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모여 하나의 목소리를 내다, 성균합창단

  • 444호
  • 기사입력 2020.05.24
  • 취재 최동제 기자
  • 편집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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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의 손짓에 맞추어, 목소리와 목소리가 만나 화음으로 어우러지는 ‘합창’. 한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합창 공연은 관객들에게 감동과 전율을 선사한다. 오늘 <동아리탐방>에서는 성균관대학교의 역사가 있는 중앙합창동아리, ‘성균합창단’을 만나보았다.

*동아리 소개를 위한 인터뷰는 성균합창단의 명륜 부단장인 김예린(러시아어문학과 15)학우가 응해주었다.

성균합창단에 대한 간단한 소개

안녕하세요! 54년 전통의 성균관대학교 중앙합창동아리 성균합창단입니다.”

성균합창단은 가요, 뮤지컬 넘버, 영화 OST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공연을 꾸미는데, 원하는 스테이지에만 참여할 수 있어 비교적 부담이 적다. 명륜과 율전을 오가며 다양한 연령대와 학과의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정기 공연 외에도 체육대회, 총 MT, ST(여름 MT)/WT(겨울 MT) 등의 크고 작은 친목행사를 함께한다. 뛰어난 노래 실력이나 관련 경험이 없어도, 학번이 높아도 괜찮다! 함께 노래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 누구든 환영한다. 인스타그램(@skchorus_official), 유튜브('성균합창단' 검색) 등에서도 성균합창단을 만나볼 수 있다.


성균합창단의 연습, 공연 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 연습은 매주 화, 목요일 저녁 7시에 이루어진다. 특히 화요일은 전체 단원 참여를 지향하는 '연합 스테이지' 연습이 있는 날이다. ‘명륜-율전-율전-명륜’식으로 번갈아가며 동아리방에 모여서 2시간 전후의 연습을 하고, 이후에는 즐거운 뒤풀이가 있다. 뒤풀이가 어찌나 재미있는지 다음 학기에는 수, 금요일이 공강인 합창단 맞춤형 시간표를 만들게 될 정도다. 공연은 학기마다 한 번, 5월과 11월에 올린다. 중간고사가 끝난 뒤 2주간은 집중 연습 기간으로, 거의 매일 연습이 있지만 따로 노래를 숙지한다면 필참하지 않아도 괜찮다.


정기 공연에서 부를 노래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 공연은 각각 2곡 내외로 구성된 스테이지 여러 개로 이루어지며, 최종 결정권은 각 스테이지의 지휘자가 가지고 있다. 보통 지휘자가 뮤지컬, 가요, 성가 등 스테이지 컨셉트와 그에 따른 후보 곡들을 먼저 정한 뒤, 성비와 분위기, 난이도 등을 고려해 2곡을 고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단원들의 의견을 묻기도 하고, 편곡에 관심이 있는 단원은 원하는 노래를 직접 합창곡으로 편곡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3년간은 단원들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로 앵콜 스테이지를 꾸미기도 했다.


여러 학번이 같이 활동을 하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 편의상 기수가 나뉘어있긴 하지만 나이나 학번에 상관없이 두루두루 친하게 지낸다. 합창을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다들 성품이 부드럽고 배려심이 많은 것 같다. (웃음) 일주일에 두 번 짧지 않은 연습 시간을 함께하고, 시험기간마다 동아리방이나 도서관에 옹기종기 모여 공부하다 보면 저절로 끈끈한 사이가 된다. 특유의 편하고 정 많은 분위기나 공연을 마친 후의 뿌듯함 덕분에 졸업 직전까지도 활동하는 단원들이 많으니 고학번 학우들도 부담 없이 와줬으면 좋겠다.


부르고 싶은 스테이지만 참여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눈치를 주지는 않는지?

>>> 성균합창단에서는 원하는 스테이지에만 서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이라 아무도 눈치를 안 준다. 실제로 본인 역시, 아르바이트와 연습 요일이 겹치는 바람에 입부 후 첫 공연에서 단 한 스테이지에만 오르기도 했다.성균합창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원들의 즐거움이다. 합창단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개인 시간을 포기하지 않도록 절대로 참여를 강요하지 않는다. 노래하고 싶은 날은 참여하지 않는 스테이지 연습에 들러도 좋고, 준비하다가 힘들면 중도 하차해도 괜찮다.하지만 지휘자들의 선곡 센스가 워낙 뛰어나고, 연습 때는 힘들어도 무대에 선 후의 즐거움이 더 큰 덕분에, 오히려 단원들이 자발적으로 가능한 한 많은 스테이지에 서려고 한다. (웃음)


성균합창단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 성균합창단은 상시 모집, 자유가입 동아리다. 때문에, 입부 조건이나 통과해야 할 절차는 따로 없다. 피아노를 연주할 줄 안다면 반주자로도 활약할 수도 있다. 한 스테이지에서는 노래를 부르고, 다른 스테이지에서는 피아노 반주를 맡을 수도 있다.

“언제든 편하게 명륜 학생회관 201호/율전 학생회관 320호 문을 두드려주세요!”


노래를 못하는 사람이 합창단에 들어가도 괜찮을지?

>>>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질문하는 부분이다. 우선, 노래 실력은 정말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실력과는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맞춰가며 하나의 조화로운 목소리를 완성하는 것이 성균합창단이 무엇보다 지향하는 바이다. 그리고 성균합창단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끝이 없는 ‘오구오구’다. 모든 사람들이 언제나 좋은 점을 먼저 찾아 칭찬하고 따뜻하게 격려해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다가도, 절로 목소리가 힘 있어지고 커지면서 자기도 모르던 숨은 실력이 드러나는 단원들도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등교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 갑작스럽게 반 년 가까이 학교 생활은 물론이고, 일상에도 제약이 생겨 많이 답답하고 아쉬울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느라 사람의 온기를 느끼기도 어렵기도 하지만, 긴 기다림 끝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모여 아름다운 하모니를 맞춘다면 분명 더더욱 소중하고 좋은 추억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밝은 모습으로 성균합창단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