굴의 태권도 정신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매일 저녁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정기적으로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으며 11월에 있는 전국대학태권도동아리선수권대회(이하 전동)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을 가시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수련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부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 2회 이상의 훈련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운동은 주로 태권도 발차기 기술과 겨루기 기술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운동을 통한 전반적인 신체능력과 운동능력의 향상을 꾀하고 있습니다. 태권도를 지도하는 다섯 명의 부원은 모두 태권도부의 선배 부원들인데, 태권도 선수단의 훈련을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효과적인 훈련 방법을 배워서 부원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태권도부는 따로 이름이 없습니다. 가천대학교의 무사태부나 강원대의 한수회, 국민대의 태랑과 나래와 같은 대부분의 다른 태권도 동아리와는 차이가 있죠. 저도 처음에 왜 이름을 안 쓰는지 의문이 들어 선배님께 여쭤본 적이 있는데 그때 선배님께서 아무래도 튜닝의 끝은 순정이며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멋진 것이 아니겠냐고 답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특별한 이름을 사용하는 것보다 '태권도부'로 학우 분들께 알려지는 것이 우리 동아리가 어떤 곳인지 가장 간결하고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따로 이름을 쓰고 있지는 않습니다."

"태권도부의 제일 목표는 11월 전동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입니다. 사실상 우리 동아리는 매년 개최되는 전동을 위해 1년을 오롯이 투자합니다. 전동은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 태권도 동아리가 참가하며 참가 인원이 1,500명 이상인 매우 큰 대회입니다. 겨루기랑 품새 두 가지 파트로 나눠서 진행되며 일반 태권도 대회랑 똑같이 진행됩니다. 전동을 위한 특별훈련의 목적으로 외부의 선수단 운동을 동아리 훈련 프로그램에 적용하기도 하고 전·현직 태권도 선수분으로부터 태권도를 사사하기도 합니다. 연세대나 한성대, 성균관대 자과캠의 성무회와 같은 다른 태권도 동아리와 주기적으로 교류하며 실력을 가늠해보기도 합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가장 최근에 개최된 전동에서 부원 중 한 명이 메달을 목에 건 경험이 있고 그 이전에도 많은 부원들이 메달을 수상했습니다."

한승엽 학우는 우리 학교에 입학하고 한국적인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 태권도부에 입부했다고 한다. 한승엽 학우처럼 태권도가 좋아서 태권도부에 들어오고 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부원도 많지만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좋아서 태권도부에 애정을 갖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한다. 태권도를 매개로 맺어진 인연이 선사한 추억이 그들이 동아리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태권도부의 대표적인 특징은 체계적인 동아리 운영과 가족 같은 분위기, 그리고 재학생과 졸업생 선배님들 간의 끈끈한 유대관계, 다양한 동아리 구성원 등이 있습니다. 태권도부는 재학생 구성이 학년, 성별, 국적을 망라하고 무척이나 다양해 동아리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많은 교환학생 분들이 태권도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 동아리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가에서 오신 분들이라 태권도를 배움에서 진행 방식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그 친구들이 태권도를 통해 한국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보람의 가치가 큽니다. 부원들과 함께 땀 흘리며 많은 시간을 함께해서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동아리만의 특별한 문화가 있는데 신입생 환영회를 '착복식'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도복을 입고 하는 행사로 신입생들에게 의미 있는 태권도부에서의 첫 활동이 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운동 동아리이다 보니 활동 하면서 힘들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지만 태권도 이외에 여러 다른 활동을 하고 있어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태권도부는 매년 개최되는 전동 출전을 위한 훈련 활동 이외에도 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들만의 자랑이라 당당하게 자부하는 특별함은 무엇일까.

"우스갯소리로 태권도부는 봉사 동아리보다 봉사를 많이 하고 여행 동아리보다 여행을 많이 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언제든지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농활이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태권도부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농활에 참가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두 차례 농활에 참가했는데 두 번 모두 충주의 원대곡 마을에서 농활을 했습니다. 비록 몸은 많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동아리 부원들과 경험했던 소소한 일들이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4박 5일간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부원들과 끈끈한 우정의 시간을 보냈죠. 재능기부 봉사도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활동입니다. 지금도 종종 멘토링을 했던 친구들과 연락하면서 저희가 베푼 작은 정성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 밖에도 동아리 내에서 독서 스터디를 구성하기도 하고 맛집을 탐방하기도 하면서 부원들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대학 시절 동안 부원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승엽 학우는 앞으로 진행하고 싶은 목표가 있냐는 질문에 16학년도 신입생들과 재학생 모두가 태권도부로 말미암아 최고의 한 학기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20살의 경험과 추억을 태권도부와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하러 들어왔다가 사람이 좋아서 남는 태권도부입니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원하신다면 지금 바로 태권도부의 문을 두드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