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금융 연구의 선두 주자,
류두진 교수의 Global Finance Research Center

  • 557호
  • 기사입력 2025.02.08
  • 취재 임지민 기자
  • 편집 김나은 기자
  • 조회수 3704

경영·경제 학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전공인 재무·금융(Finance)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활용으로 대표적인 다학제 융복합 학문으로 진화하고 있다. 경제대학 Global Finance Research Center(GFRC)는 경제학과 학생은 물론 이공계열 전공자, 금융시장 전문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및 국제 저명 SSCI 편집장(Editor-in-chief)을 참여연구원으로 국제공동연구와 국제 협력(Global Research Platform)을 진행하고 있다. 융복합 금융 연구와 학문 후속세대 양성을 지휘하고 있는 류두진 교수(센터장)의 GFRC에 대해 알아보자.



| 연구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경제연구소 산하 Global Finance Research Center(GFRC)에서는 학부생, 대학원생, 본교 동문(졸업생), 해외석학으로 연구진을 구성하여 재무금융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편이 넘는 국제 저명 SSCI 학술지 논문을 성균관대학교 소속으로 출판하였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해외 저명 기관과 협력하여 융복합 대형 학술 행사를 매년 개최하여, 재학생의 연구발표와 국제 교류 기회를 넓히고 있습니다.


|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파생금융상품시장의 초고빈도(ultra-high-frequency) 주문체결자료를 분석한 시장 미시 구조연구를 국제 협력 연구로 진행하여 Top Journal인 Management Science에 게재하였습니다.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의 기본이 되는 기업의 환경 책임과 법적 시스템의 이슈를 다룬 연구도 Top Journal인 Journal of Business Ethics에 게재되었습니다. ESG 논란(controversies)과 투자자 거래 행태와의 관계를 딥러닝 기반의 자연어 처리 모형을 바탕으로 빅데이터 분석한 학생연구원의 논문은 상위 1% 학술지에 게재되었습니다. 핀테크와 연기금 등 자본시장의 다양한 실무정책적 이슈를 융복합 방법론을 통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 하나의 연구는 어떤 과정과 방법을 통해 진행되나요?

경험이 없는 학생이 스스로 주제를 찾아 경제학 모형을 구축하고, 빅데이터를 가공하여 실증분석을 수행한 뒤, 10,000단어 분량의 SSCI 영문 논문을 혼자 작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많은 경영·경제 대학원생이 졸업할 때까지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GFRC에서는, 지금까지 다른 연구자들이 어떻게 연구를 해왔는지를 숙지하기 위해, 해당 분야의 Systematic Review를 바탕으로 Survey Paper를 작성하는 것을 연구의 시작으로 합니다. 이론을 연구하는 학생은 기존의 연구의 모형을 이해하고 가정을 완화하여 확장하는 것을 시도하고, 실증분석을 연구하는 학생은 기존 논문을 철저하게 replicate하고 비교 · 분석하여 다른 적용 방향을 찾아보는 것으로 후속 연구를 시작합니다. 이런 훈련을 거치면서 과거의 논문 대비, 추가적인 함의를 줄 수 있는 본인만의 논문을 작성합니다. 세상에 없던 혁신적 연구나 세계 Top 저널 학술지에 게재할 논문을 처음부터 시도하기보다는, 국내 학술지부터, 그리고 실무적인 영문학술지나 짧은 Letter 형태의 저널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도록 권장합니다.


|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재무 금융 분야 논문은 순수학술 연구와 실무 정책연구로 나뉘는데, 기계학습 방법론을 기반으로 자산 가격 평가를 광범위하게 살펴보는 대학원생의 학술 연구는 가치평가(valuation) 영역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여 퀀트 금융(Quantitative Finance)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학부생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관한 실무정책 연구를 수행하도록 하였는데, “후분양제와 주택금융 대안: 크라우드펀딩을 중심으로 (한국 증권학회지)”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소비자경보 개선 방안(금융 감독 연구)” 같은 정책 함의가 높은 연구논문을 국내 A급 등재학술지에 게재하여, 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금융감독원에 입사하여 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본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분야의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해당 분야가 어떻게 발전되고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은 본 연구실의 목표가 있을까요?

핀테크와 같은 디지털금융으로 진화하였고, 현재 금융시장은 연구하기 좋은 기술적 진보와 빅데이터가 쌓여있는 곳입니다. 본 연구실의 자문위원인, Stanford University의 Myron Scholes 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재무 금융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모형인 Black-Scholes-Merton 옵션 가격결정 모형의 창시자)가 2022년에 GFRC의 초청으로 우리 대학에서 강연한 내용도 이와 일치합니다. 이에, 탄탄한 경제학 이론을 바탕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방법론에도 능통한 글로벌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국제공동연구와 다학제간 협력 연구를 통해, 재학 중에 저명 학술지에 많은 논문을 게재하여 학계와 업계에서 활약하는 후학을 배출하고자 합니다.


| 연구실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구실 자랑 부탁드립니다.

Lab 형태로 연구실을 운영한 뒤, 총 2명의 박사를 배출하였는데, 양희진 동문은 3년 6개월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곧바로 동국대 글로벌경제 통상학부에 교수(정년트랙)가 되었습니다. 유진영 동문은 2년 만에 박사학위(석박사 통합 4년)를 취득하고, 중-영(中-英) 합작 명문대학인 Xi'an Jiaotong-Liverpool University에 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본교 경제학과에서 학·석·박사학위를 마친 순수 국내파 경제학 박사가 해외 명문대학교에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임용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또한, 학부생이 경제·재무금융 분야 국제 저명 SSCI 학술지에 주저자로 게재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인데, 연구 학점제를 통해 많은 학부생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해외석학의 공동 지도를 받으며 상위급 SSCI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 연구실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나요? 어떤 학생이 연구실에 오면 좋을까요?

논문의 작성과 Revision은 길고 지루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남들이 뭐라든 묵묵히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는 습관적 성실성이 필요합니다. 본인의 연구에 대한 비평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선후배와 동료 연구자의 조언을 바탕으로 연구를 개선해 나가는 데 흥미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 연구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연구에서는 본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으며, 눈치를 보지 않고 정직한 방법으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해 볼 수 있습니다. 돈도 젊음도 언젠가는 사라지지만, 출판된 연구 성과는 영원히 남으며, 논문은 authorship을 가진 연구자 “나의 것”이라는 게 매력입니다.


| 학부에서는 전자공학을 전공하시고, 대학원에서는 금융공학을 선택하셨으며, 현재는 경제학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학문 간의 이러한 변화는 어떤 동기에서 비롯되었는지, 이러한 선택이 교수님의 연구와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경영·경제 분야에서 최근 사용되는 머신러닝·빅데이터 방법론의 기본적인 내용이 이미 27년 전 제가 서울대 전기공학부(전기·전자·제어계측·컴퓨터)에서 배운 것들입니다. 90년대 경제학부에서는 칠판과 분필로 수업하던 때인데, 공과대학에서는 당시에는 혁신적인 초대형 PDP(Plasma Display Panel)로 수업을 들었고, 창의공학설계나 프로그래밍방법론과 같은 학부 과목은 이미 Project-Based Learning(PBL)으로 진행되어, 시대를 앞선 교육 방법론을 배웠습니다. 공과대학에서 배운 문제해결 능력과 실용적인 접근법을 경영·경제학에 접목한다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생 시절 정보통신 암호 및 부호연구실에서 학생연구원을 하였는데, 교수님께 직접 논문 지도를 받고 선배 연구자께 도제식으로 연구의 노하우를 배운 것이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재무경제학과 융복합 학문인 금융공학을 전공하여 교수가 되면, 이러한 공과대학식 Lab을 운영하여 연구하고, 실제 연구와 접목된 교육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 앞으로 연구실이 지향하는 방향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특히 금융공학 분야에서의 새로운 도전 과제나 기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우리 대학에는 학문과 기술의 수준에서 세계 표준에 안착한 이공계열 분야가 상당히 많고 우리나라 제조업과 과학기술 산업 또한 선도적입니다. 반면, 우리 금융과 경제는 세계 표준과 거리가 멀고 금융산업 또한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금융공학은 전통적 금융 이론에 이공학적 방법론이 융합된 분야입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혁명으로 금융공학·핀테크를 바탕으로 단숨에 선진금융시장을 따라잡을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융복합 교육과 훈련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학문 후속세대와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 연구실 졸업생들이 어떤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나요? 연구실에서의 경험이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줬는지 들려주실 수 있나요?

박사 졸업생은 모두 학계에 교수로 안착하였고, 석사 졸업생은 금융연구원과 신용평가사·채권평가사에 연구직/조사역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학부생 연구 학점제를 이수한 학사 졸업생은 로스쿨,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퀀트·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의 연구논문과 관련된 특화된 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금융 현업의 연구보고서와 제안서도 결국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하고 글 쓰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하는데, 논문 게재 경험은 큰 자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 본 인터뷰, 성균웹진의 주요 구독자는 학부생입니다. 학부생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겁니다. 그만두든 계속하든 확신을 두고 결정하려면, 일단 한 분야에 몰입해 보아야 합니다.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연구에 몰두해 보는 일은 값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본 연구실에서 박사 과정으로 재학 중인 김가람 연구원의 이야기를 통해, 대학원생의 시각에서 바라본 연구자로서의 삶과 GFRC에 대해서 알아보자.


| 연구원의 입장에서 Finance Lab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 연구실은 3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뚜렷한 목표입니다. 국제저명 SSCI학술지에 논문에 게재할 수 있는 연구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학/석/박사과정 모두 초년 차부터 연구를 수행합니다. 다음으로는 활발한 소통입니다. 수시로 연구 노트를 공유하여 서로의 연구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지도교수님과의 단독 미팅도 거의 매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매주 개최되는 랩 세미나는 재학생 외에도 졸업생과 외부 연구원과 해외 석학 교수님들께서 참여하셔서 서로의 연구에 대해 가감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구성원의 연구 진행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직장과 박사과정을 병행하고 있는 제가 남들보다 시간이 제한적임에도 빠르게 연구를 발전시켜 현재까지 SSCI 학술지에 10편이 넘는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연구자의 길을 고민하는 학부생이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무심코 지나가던 사회현상도 충분히 연구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여러 조언을 받아 발전시키다 보면, 작은 주제를 다루려던 초기의 연구가 생각보다 큰 주제를 다루는 논문이 되어있기도 하며, 나아가 상위급 저널에 논문을 게재해보는 뜻깊은 성취도 할 수 있습니다. 채권의 가치를 평가하는 업무를 하는 저는 ESG 채권이 일반 채권과 발행 절차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ESG 투자 활동이 주식수익률에 미치는 영향: ESG 채권 발행시장 조성함의”라는 연구를 진행하였고, 해당 연구는 A급 등재지인 경제학 연구에 게재되었습니다. 이렇듯 연구를 시작할 때, 거창하지 않더라도 호기심이 가는 작은 주제부터 접근하여 차츰 확장해 보는 것을 추천하며,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해당 과정에서 주변에 훌륭한 동료와 선배에게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연구실 관련 정보

류두진 (Prof. Doojin Ryu)

Tel: +82-02-760-0946

E-mail: sharpjin@skku.edu

Office: 다산경제관 3층 32315호실

Lab Website: https://swb.skku.edu/Finance/index.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