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유일무이 <br>금융공학도가 되는 길 FR

성균관대 유일무이
금융공학도가 되는 길 FR

  • 357호
  • 기사입력 2016.10.13
  • 취재 정호윤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11431

금융공학이란 금융 자산 및 금융파생상품을 설계하고 가치를 평가하며, 금융기관의 위험을 관리하는 등 제반 금융 문제를 수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해결하는 첨단 학문을 말한다. 금융공학의 특징은 재무학, 통계학, 수학, 계량 경제 등 여러 학문 분야가 어우러졌다는 것이다. 이런 금융공학은 다양한 금융 상품 개발과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 (시사경제용어사전, 기획재정부, 2016. 10, 대한민국정부)

이런 금융공학은 파생상품을 만들 때 자주 사용된다. 파생상품이란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 상품에 비해 채권ㆍ통화ㆍ주식ㆍ원자재 등 기초자산을 응용하여 다양하게 만든 금융상품을 말하는데 이를 합리적으로 구성하려면 다양한 학문이 어우러진 금융공학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이다. 우리 학교에도 이런 금융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유일의 금융공학학회 FR을 취재하기 위해 허주희(글로벌경영 14)학우를 만났다.

금융공학학회 FR은 2005년, 학교에 관련학회가 없는 상황에서 금융공학을 공부하고 싶은 00학번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단체이다. 현재 경영대학 최종범 교수의 지도 아래 22기째를 맞고 있다. 우리 대학에는 다양한 금융관련 동아리가 있는데 대부분 기업을 분석하거나 주식을 공부하는 등의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하지만 FR은 유일하게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상품이 아닌 파생금융상품과 금융공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한다. 금융상품에는 주식, 채권, 부동산과 예금 등을 다루는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기초 자산을 응용하여 투자자들에게 폭넓은 위험 헤지(hedge) 기회를 주는 파생금융상품이 있다. 대표적인 파생금융상품에는 선도, 선물, 옵션, 스왑 등이 있는데 FR은 이런 여러 가지 파생상품을 구성하는 이론과 실제 구성된 파생상품을 분석하면서 공부한다. FR은 ‘Financial Rainmakers’ 의 약자로 'Rainmakers'는 영업실적우수자, 사업을 잘하는 사람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경영과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Rainmakers란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통한다. 따라서 FR은 금융계에서 금융공학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 이익을 창출하는 사람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FR은 두 학기와 그 사이의 방학 기간을 의무 활동 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FR의 주된 활동은 스터디와 세미나가 있다. 처음 신입 부원이 들어오면 월요일과 화요일 중 자신이 희망하는 요일에 스터디를 하고 수요일 날 FR의 모든 부원들이 모여서 세미나를 한다. 스터디는 책 두 권을 공부한다. 하나는 John C. Hull의 선물 옵션 투자의 이론과 전략이다. 한국어 버전으로 파생상품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하고 정석적인 책이다. 우리학교 파생상품론 수업에서 쓰이기도 한다. 이 책으로 학회원들은 선도, 선물, 옵션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익히고 다양한 이론들을 학습한다. 나머지 하나는 영어 원서인데 매 학기 학회원들이 공부하길 희망하는 책을 정한다. 이 책으로는 파생상품들의 수학적인 해석과 실제로 금융시장에서 팔리는 상품들을 분석하는 등 실전감각을 기른다. 스터디가 있는 날에는 일단 스터디 할 내용을 미리 읽고 예습한다. 스터디 시간에는 내용을 정리 해보면서 이해가 안가는 내용, 더 궁금한 내용, 더 이야기 해보고 싶은 부분들을 서로 토론하고 설명하며 내용을 숙지한다. 월요일과 화요일스터디에는 각각 스터디를 이끌어가는 한 학기 선배인 스터디장이 있다. 보통 7~8명이 한 조로 스터디를 하는데 스터디장은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신입부원들에게 묻고 질문을 받아 신입 학회원들이 스터디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스터디는 6시 반에 시작하며 커리큘럼에 따라 챕터 별로 공부해서 끝나는 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으나 보통 3시간정도 걸리는 편이다.

수요일 세미나 때는 발표자 두 명이 그 주 스터디 때 했던 내용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파트에 대해 더 조사해온 후 이해한 것을 발표한다. 스터디 때 서로 토론했음에도 풀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도 한다. 또는 관련 업계에 진출한 학회 선배들을 섭외해서 실무에서 실제로 학회에서 공부했던 금융공학을 어떻게 쓰는지,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강연을 듣고 그와 더불어 인생 선배로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만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번 학기에는 금융권에 진출한 선배 5명을 섭외해서 5주동안 각각 선배의 강연을 듣고 금융공학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는 6시부터 9시까지 세시간을 진행하며 선배들의 강연이 있는 날은 시간 발표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세미나가 끝나면 공식적인 뒤풀이를 가져 친목을 다진다.

금융공학이라는 것이 생소하고 어려운 학문이라 지원을 망설이는 학우들이 있는 것 같지만 기본지식은 학회에 들어와서 배워도 무관하다고 FR 학회장은 전한다. 보통 학회에 가입하는 학우들이 직업으로 금융계를 희망하고 학과도 경영이나 경제학과가 많아 제반 지식을 갖춘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상경계가 아닌 다른 학과에서 가입하면 학회 초기에는 내용을 어려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금융공학 공부를 따로 해올 필요는 없으며 학회에서 다 같이 공부하며 익히면 처음엔 어려워도 차차 극복해나갈 수 있다. 올해에도 신문방송학과, 수학과, 교육학과 등 비상경계열 학우들이 많이 가입했지만 스터디 때 선배들이 해주는 설명도 듣고 다른 학우들이 같이 도와주니 지금은 어려움 없이 학회 활동을 잘하고 있다고 FR학회장은 설명한다. 회장과 부회장을 포함한 운영진은 방학이 시작되기 전 학기 말에 투표로 뽑는다. 스터디장은 월요일과 화요일을 담당할 2명을 뽑는데 후배들을 이끌어야하는 만큼 열정 있는 사람 또는 실력이 출중한 사람 등이 맡는다. 방학에는 스터디는 생략하고 수요일 세미나만 진행한다. 보통 방학세미나를 5, 6번을 하는데 일정이 많아 매주 스터디는 하지 않는 대신 특별 세미나라는 행사가 있다. 특별 세미나란 실제 금융계에 종사하는 선배들과 함께 모여서 세미나를 하는 것이다. 수요일 세미나처럼 책이나 자료를 보고 발표를 듣고 토론을 하는데 금융에 대해 잘 아는 선배들이 있다보니 더 특별한 책, 더 어려운 부분을 선정해서 세미나를 진행한다. 특별 세미나는 발표자가 평소보다 어려운 내용을 가지고 발표를 하는데다 선배들도 많아 발표자의 부담감과 역할이 막중하다. 특별 세미나는 방학 중 두 번, 매 학기마다 한 번씩 있으며 주말 오전 11시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진행된다.

방학 중에는 총회라는 행사도 있는데 FR을 설립한 00학번부터 신입생까지 모두 모여 친목을 다지는 자리이다. 술집에서 선배를 만나 인사를 드리며 안부도 주고받고 신입생을 소개한다. 방학 때 진행해서 운영진이 선출되고 처음 하는 일이 총회를 진행하는 일이다. 선배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날짜를 조율하여 최대한 많은 선배들을 모시려고 한다.



FR은 매 학기 초 현수막 설치, 포스터 게시, 강의실 홍보 등을 통해 학회를 알리고 경영관 1층 내부에서 일주일 동안 리크루팅 부스를 운영하여 학우들에게 학회에 대한 설명을 한다. 그 후 가입 희망자들은 자기소개서와 지원서를 제출해 1차 서류심사를 받으며 이를 통과하면 2차 면접을 보게 된다. 서류에서는 금융관련 지식이나 개념 등은 전혀 요구하지 않으며 지원 동기를 위주로 자기소개서를 검토한다. 면접 때는 지원서를 바탕으로 질문하고 관련 지식을 요하는 문제를 하나정도 물어본다. 하지만 단순히 어느정도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이며 잘 대답한다고 합격 하는 것도 아니고 대답을 못한다고 불합격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열정을 보려는 과정이라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신입 학회원들을 총 10명 안쪽으로 모집한다.

“명륜에 금융동아리가 3개 정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를 제외한 둘은 주식 관련해서 기업분석 등을 하는데 저희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금융공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인원이 소수라서 선배들을 만날 기회도 많고 대규모 동아리에는 없는 끈끈함이 있습니다. 저희 학회에는 멘토링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학회 연락처에 역대 선배님의 학과랑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 부서 등이 기재되어있습니다. 어떤 회사나 부서에 관심이 있으면 그 선배님에게 연락 드리고 찾아가서 얘기 들을 수 있습니다. 편하게 얘기하고 술을 마시면서 그 직장이 진짜 어떤지 그 부서가 어떤지, 공채설명회에서는 들을 수 없는 값진 설명과 경험들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선배들께 맛있는 것도 얻어먹을 수 있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자영업, 금융 감독원, 한국은행을 포함한 대부분의 은행, 대기업 재무팀 등 다양한 회사에 선배님들이 진출해 계십니다. 자신은 면접을 어떻게 봤는지 어떤 부분을 어필해야하는지 직접 프린트해서 나눠주시는 등 후배들에게 관심도 많으십니다. 그 분들도 자기가 학회 활동을 할 때 멘토링을 받았기 때문에 귀찮아하지 않고 오히려 후배들이 찾아올 날을 기대하고 계셔서 서로 즐거운 자리가 됩니다.”



“금융권과 대기업, 창업,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선배님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금융 공학이라는 어려운 공부를 치열하게 공부하며 토론해보고 싶은 분들이 FR에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선배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거의 학회활동의 절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사도 활발해서 다른 학회보다 규모가 작다고 아쉬운 부분도 전혀 없습니다. 금융공학이 어디서 쉽게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닙니다. 금융권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많이 쓰이는 학문인데 동기, 선배들과 함께 공부할 기회는 흔하지 않을 겁니다. 다른 학교도 금융공학을 공부하는 학회는 별로 없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유일의 금융공학 학회에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