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흥취가 있는 곳 <br>프랑스어문학과밴드 불문율

음악과 흥취가 있는 곳
프랑스어문학과밴드 불문율

  • 353호
  • 기사입력 2016.08.12
  • 취재 정호윤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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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비틀즈, 롤링스톤즈 등의 그룹과 함께 태동해 뭇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젊음의 상징이 된 락. 세계적인 뮤지션들도 친구들과 같이 만든 조그마한 밴드에서 음악생활을 시작한 경우가 많으며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직업으로 또는 취미로 수많은 인디 밴드들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 학교 프랑스어문학과에도 밴드 하나가 음악을 즐기며 친목을 나누고 있다. 프랑스어문학과 밴드소모임 불문율을 취재하기 위해 한용운(프랑스어문학 15)학우를 만났다.

불문율은 프랑스어문학과 99학번 학우가 음악과 악기를 좋아하는 00, 01학번 친구들과 락밴드를 결성했다. 2000년에 출범해 15년째를 맞고 있다. 불문율은 불어과의 음율이라는 뜻으로 프랑스어문학과라는 정체성을 잘 드러내주는 밴드이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불문율의 구성원들은 모두 프랑스어문학과라는 끈으로 뭉쳐있다. 우리 학교 인문대는 학부제특성상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기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하기위해 가전공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과가 없는 1학년들에게 가전공을 임의로 부여하고 2학년 때 그 전공으로 전공 진입한 선배들 또는 전년도에 가전공이었던 선배들과 교우를 나누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불문율의 구성원들은 모두 프랑스어문학이 가전공이었거나 실제 전공인 사람들이다. 인문대학은 새터를 가면 가전공끼리 조를 짜는데 불문율은 거기서 새로 들어온 프랑스어문학과 친구들을 대상으로 동아리 소개를 하고 부원들을 모집한다. 불문율에 들어가려는 사람은 학년 초 프랑스어문학과 과방에 있는 화이트보드에 희망하는 소모임을 쓸 수 있다. 거기에 이름과 희망하는 세션을 쓰면 된다. 보컬 희망자는 과거에 오디션이 있었으나 불문율은 친목을 중시하는 밴드라는 것을 고려하여 지금은 하지 않는다.

음악 밴드 동아리답게 공연과 연습을 하면서 1년을 보낸다. 우리 학교 대부분 밴드는 1년에 봄, 여름, 가을 3번 정도 공연 하는데 불문율은 여름 가을 두 번 한다. 여름 공연은 여름 방학 중 7월 말에 하고 가을 공연은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진행한다. 불문율은 다른 밴드보다 공연 한 번을 덜 하는 대신 총회라는 행사가 있다. 총회는 신입 부원들이 동아리 선배들 앞에서 지금까지 연습한 곡을 공연하는 연주회다. 처음 신입 부원들이 들어오면 3, 4월 동안 선배들이 악기를 가르쳐주고 난이도가 적당하고 재밌는 곡으로 미션 곡을 준다. 이 곡을 신입부원들끼리 팀을 짜서 세션을 모으고 합주를 해 5월 초에 있는 총회 때 발표 공연을 하는 것이다. 이 때는 졸업한 고학번 선배들도 모두 와서 응원과 호응을 해준다. 총회가 끝나면 선배들과 후배들이 모두 모이는 술자리를 갖는데 이것이 1년에 한번 모든 기수가 모이는 친목행사이다. 3, 4월에 진행하는 악기 스터디는 불문율이 모이는 매주 목요일이다. 학교 근처의 합주실을 대여해서 진행하거나 프랑스어문학과 과방에서 진행한다.

총회 이후 기말고사가 끝나면 여름 공연을 준비한다. 여름 공연과 가을 공연은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세션을 기수끼리 팀 몇 개를 구성하여 진행한다. 공연마다 신입 기수 팀과 메인인 2학년 기수팀, 고학번 선배팀을 다 합쳐 약 대여섯 팀이 나오고 이들끼리 공연을 준비한다. 팀끼리 회의를 해 공연에서 보여줄 곡을 선곡 한 후 회장에게 알려 다른 팀과 겹치는 곡 등을 조정한다. 선곡이 끝나면 약 한달 동안 세션들 각각 악보를 사거나 만들어서 개인 연습을 시간을 가진다. 충분히 개인 연습이 되면 공연 약 한달 전부터 팀원들끼리 되는 시간을 맞춰 합주실을 빌려 곡 연습을 한다. 초기에는 과방에 드럼이 있어서 거기서 연습하거나 성균 마당을 대여해 합주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지금은 학교 근처 합주실에서 하는 편이다. 합주하는 팀들은 불문율 페이스북 페이지에 합주 예정 시간을 알리고 그 때 시간이 비는 선배들이나 동기들이 와서 합주를 구경하고 피드백을 준다. 곡 연습을 하고 나면 공연 일주일 전에 실제 공연하는 것처럼 세 시간 동안 합주실을 빌려 총합주라는 것을 하고 부족한 부분을 다듬어 공연에 서게 된다. 공연에서는 20~25곡 정도를 한다. 기수별로 곡 배분은 메인이 제일 많이 한다. 선배들과 새내기가 나머지를 채우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수 간에 곡 수가 많은 차이 없이 비교적 균등하게 배분된다. 합주 중에도 목요일은 다 같이 만나서 친목을 위한 술자리를 갖는다.

여름 방학이 끝나면 신입생들은 인문대, 사과대, 경제대 밴드와 1학년들만 참여하는 연합공연을 한다. 2학년들은 가을 공연시즌이 되기 전에는 공식 행사가 없어 1학년들이 합주하는 것을 봐주는 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연합 공연은 밴드마다 몇 곡씩 하고 밴드 간에 멤버를 섞어서 또 몇 곡씩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때 다른 밴드 사람들도 만나면서 친목을 다질 수 있다. 가을 공연은 11월에 있는데 여름 공연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짱은 5월에 있는 총회 때 그 기수끼리 의논하고 투표하여 선출한다. 많은 성대 내 동아리들이 기짱과 부기짱, 총무로 구성된 임원진들이 있는데 불문율은 기짱이 혼자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짱 외에도 메인기수 때 선배들과 동기들이 논의해서 회장을 선출하는데 불문율 회장은 율짱이라고 부른다.



“저희 불문율 1기 선배님부터 신입생까지 다 통틀어서 세션별로 제일 잘하는 사람을 모아서 드림팀으로 공연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물론 제가 뽑히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런 멤버로 공연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바쁜 직장인 선배들도 있어서 현실적으로 실현은 어려울 것 같지만요.”

불문율은 프랑스어문학과라는 과가 기반이 되어있는 밴드이기 때문에 다른 밴드에 비해 모든 구성원들의 우정이 더욱 두텁고 서로서로 친목을 사랑하는 밴드라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 7월 31일에 있었던 여름 공연에 못 갔다면 이번 가을에는 새내기 연합공연이나 불문율의 정기공연에 구경 가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