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물리화학 실험실

  • 437호
  • 기사입력 2020.02.13
  • 취재 이지은 기자
  • 편집 김유진 기자
  • 조회수 4854

미세먼지는 이제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미세먼지 저감 기술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연구하는 화학과 김영독 교수님을 인터뷰했다.


계면물리화학 실험실 소개

계면물리화학 실험실에서는 나노소재의 표면 구조 제어를 통해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소모하면서 높은 효율로 대기오염물질을 흡착·분해하는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이러한 연구는 미세먼지 저감과도 연관된다. 실험실에서 개발된 대기정화용 촉매 소재들은 페인트나 콘크리트 블록과 혼합되어 대기오염 정화용 건설자재로 적용되기도 하며, 공기정화장치의 필터로도 사용된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고체 표면의 구조를 미세하게 조절하면서 대기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능성 소재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연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활동

계면물리화학 실험실에서는 앞에서 말한 촉매 관련 연구뿐 아니라 2차 미세먼지의 형성 과정을 연구하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들에 대해 화학자의 시각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 김영독 교수는 작년 한겨레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언론에 ‘화학자가 바라보는 미세먼지 형성 경로’에 대한 글을 기고하여 복잡한 미세먼지 형성 과정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작년 9월과 12월에는 서울시의회 포럼, 국회 토론회 등에서 미세먼지 형성원인에 관한 토론의 패널로 참여하여 발제한 바 있다.

>> 관련기사:https://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906500058&wlog_tag3=daum

                      http://www.energy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745


계면물리화학 실험실의 연구는 많은 기업체들과의 산학연구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대기 정화용 광촉매의 상용화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200도 미만의 열을 사용하여 미세먼지(혹은 원인물질)를 분해하는 촉매 기술을 개발 중이다. 김영독 교수는 이러한 연구 성과의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9월 '자랑스러운 대한국민대상' 산업발전 부분 수상했다. 

>> 관련 기사: http://www.nd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1191


연구 진행 과정

계면물리화학 실험실은 문헌을 조사하며 대기오염물질의 효과적인 제거 방안을 고민한 뒤 실험을 진행한다. 시행착오를 거쳐 각기 다른 소재들이 서로 다른 화학적 활성을 보인다는 것을 알아낸 후, 소재들마다 화학적인 활성에서 어떤 차이가 나는지 연구한다. 다양한 분석들을 통하여 소재의 구조와 화학적 활성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고, 어떻게 하면 더 활성이 좋은 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효율이 높은 소재를 확보하는 것이 실험실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실험실의 목표는 화학자로서 각 소재의 기능성과 구조 사이의 상관관계, 화학적 기능성의 발현 원리를 분자수준으로 규명하는 것이다. 김영독 교수는 “누군가는 실용적인 면에서 가장 쓸모있는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지, 그 작동원리를 규명하는 것은 흥미롭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화학적 기능의 작동원리를 기초과학적으로 규명해내는 과정이 더 효율이 좋은 소재를 제조하는 지름길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계면물리화학 실험실 자랑

실험실의 가장 큰 특징은 기초물리화학부터 산업체와의 교류를 통한 응용연구까지 연구 주제들이 매우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실험실에는 대학원생들이 직접 설계, 변형시킨 다양한 분석 장비들도 있다. 학생들은 책에서만 배우던 장비들을 직접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장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김영독 교수는 “산업체의 응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는 분야일 수 있지만, 연구 과정에서 쌓은 장비를 다루는 경험이 오히려 기술의 사업화를 진행할 때 큰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연구원들, 후배들에게

물리화학이나 기기분석화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계면물리화학 실험실에 진학한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실험실의 연구 분야는 기초화학에 근간을 두고 있지만 환경공학, 화학공학, 재료공학 등과도 접점이 있다. 때문에 이런 공학적 배경지식을 쌓은 학생들이 우리 실험실에 진학한다면 화학을 전공한 학생들과는 또 다른 시각에서 연구를 바라보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여태껏 학부 때까지 취득한 학점이 매우 우수했으나 연구실에서의 연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들을 꽤 자주 봐왔다. 반대로 2-3학년까지는 화학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다가도 대학원에 진학하여 연구에 흥미와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다. 우리 성균관대학교의 20대들이 성적보다는 자신이 어떤 분야에 흥미를 느끼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고, 그 고민의 결과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학부 때 계면물리화학 관련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더라도 우리 실험실의 연구가 궁금하다면 과감하게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 (김영독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