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서 깨어나다, <br>경영대 밴드 파란(破卵)

알에서 깨어나다,
경영대 밴드 파란(破卵)

  • 347호
  • 기사입력 2016.05.14
  • 취재 정호윤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8128

전신을 울리는 베이스와 눈과 귀를 사로잡는 환상적인 기타솔로,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주는 시원한 보컬이 있는 곳! 대학 생활의 낭만이자 꽃 락 밴드! 밴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가족 같은 분위기의 경영대학 밴드 파란(破卵)을 취재하기 위해 박준영 학우(경영학과 15)를 만났습니다.

파란은 1999년 경영대에서 밴드 음악을 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창립했으며 현재 18년째를 맞고 있다. 파란은 매년 새내기 배움터 공연, 신입생 환영 공연, 축제공연, 신입생공연, 정기공연, 연말공연 등 다양하고 많은 공연을 선보인다. 경영대학 새내기 배움터나 오리엔테이션에 가서 밴드 홍보를 겸한 공연을 하고 3월 둘째 주 경영관에서 동아리 홍보부스를 운영할 때 신입 부원을 모집한다. 이런 공식적인 모집 외에도 파란의 문은 항상 열려있으며 신입생, 재학생 상관없이 음악을 사랑하고 열정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부원 모집이 끝나면 3월 말과 4월 초 사이에 신입생 환영공연을 한다. 선배들이 신입부원들을 환영한다는 의미의 공연이지만 부원들뿐 아니라 다른 학우들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희망하는 악기 세션을 정한 신입부원들은 선배들과 멘토 멘티를 맺어 악기를 지도받는다. 악기 스터디는 1학기 동안 멘토 멘티 서로 시간을 내 진행한다. 1학기가 끝나면 7월에 있는 신입생공연을 준비하게 되는데 파란 내부에서 소규모로 팀을 나눠 하고 싶은 곡을 선택하고 팀끼리 연습한다. 팀은 신입부원과 기존부원이 섞여서 균형 있게 구성된다. 합주는 주로 경영관 지하 3층에 있는 파란 동아리방이나 우리 학교 인근에 있는 에픽 합주실, 애플 합주실에서 팀원들끼리 실시한다. 공식적으로 정해진 시간은 없고 팀별로 시간을 조율해서 개별적으로 합주시간을 정한다.

합주를 충분히 한 후 공연 일주일 전에는 공연에 참가하는 모든 부원들이 모여서 서로의 곡을 듣고 피드백과 평가를 하는 총 합주를 한다. 이때 부원들은 피드백 받은 부분을 개선하고 남은 일주일 동안 열심히 연습해 공연의 질을 향상시킨다. 신입생공연이 끝나고 2학기가 되면 정기공연, 연말 공연 그리고 명륜 락밴드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타 밴드들과 연합공연을 한다. 파란의 주된 공연 장소는 혜화동 로터리 방향 국민은행 근방에 있는 에픽 153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니 인근에 사는 성대 학우들은 관람해보길 바란다.

파란은 매주 화요일마다 그 주의 안건에 대한 회의나 회계보고를 하는 총회를 열고 뒤풀이 술자리를 가진다. 회의가 짧게 끝날 때는 10분, 안건이 많고 의견 차이가 있어 회의가 길어질 때는 1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총회 후 뒤풀이는 파란의 주된 친목의 장이다. 매년 4월 말과 11월 말경에는 총 엠티를 가는데 시간이 되는 고학번 선배들과 활동기수들이 전부 참여한다. 여름방학에는 신입부원들끼리 기 엠티를 간다.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11월과 12월 사이에는 경영인의 밤이라는 경영대학 행사의 이름을 딴 파란인의 밤이라는 행사를 진행한다. 1기 창립 멤버를 포함한 모든 선배들을 불러모아 술자리를 가지고 친목을 다지는 행사를 하는데 참석률이 높아서 거의 모든 기수의 선후배 간 사이가 돈독하다. 이때는 번호가 써있는 팸플릿을 나눠주고 추첨해서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하는데 올해에는 수면 양말, 텀블러 등을 상품으로 나눠주었다.



보통 밴드에 들어가면 악기를 필수적으로 구매하는 일이 많은데 파란은 졸업할 때 선배들이 자기 악기를 기증하는 편이라서 개인 악기의 소장이 필수가 아니다. 동아리 방에는 드럼과 키보드를 비롯한 여러 악기들이 갖춰져 있어 동아리 방에서 합주할 수 있다. 악기 구매에 큰돈이 들지 않는 점과 합주실 대여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파란만의 장점이다. 파란 부원들은 매월 약 만 원정도 회비를 내는데 악기 보수 및 구매, 공연장 대여비 등으로 쓰인다. 동아리 창립 초기에는 헤비메탈 장르의 음악을 주로 했으나 현재는 어쿠스틱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를 커버하는 편이다. 서로 좋아하는 음악성향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다는 점은 락 밴드 고유의 장점이다.

임원진들은 회장 한 명과 부회장 세 명으로 구성되어있다. 부회장들은 각각 악기 부장, 회계부장, 기획부장의 직책을 맡고 있다. 악기 부장은 악기들 유지 관리를 책임지고 회계부장은 부원들의 회비를 관리하고 한 달에 한번 총회 때 회계보고를 한다. 기획부장이 하는 일이 가장 많은데 각종 행사들의 장소 예약이나 총회를 위한 강의실 공간예약을 도맡아서 한다. 매년 5월에 신입 기수에서 기짱과 부기짱을 뽑는데 이들은 회장을 도와 신입 기수들을 책임진다. 10월 말에는 회장 선거가 있는데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기짱 부기짱이 그대로 회장 부회장이 된다.

"첫 공연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그때 너무 떨려서 눈을 감고 불렀거든요 지금도 많이 떠는데 그때 생각하면 내가 정말 어렸다는 것을 느낍니다. 공연 준비할 때는 너무 힘들고 공연하는 것도 너무 긴장되는 데 막상 공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리듬 타면서 즐기게 돼요. 그게 재밌고 그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정말 뿌듯해요. 공연한다는 것은 마약이나 다름없는 것 같아요. 공연을 한번도 안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밖에 안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이 끝나면 내가 더 발전해야겠다는 욕구도 생기고 다른 친구들이 공연 할 때 마다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정말 기쁩니다."



"저희는 모두 즐거울 수 있는 공연을 추구해요. 밴드는 모두가 빛나는 공연을 할때 멋진 밴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나의 큰 불빛에 그림자가 지는 것보다는 여러 개의 작은 불빛이 모이는게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모든 이는 알에서 깨어나는 시기가 있죠. 모두가 알에서 깨어나 빛을 낼 때까지 서로 도우며, 서툴지만 음악이란걸 하고 있는, 저희는 경영대 밴드 파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