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교수의 SMART Lab

  • 571호
  • 기사입력 2025.09.10
  • 취재 임지민 기자
  • 편집 임진서 기자
  • 조회수 4903

분리소재 및 재생가능 기술 연구실(Separation Materials & Advanced Renewable Technologies (SMART)) Lab은 ‘분리막(Separation Membrane)’이라는 작은 플랫폼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담아내고 있다. 기체, 액체, 이온 등의 분자 혼합물에서 원하는 물질만 가려내는 이 ‘분자 필터’는 단순한 가정용 정수 필터를 넘어서 산업 전반의 다양한 에너지·환경 기술에 적용될 수 있는 핵심 기반이다. 특히, 기후 위기 시대의 가장 절실한 과제인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는 해법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분야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SMART Lab을 이끄는 이태훈 교수와,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최원석 연구원을 만나, ‘분리막’이라는 것이 어떻게 거대한 에너지 전환의 열쇠가 되는지, 그리고 연구의 길 위에서 어떤 도전과 성취가 교차하는지를 함께 들어보았다.


| 연구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SMART Lab은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에너지·환경 기술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 핵심 플랫폼으로 분리막, 즉 ‘분자 필터’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이를 확장하여 각종 산업계에서 요구되는 기체, 액체, 이온과 같은 분자 혼합물을 빠르고 선택적으로 거를 수 있는 분리막을 개발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이를 각종 이산화탄소 포집, 수소 생산, 원유 정제, 차세대 배터리와 같은 다양한 에너지·환경 기술에 적용하고자 합니다.


|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앞서 언급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분리막의 분리성능, 즉 높은 투과도와 선택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재 연구에서는 한 가지 성능을 높이면 다른 성능이 저하되는, 상충관계(Trade-off)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도, 분리막 소재 연구에서도 투과도가 높아지면 선택도가 떨어지고, 선택도를 높이면 투과도가 낮아지는 문제가 자주 관찰됩니다.


이에, 우리 연구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첨단 분리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미세다공성 고분자라는 높은 분리성능과 양산화 가능성을 보유한 차세대 분리소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재 합성부터 분리막 제작, 대면적화 및 실제 응용까지 이어지는 전주기적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기술 혁신을 이루고자 합니다.



| 하나의 연구는 어떤 과정과 방법을 통해 진행되나요?

Smart Lab에서의 연구는 새로운 소재의 합성에서 시작해, 이를 실제 분리막으로 제작한 뒤 응용 실험까지 이어집니다. 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연구 전 과정을 연구실 내에서 수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우수한 소재를 개발하더라도 장치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한계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연구실은 이를 통합적으로 다루며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덕분에, 우리 연구실은 지식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산업 적용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습니다.


|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MIT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Science에 게재된 원유 정제용 분리막 연구를 들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기존 정유 공정에서 막대한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대신, 분리막을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고 동시에 탄소 배출까지 저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현재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으며,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한 실증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 ‘이태훈 교수팀, 저탄소 원유 정제를 위한 고성능 분리막 개발’ 기사 바로가기


나아가, 연구실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이산화탄소 포집용 분리막 기술은 탄소중립 실현과 직결되는 핵심 연구로, 사회적 파급력 또한 매우 큰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 본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분야의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해당 분야가 어떻게 발전되고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은 본 연구실의 목표가 있을까요?

우리 연구실은 ‘분리막’‘탄소중립’을 핵심 키워드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10년 안에 산업 현장에서 실제 적용 가능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이산화탄소 포집과 저감을 넘어 전환 기술까지 아우르며, 탄소중립 기술 전반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자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이 과정에서 함께할 인재들을 양성하여 학문과 산업에 두루 기여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미래 에너지 산업과 환경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연구실이 되는 것이 우리 연구실의 비전입니다.


| 연구실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구실 자랑 부탁드립니다.

우리 연구실의 가장 큰 강점은 소재 합성에서부터 디바이스(분리막) 제작, 그리고 응용 연구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덕분에 연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지식의 공백을 빠르게 메우고, 문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업적 활용을 고려한 실험 설계와 국제적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연구 성과가 실제 사회에 빠르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자랑입니다. 아울러 학생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실험 활동을 모두 매뉴얼화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든 자료는 클라우드로 공유하며, 실험실 컴퓨터 역시 원격 제어가 가능해 효율적이고 현대적인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저희만의 특징입니다.


| 연구실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나요? 어떤 학생이 연구실에 오면 좋을까요?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환영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창의성, 인내심, 그리고 국제적인 시각 및 배려심(국제성)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상호존중의 자세로 서로 배우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지향하며, 글로벌 공동연구가 많은 만큼 영어 능력 또한 중요한 역량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도전에 열정을 가지고, 국제무대에서 함께 성장하려는 자세가 가장 큰 자격이라고 생각합니다.


| 연구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탄소중립은 우리 모두가 반드시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입니다. 연구자의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만큼 크고 깊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미래를 바꾸는 기술은 거창한 시작에서가 아니라, 작은 호기심과 용기에서 출발합니다. 지금의 도전이 언젠가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늘 기억했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그 변화를 이끌어갈 주인공이 되길 기대합니다.


이태훈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미래에너지공학과 소속으로, ‘분리막(분자 필터)’을 중심에 둔 에너지·환경 공정을 연구하는 신진 재료 과학자다. 기체·액체·이온 등의 분자 혼합물을 선택적으로 거르는 초미세다공성 고분자 소재를 설계하고, 이를 분리막으로 구현해 실제 공정에 접목하는 전주기 연구 역량을 강점으로 삼는다.

최근 Science에 발표한 ‘미세다공성 고분자 기반 원유정제용 분리막’ 연구는 그의 지향을 선명히 보여준다. 열 증류에 의존해 막대한 에너지와 탄소를 소모해 온 정유 공정을, 압력 구동 분자 분리로 대체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하며 상용화의 관문인 성능·안정성·대면적화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소재–제막–대면적화–응용 평가로 이어지는 전 과정 통합 덕분에 기술의 ‘지식의 틈’을 최소화했고, 그 성과로 2025년 북미막학회(NAMS) 신진 연구자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 이태훈 교수


| 교수님께서는 MIT 연구진과 함께 Science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하시고, 북미 막학회 신진 연구자상을 수상하셨습니다. 해당 연구의 핵심 성과와 분리막 기술이 가진 산업·환경적 의의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해당 분리막 기반 원유 정제 기술은 기존 열 증류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이 기술은 분자의 크기 차이를 이용해 원유 성분을 분리함으로써, 막대한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수십%까지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정유 공정은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약 6%를 차지하고 있어, 이러한 에너지 집약적 공정을 탄소중립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매우 큽니다. 또한 실제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며 학문적 성과를 넘어 실질적인 사회적 파급력을 입증했습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 기술이라 기대합니다.


| 이번에 개발하신 ‘미세다공성 고분자 기반 원유정제용 분리막’은 기존 열분리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하셨습니다. 이 기술이 기존 방식 대비 가지는 가장 큰 장점과 상용화 가능성은 무엇인가요?

기존 분리막 소재들은 높은 분리성능과 장기 안정성, 그리고 대규모 스케일업 가능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어려웠습니다. 저희 연구는 전통적인 막제조법인 계면중합 기술과 미세다공성 고분자라는 신소재를 결합함으로써 이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한 것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절감과 탄소 저감 효과뿐만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내구성과 확장성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재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실증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정유 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연구실에서는 탄소중립, 수소 경제, 차세대 배터리 등 지속가능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연구 주제 가운데 앞으로 가장 주력하고 싶은 분야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 연구실은 분리막, 즉 ‘분자 필터’를 핵심 축으로 삼아 탄소중립, 수소 경제,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지속가능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특히 주력하고자 하는 분야는 이산화탄소 포집과 전환입니다. 이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고 영향력이 큰 연구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온 포집 연구를 넘어, 이산화탄소를 새로운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통해 사회적·산업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저희 연구실의 목표입니다.


|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소재 개발부터 공정 최적화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연구 방식’은 연구실만의 중요한 강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접근법이 실제 연구 과정에서 어떤 시너지와 성과를 만들어내는지 듣고 싶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전주기 연구 방식은 소재 합성에서 분리막 제작, 대면적화, 그리고 응용 실험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가는 접근법입니다. 이를 통해 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신속하게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어 연구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소재 연구와 공정 연구가 분리되지 않고 긴밀히 결합되기 때문에, 학문적 성과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 개발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유기적 통합으로 혁신적인 시너지와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 연구실의 큰 강점입니다.


| 연구실에서 함께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창의성·인내심·국제성’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며, 이를 어떻게 연구 과정 속에서 길러내고 계신가요?

우리 연구실이 추구하는 창의성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과감하게 질문을 던지는 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 인내심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성은 단순히 영어 실력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문화권의 연구자들과 소통하며 상호 존중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을 뜻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 연구실은 정기적인 미팅과 브레인스토밍, 국제 공동연구와 해외 학회 발표 기회를 제공하여, 학생들이 이러한 역량을 실제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길러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본 연구실에서 석사 과정으로 재학 중인 최원석 원우를 만나 연구원의 입장에서 SMART Lab 생활을 물어봤다.


| 연구원의 입장에서 연구실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 연구실은 분리막 기술을 활용하여 에너지 및 환경 분야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분리막의 소재 합성부터 특성 평가, 그리고 실제 적용 방안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연구를 수행합니다.


저희 연구실의 가장 큰 장점은 신생 연구실이기에 교수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수님께서는 단순히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위한 멘토 역할을 자처하십니다. 특히, 빠르게 피드백을 직접 받을 수 있어 연구 과정에서 생기는 의문을 즉시 해결하고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 최원석 원우


| 연구원으로서 생활하면서 가장 좋았거나 뿌듯했던 기억에 대해 알려주세요.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이론으로만 접했던 지식을 실제 실험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마주했던 난관들을 극복했을 때입니다. 아직 연구실 생활 한 달 차인 초보 연구원이라 모르는 것이 많아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실험이 계속 실패할 때마다 좌절하기도 했지만, 교수님께 도움을 구하고 관련 논문을 깊이 탐독하며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끈질긴 시도 끝에 마침내 실험 문제가 해결되고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 단순히 성공했다는 기쁨을 넘어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소중한 자양분 삼아,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하는 연구원이 되고자 합니다.


| 연구자로서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답변 부탁드립니다.

제가 추구하는 목표는 궁극적으로 에너지 및 환경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리막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에, 학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연구와 논문으로 결실을 맺어 분리막 기술에 대한 저의 전문성을 높이고, 깊이 있는 연구 역량을 쌓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이처럼 작은 분야인 분리막을 통해 에너지 및 환경이라는 거대한 분야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제가 개발한 기술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연구자의 길을 고민하거나 꿈꾸는 학부생 혹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하는 초보 연구원으로서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연구자의 길을 고민하거나 꿈꾸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본인이 진정으로 관심 있는 연구 분야에 과감하게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저 역시 아직 서툴고 힘든 부분이 많지만, 이 분야에서 연구하는 것이 즐겁게 느껴집니다. 연구는 끝없는 실패와 좌절의 연속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힘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분야에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