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극예술연구동아리, 성균극회

  • 475호
  • 기사입력 2021.09.12
  • 취재 김나연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4899

“인생에서 찾아야 하는 것은 고귀한 것이 아니다. 근원적인 것이다.”

-그로토프스키



우리가 살면서 인생에서 찾아봐야 할 가치에는 무엇이 있을까? 성공, 안정, 우정 등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열정 역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이번 9월 <동아리탐방>에선 무대 위에서의 연극을 위해 열정을 다하고, 또 관객들에게 열정을 전달해주는 성균극회에 대해 인터뷰해봤다. 인터뷰는 이명요 학우가 맡아주셨다.



◆ 동아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극예술연구회, 줄여서 성균극회입니다. 성균극회는 1946년에 만들어진 이래로 7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아리이며, 극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탐구하는 ‘전문적인 아마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균극회는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연을 만들고 보여주며 연극을 사랑하게 되는 동아리입니다. 동아리 내에 ‘잘못한 것은 없다’라는 모토가 있을 만큼 극을 올리는 과정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지향합니다. 언제나 열려있는 성균극회에서는 누구든 배우도 연출도 스텝으로도 활동할 수 있습니다.


◆ 성균극회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장점?

성균극회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명륜 캠퍼스와 율전 캠퍼스가 통합되어 운영된다는 것입니다. 성균극회에서 캠퍼스 구분은 무색합니다. 각 캠퍼스에서뿐 아니라 두 캠퍼스 모두를 아우르며 활동 하게 되니 명륜, 율전 할 것 없이 넓고 뜻깊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 흔히 ‘배우’로 활동하기 위해선 좋은 연기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기력 말고도 배우가 가져야 할 자질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연기력을 제외하고 배우가 가져야 할 자질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용기’인 것 같습니다. 연극을 올리기 위해서 배우는 감정적으로나 행동적으로나 자신에게 가장 잘 다가오는 표현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관객 앞에서도 능숙하고 원활하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는데요, 아마추어로서 연습을 하다 보면 가장 먼저 생각해냈거나 본인에게 익숙한 연기에 갇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상대역이 행동, 말투, 감정을 다르게 표현해도 그 전과 똑같이 반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배우는 용기를 갖고 벗어나야 합니다. 자신감 있게 틀을 부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 보면 배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 ‘좋은’ 연기, ‘진정한’ 연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연기나 ‘진정한’ 연기라는 것을 섣불리 정의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보는 관객들마다, 특히 연기하는 배우마다 다를테니까요. 그럼에도 하나를 고르자면 ‘관객들을 공감으로 묶을 수 있는 연기’가 하나의 좋은 연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는 자신의 연기가 어떤 방향과 의도를 가져야 할 지 고민해야 합니다. 관객들이 자신들만의 상황과 가치관을 넘어 한 장면을 보며 비슷한 이해와 감정을 느낀다면 배우가 자신이 목적한 바를 효과적으로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배우가 의도한 대로 전달되고 표현된 연기가 좋은 연기인 것 같습니다.



◆ 성균극회에서 매년 올리는 극의 대본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나요? 주로 어떤 작품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매년 올리는 대공연의 시작은 연출과 기획 분들이 참여의사를 밝히면서부터 시작 됩니다. 대공연에 대한 공고가 나가고 연출과 기획을 모집합니다. 지원을 받을 때 연출 지원자 본인이 대공연으로 올리고 싶은 극을 선정합니다. 이것은 본인이 직접 쓴 극일 수도 있고, 기존의 극이나 다른 매체의 작품을 각색한 것일 수 있습니다. 연출과 기획이 확정되면 다른 분야(캐스트, 의상∙소품∙분장, 무대, 조명, 음향)의 지원을 받고, 이 인원이 확정되면 그때부터 연출이 캐스트 인원에 맞게 대본을 수정합니다. 이때 인물 수를 줄이거나 늘리기도 하고 서사를 수정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인 트레이닝이 끝난 후 캐릭터를 분석하고 장면을 만들면서 배우들이 설정해온 캐릭터에 맞게 대본이 수정되는 과정을 거치며 최종 대본이 완성됩니다.


◆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구성하는 배우와 작가의 역할에 대해선 잘 알지만, 정확하게 연출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출의 역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균극회에서 연출은 공연에서 가장 중심이 됩니다. 한 연극의 장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런 이유로 가장 바쁘고 할 일이 많습니다. 따로 작가가 없는 경우 작가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연출은 대본을 가져오고, 집필하고, 수정하여 완성하는 역할을 갖고 있습니다. 캐릭터 분석 단계에서는 배우들에게 캐릭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이해를 도와 배우들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합니다. 


연출은 한 장면 한 장면마다 배우의 표현 및 전체적인 장면의 구도를 중점으로 보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진행을 위해 노력하며 장면을 만들어갑니다. 이 과정 속에서 배우의 연기를 코치해 주는 것은 물론 배우나 소품 등의 위치를 정합니다. 스태프진에게 연출의 의도를 설명하면서 조명과 음향은 어떤 타이밍에 어떤 것이 들어가는지, 무대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배치가 되는지, 배우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분위기의 분장을 하는지 등을 각 스태프 팀들과 의논하며 결정하는 역할이 주어집니다.


◆ 코로나19로  공연동아리 활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2020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고 남은 2021년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요?

2020년에는 대공연을 못 올리는 대신 학기 중에 온라인 관극 및 대본 읽기와 같이 온라인 상에서 할 수 있는 여러 대안들을 했습니다. 원래 대공연이 있었던 방학에는 간단한 워크샵을 통해 배우와 기획, 연출이 무엇을 하는지 배우고 체험하는 활동들을 했습니다. 2021년에는 4인 인원제한이 생기면서 주로 팀을 구성하여 소규모 친목을 도모하여 동아리에 친숙해질 수 있고 부원들 서로가 만나볼 활동을 주최했습니다. 현재 여름방학 동안 방역수칙을 준수해가며 대공연을 준비했고 앞으로 남은 올해는 극회의 역사를 돌아보는 활동, 그리고 겨울에 또다시 대공연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 어떻게 하면 성균극회에 들어올 수 있나요? 동아리 모집에 관한 방법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인스타그램(@skku_dramaclub)에브리타임에 가입 공고를 게시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링크되어 있는 폼을 작성하고 회비를 납부하시면 입부가 완료됩니다. 구글폼을 통해 가입을 받는 정기 모집기간이 존재하나, 중앙동아리인 관계로 상시모집을 하고 있으니 모집기간 이후로도 언제든 회장단에게 직접 문의를 해주시면 됩니다.


◆ 학우들에게 한마디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생각보다 연극은 사람들에게 영화에 비하면 그만한 친숙함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연극은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배우의 연기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영화와는 다른 연극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연극을 본 적 없으신 분이라면 소극장에서 연극 한번쯤 관람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새로운 감동을 안겨줄 수 있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연극에도 성균극회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언제든 여기에서 여러분들의 커튼콜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