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세포면역학연구실

  • 403호
  • 기사입력 2018.09.14
  • 취재 김성현 기자
  • 편집 한휘연 기자
  • 조회수 6103

interviewee: 이기영 교수(분자세포면역학연구실)


Q) 선천면역 신호에 의한 자가 소화작용 조절이 암세포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성공적으로 연구를 마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어떤 연구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자가 소화작용은 세포의 생리적 대사 항상성 유지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질환 - 암, 대사질환, 파킨슨 등 - 및 세포사멸을 조절하는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자가 소화작용은 선천면역 활성을 조절하는 선천면역 신호에도 관련되어 있음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천면역 신호에 의한 자가 소화작용 활성 조절 및 이들 조절기능이 암세포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미흡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선천면역 신호를 조절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제시했고, 이에 관한 조절 기전을 규명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조절기능이 자가 소화작용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선천면역 신호에 의한 자가 소화작용의 활성화가 암세포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한 연구입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세포내의 상호 조절기능, 즉 선천면역 신호에 의한 자가 소화작용 활성화 기전과 자가 소화작용에 의한 암 형성 조절에 관한 연결고리를 제시한 연구라 하겠습니다.


Q) 이번 연구가 자가 소화작용 및 선천면역에 관한 기존 연구에 기여한 특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자가 소화작용 및 선천면역 신호조절에 관한 연구는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 분야이며, 그 결과 다양한 질환 관련 조절기능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본 연구의 특이점은 암 질환을 대상으로 두 기전 간에 Cross-Talk의 가능성을 제시한 점입니다. 세포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많은 신호전달기전을 통하여 서로 Cross-Talk을 하게 되고 이는 긍정적 측면에서는 생명유지를 위한 항상성에 기여하지만, 때로는 이들 간의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심각한 많은 질환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많은 연구자들은 다양한 방식에서 상호 조절기능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이들 간의 연결고리를 찾고자하는 노력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궁극적으로 암을 비롯한 불치의 다양한 질환들의 병리학적 발병기전 이해와 이들 통한 질환 제어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의 특이성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자가 소화작용 및 선천면역 혹은 선천면역 신호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자가 소화작용은 세포가 항상성 유지를 위한 조절과정에서 불필요하거나 기능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세포 구성성분을 자연적으로 분해하는 파괴 기전 중 하나입니다. 이는 진화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잘 보전된 세포 작용 중 하나입니다. 세포에서 자가 소화작용의 활성화는 복잡한 기전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이는 다양한 세포신호에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자가 소화작용이 암, 염증 및 면역질환, 당료, 신경질환 등, 많은 질환에 관련되어 있음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연구자들은 자가 소화작용 활성화에 관한 더 심도 있는 연구가 이러한 질환들의 병리학적 이해 및 제어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선천면역은 척추동물에서 발견되는 두 가지 면역 중 하나로 진화적으로 보존성이 아주 뛰어나며, 또 다른 면역반응(획득면역)의 활성화 및 조절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선천면역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이해하는 외부 감염인자 및 질환발병 면역반응에 있어서 가장먼저 선행된 반응입니다. 그럼으로 선천면역 조절에 문제가 발생하면, 생명체는 생존에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선천면역신호는 이러한 선천면역을 가능케 하는 세포신호전달 과정입니다. 일반적으로 선천면역의 활성화 및 조절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연구 분야입니다.


Q)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질환관련 측면에서 어떤 효과를 기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본 연구를 통하여 얻은 성과는 우선, 선천면역신호에서 새로운 조절인자를 제시했고, 이러한 조절 기능이 자가 소화작용 활성화를 통하여 암세포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향후 질환관련 선천면역신호에 의한 다양한 염증 및 면역질환의 병리학적 발병 기전이해와 질환제어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자가 소화작용 활성화가 암 형성 과정에 미치는 기전 이해 및 암 질환 제어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작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진행하고 계시거나 앞으로 진행하실 후속 연구는 어떤 것이 있나요?


 본 연구실에서는 주로 선천면역 및 신호전달에 관한 새로운 조절인자 탐색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포에서 선천면역 신호전달과 다른 신호전달과의 Cross-Talk에 관한 연구가 본 연구실의 주된 이슈입니다. 가능성은 보이지만,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새로운 조절 인자들에 관한 연구들이 있습니다. 향후 미흡한 연구들을 보충하고자 합니다. 또한 후속 연구로 선천면역반응과 신경질환과의 상호조절에 관한 연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분야를 “Neuroinflammation (신경염증)” 라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경질환들 - 파킨슨, 알츠하이머, 치매 등-의 발병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존연구들에 의하면, 이들 질환들에서 신경세포의 사멸과 신경조직에서의 염증이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선천면역과 자가 소화작용의 연관성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기존에 수행했던 선천면역 및 신호전달에 관한 연구결과들을 신경염증분야에 적용하는 연구를 3-4년 전부터 조금씩 수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신경질환분야로 연구를 넓혀가고자 합니다.



Q) 분자세포면역학연구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평소 이기영 교수님 연구팀은 많은 의학 분야 중 어떤 분야를 주로 다루시나요?


선천적 면역 체계는 척추 동물에서 발견되는 두 가지 주요 면역 체계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에게 익숙한 적응 면역 체계입니다. 선천적인 면역 체계는 비교적 진화적으로 잘 보존된 방어 전략이며 식물, 곰팡이, 곤충 및 원시 다세포 생물에서도 발견되는 중요한 면역계입니다. 척추 동물은 다양한 선천면역세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선천면역 수용체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통한 신호전달 결과로 적응 면역을 포함한 대부분 면역반응이 조절되게 됩니다. 선천면역 수용체에 의한 면역반응은 염증반응의 근간이 됩니다. 


염증반응은 대부분 질환에서 선행되고 적절한 염증반응은 질환 극복에 핵심이 되지만, 과다한 염증반응 및 결여는 심각한 질환을 초래합니다. 그러므로 선천면역 수용체의 신호전달에 관한 연구는 염증반응의 조절 및 관련 질환 이해를 위하여 필수적입니다. 본 실험실은 선천면역 수용체 중 하나인 톨라이크 수용체라는 선천면역 수용체의 신호조절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분자 및 생화학적 접근법을 이용하여 새로운 조절인자 규명 및 기능분석이 주된 연구의 주제입니다. 


본 연구는 많은 염증을 동반하는 다양한 질환들 - 암, 당료, 간질환, 신경질환, 호흡기 질환 등.,- 의 병리학적 발병기전 이해 및 제어에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톨라이크 수용체에 의한 신호전달조절기능 연구를 통하여 이들이 암 질환 및 신경질환의 발병 및 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면역학은 우리 신체의 어떤 부분을 주로 다루는 연구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면역학은 생물체가 가지는 면역체계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면역체계는 생물체가 감염성 인자들 -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이물질, 독성물질, 암세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위협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우리의 면역체계는 선천면역체계 및 획득면역체계로 구분됩니다. 선천면역체계는 진화적으로 잘 보존되어있으며 병원체 및 독성인자의 여부에 관계없이 선천적으로 지니는 방어 체계입니다. 


반면, 획득면역체계는 선천면역체계를 피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 외부 감염체에 대한 특이한 패턴을 -이를 항원이라 함 - 인지하고 정확히 기억하게 해 신속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면역계입니다. 대부분 면역반응은 선천면역반응이 선행되며, 이를 통하여 획득면역의 활성이 조절됩니다. 그러므로 선천면역체계의 결핍 및 과다한 반응은 다양한 질환들의 병리학적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면역학은 이러한 두 면역체계의 발달 및 조절에 관한 포괄적 연구를 통하여 생물체가 외부인자로부터의 위협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식을 연구하는 분야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백신개발, 진단 및 다양한 질환관련 치료재개발을 가능케 하는 학문 분야이기도 합니다.


Q) 면역학은 다른 의학 분야나 공학, 과학 분야와 어떤 방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의학 분야에서 협업: 면역은 대부분 질환들의  병리학적 원인을 설명하는데 필요한 부분입니다. 질환에 대한 적절한 면역반응은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큰 기여를 하지만, 조절되지 못하는 과다한 면역반응 및 부재는 심각한 질환발병의 원인으로 이어 집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면역학은 의학에서 다양한 질환의 예방 및 병리학적 원인 규명을 위하여 포괄적인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공학 분야에서 협업: 면역학과 공학관련 협업은 주로 질환의 진단 및 치료의 목적 하에 포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효과적인 면역반응 유도를 위한 생리활성 물질의 생산 및 공정과정에서도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의과학분야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면역질환의 예측 및 치료에도 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협업분야를 언급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질환극복의 필요성 및 이를 근간으로 한 창의적 사고가 다양한 학문적 협업을 창출한다고 하겠습니다.



Q) 앞으로 진행하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파킨슨, 알츠하이머, 치매 등과 같은 신경질환에 관한 연구입니다. 아직 이들 질환들의 원인 및 발병기전에 관해서는 많은 연구의 여지가 있습니다. 최근 이들 질환은 감염, 외상성 뇌 손상, 독성 대사 산물 또는 자가 면역 등에 의한 신경 염증 (Neuroinflammation)에 의해 질환이 악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분자적 측면에서는 선천면역신호 및 자가 소화작용이 신경 염증 유발 시 중요한 기능을 할 것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본 연구실에서 수행된 기존 연구를 기반으로 신경질환의 병리학적 발병 원인 규명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Q) 분자자세포면역학연구실에서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연구실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연구실의 최종 목표는  선천면역을 통한 다양한 질환을 이해하는데 있습니다. 학문적 측면에서의 바램입니다.  교육적 측면에서의 목표는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는 학생들에게 지금보다 나은 곳에서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저보다 더 유능한 스승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본인이 원하는 미래를 조금더 구체화시킬 수 있는 유능한 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 하겠습니다.


Q) 이기영교수님 연구팀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연구는 단순히 머리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때론 연구를 포함한 많은 일들이 자신의 의지와 생각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실패와 좌절을 통하여 숨겨진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작고 미흡하지만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을 통하여 더 큰 가치를 발견하는 곳이 대학원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많은 실수를 통해서 현명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경험 없이 순탄한 길을 갈 수도 있겠지만, 계속된다는 보장 또한 없습니다. 연구에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해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즐거움을 찾는 학생이길 바랍니다. 이러한 즐거움이 있는 곳이 대학원이라 생각합니다. 특별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권의 장소가 아니고 변화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려는 모든 학생들에게 개방된 기회의 장소가 바로 대학원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