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 사회과학대 밴드, 헤게모니

  • 412호
  • 기사입력 2019.01.26
  • 취재 김보련 기자
  • 편집 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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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소설을 본 적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밴드 동아리를 꿈 꿔 봤을 만하다. 가슴이 울리고 귀가 즐거워지는 음악, 내 안의 흥을 폭발시키는 데에 이보다 더 적합한 활동은 없을 것이다. 빛나는 청춘을 연주하는 밴드, ‘헤게모니’의 26기 기짱 김소영 학우(사회과학계열, 18학번)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헤게모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헤게모니는 사회과학대 소속 소모임 밴드입니다. 헤게모니는 1993년도에 신문방송학과에서 창립된 락밴드로, 2018년도 현재 우리학교 명륜, 율전 캠퍼스에서 활동하는 모든 밴드들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1993년도 창립 이후 1997년도에 노래패 아우성과 분리되어 2001년도부터 사회과학대 자치단위로 승격된 뒤, 현재까지도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헤게모니는 영어단어 ‘Hegemony’로, 패권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락밴드답게 락 노래를 많이 공연하긴 하지만, 현재는 락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조화롭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헤게모니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그동안의 스터디는 인원이 적기도 했고, 2016년도부터 2018년 1학기까지는 잠시 독립소모임이 되었을 때라 작은 합주실을 빌리거나, 저희의 아지트처럼 아끼는 학교 근처 카페 ‘동우네’, 또는 정문에 있는 청룡상 근처 벤치에 앉아서 스터디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학기부터는 자발적으로 소모임실에 모여 서로 피드백을 해주며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기모임은 대부분 학교 강의실을 빌려 진행했고, 사실상 밴드는 정기모임이 거의 합주라서 합주실에 모여 그 날 합주가 끝날 때까지 기다립니다. 합주가 끝나면 합주실 밖에서 동그랗게 모여 피드백을 한 뒤 뒤풀이를 합니다.


헤게모니는 현재 30명 정도로 소규모 인원이 소속되어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더 적어서 비정기모임이 많고 그게 더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것 같아요. 가고 싶은 사람끼리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고, 번개를 하고, 생일파티도 해주고, 뒤풀이를 하다가 갑자기 바다로 훌쩍 떠나기도 하고, 확실히 공연기간이 아닐 땐 친목활동이 잦은 동아리랍니다. 처음에 낯을 가리다가도, 친해지고 나면 흥이 넘쳐나면서 그렇지 않았던 부원들도 어느새 스며들어 어울리게 되고, 서로서로 더욱 의지하는 그런 동아리가 된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꼽아본다면?


모두 간 것은 아니지만, 2학기 각 세션별 스터디가 끝나고 뒤풀이할 때가 있었어요. 다들 피곤해서 많이들 집에 갔는데 몇 명은 모여 밥을 먹으며 소소하게 뒤풀이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야기에서 갑자기 바다가 나왔고, 누군가의 ‘바다갈래?’라는 질문으로 갑자기 떠나게 되었어요. 저는 그렇게 갑작스러운 여행은 겪어보지 못해서 진짜로 갈 줄은 몰랐는데 어느새 지하철에 몸을 맡기고 가는 중이더군요. 도착 해서 저희끼리 불꽃놀이할 것과 폭죽을 사서 바다에서 열심히 놀았고, 사진도 찍고 모래에 낙서도 하며 말 그대로 ‘청춘’처럼 놀았습니다. 다음날 잠도 별로 못 자고 수업에 가느라 힘들었지만 아직도 생생히 뇌리에 박힌 거를 보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인 것 같아요. 여행은 계획을 짜고 대충 예상하며 가지만 갑자기 떠나는 여행은 고되지만 더 인상 깊잖아요. 특히 대학와서 하는 허락받은 자유로움처럼 느껴진달까. 고등학교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탈이어서 수년후에는 이 기억으로 살아갈 것 같아요.


▲스터디 뒤풀이로 떠난 바다여행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건 여름 TR인 것 같아요. 2018년 헤게모니 행사 상 가장 다수가 참여한 여행인 것 같은데, 그래서 기대도 컸던 것 같아요. 계곡에서 서로 벌칙으로 물 먹이고 게임하고 이런 게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고기를 구우면서 서로 먹여주고 같이 준비하며 가족같은 분위기를 느끼기도 했고, 기발하고 웃긴 게임들도 많이 준비하고 팀 대항전을 하면서 경쟁하기도 하면서 재밌었던 기억밖에 없는 것 같아요. 1박 2일인게 아쉬웠지만, 아쉬운 사람들끼리는 바로 앞에 있는 숙소로 가서 하루 더 놀다 왔어요. 남은 6명정도의 부원끼리 직접 요리도 하고 같이 tv를 보면서 수다를 떨고 레저스포츠도 즐기면서 남은 아쉬움을 몽땅 해결했답니다. 그 날은 모두 피곤했는지 거의 전멸해서 12시가 되기도 전에 잠들었더라고요. 저랑 전 기짱님만 남아서 고량주를 마시면서 진지한 얘기를 한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 다들 조금씩 일어나고 나서 저희 트레이드마크인 불꽃놀이를 하러 나갔습니다. 여기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 나왔어요. 서로를 쳐다보면서 불꽃놀이를 하는 모습인데 행복해보여서 아직까지 저의 헤게모니 베스트 사진이랍니다.

▲여름 TR 당시 불꽃놀이 사진


◉헤게모니 부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수선관 별관 62514가 저희 소모임실입니다. 저희만 쓰는 게 아니라 수선관 그 밴드, 아우성이라는 다른 소모임과 같이 사용해서 헤게모니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헤게모니 옷은 검은색 후드티에 독보적인 빨간색 항공점퍼랍니다. 언제 어디서든 서로를 알아볼 수 있죠. 등판에는 헤게모니 로고가 멋있게 박혀있어 저희 항공점퍼 본 학우들은 모두 멋있다며 칭찬한 옷이랍니다. 헤게모니는 보컬만 오디션을 따로 보고 세션은 조건이 없습니다. 악기를 다룬다면 좋겠지만 저도 작년에 기타를 처음 잡았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만 있다면 누구든 환영입니다. 모집일시는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공청회 전후로 잡힐 것 같습니다. 이번년도부터는 바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쩜오기, 쩜팔기 등의 이름으로 어떤 시기에라도 가입이 가능하니 공연시기만 아니면 언제든 대환영입니다.


◉마지막으로 신입생, 동아리 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동아리가 그저 사람들 만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저장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선배들한테 고마운 감정이 커요. 17학번 선배들은 대학에 와서 후배들을 처음 맞이하는 것이고, 밴드도 이끌어가면서 신입생도 챙겨야하고 힘들었던 부분도 많았을텐데 티내지 않아준 것도 고마워요. 고학번 선배들은 선배들 나름대로 자신의 진로도 바쁠텐데 매번 새로운 후배들 들어올 때마다 어떻게 대해야할 지 고민하며 밴드의 기둥이 되어준 것이 너무 고마워요.  저를 포함한 18학번들은 2018년은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밴드가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내기들의 추억을, 그 친구들의 한 해 기억을 우리가 만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선배들한테 받았던 행복만큼 올해 들어올 신입부원들한테도 행복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2019년 끝에서 부원들의 입에서 헤게모니 덕분에 행복했다라는 말이 나오면 행복할 것 같아요. 부끄러워서 직접 얼굴보며 얘기한 적은 없지만, 헤게모니 덕분에 2018년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저희 차례네요. 2019년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