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교수의
정보과학연구실 (InfoSci)

  • 464호
  • 기사입력 2021.03.24
  • 취재 강민아 기자
  • 편집 김민서 기자
  • 조회수 4374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번 <연구실탐방>은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주제로 YTN 다큐 S프라임 방송에 출연한 이종석 교수님의 정보과학연구실을 취재했다.


◎ InfoSci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은 공과대학 대학원 산업공학과 (학부 시스템경영공학과) 이종석 교수님 지도 아래 Machine Learning, Artificial Intelligence, Data Mining, Big Data Analysis, Optimization 분야를 연구하는 곳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위 분야의 이론에 대해 조사와 연구를 수행하고 기존의 방법론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론 연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저희 연구 결과와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실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 방법론의 한계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이론 연구의 주제들이 도출되기도 합니다.


특히 저희 연구실은 제조 지능화 또는 지능화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연구를 많이 수행해 오고 있는데요, 기존 물리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모델”을 적용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실제로 기업들은 다양한 유형과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여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고,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하며, 더 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싶어 합니다. 이처럼 여러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연구실은 데이터로부터 과학적 근거(scientific evidences)를 도출하고 새로운 지식(interesting knowledge)을 발견하여 더 나은 의사결정(decision making)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은 이런 활동들을 가리켜서 산업 AI(Industrial AI)라고 부르더군요. 얼마 전 방송된 저희 연구실 소개 영상을 보시면 저희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연구들 중 일부가 소개되긴 했지만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F4HCF-bXN0s?t=2333)


◎ 대표적인 연구 활동이 있으신가요?

저희 연구실 홈페이지(http://infosci.skku.ac.kr/)를 방문해 보시면 연구실에서 진행했던 여러 산학협력 프로젝트들의 제목과 내용을 대략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 대기업들과 저희들이 협업했던 프로젝트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포스코 Smart Factory 구축에 참여했던 일입니다. 

공장 내의 연속 공정들 중 여러 부분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제거하고, 기존의 숙련된 조업자(operators)들의 노하우에 의존하여 제품을 생산하던 방식에서 데이터로부터 학습한 인공지능이 생산공정을 제어하는 프로세스 지능화 프로젝트들이었습니다. 저희 연구실 연구원들이 모두 생산현장을 방문하고 일정 기간 상주하면서 실무자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면서 프로젝트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습니다. 연구실 내에서 데이터로만 연구하는 데는 반드시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현장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수집되는지 그리고 그들의 요구 사항은 무엇인지 직접 체험을 해야 문제의 구조가 보이고 모델링에 대한 단초가 잡힌다는 평소 교수님의 지론에 따라 모두 출장을 가게 된 것이죠 (웃음). 저희 연구실 구성원들 모두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결과도 성공적이었습니다. 포스코가 다보스포럼으로부터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등대 공장(lighthouse factory)에 선정되는데 저희 연구실이 크게 기여하게 되었고, 국가 핵심기술로 선정된 연구 결과물도 있습니다. 저희 교수님과 관련하여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교내 뉴스를 한번 보시면 더 자세한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kku.edu/skku/campus/skk_comm/news.do?mode=view&articleNo=74691&article.offset=0&articleLimit=10)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도 저희 연구 결과물이 실제 생산현장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실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얼마 전 방송된 동영상을 보시면 더 이해가 잘 되실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77NdoIJuuN4?t=82)


◎ 하나의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자신이 연구하고자 하는 분야를 자세히 조사하고 공부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 같아요. 하나의 연구 주제는 해당 주제의 논문들을 읽거나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습니다. 논문을 읽을 때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 자세보다 주도적 자세 즉, 비판적인 시각과 더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 시각을 견지하다 보면 아이디어는 도처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이후에도 본인만의 가설 설정과 그것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실험 설계, 실험 결과를 통해 가설을 수정하고 재설정할 수 있는 논리적 해석력이 필요합니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그 후에는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도록 이 모든 것들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과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연구 결과물로 산출되게 됩니다. 주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거나 학회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산출되는 것이죠. 그래서 글을 논리적으로 잘 작성하는 것과 발표를 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결국 연구 결과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죠. 연구 과정과 연구결과물에 대한 설득의 첫 단계는 지도 교수님을 설득하는 것인 것 같아요 (웃음).


 InfoSci 자랑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의 가장 큰 자랑은 분위기입니다. 구성원들 모두 성격이 좋아서 화목한 분위기라는 것을 자랑하고 싶네요 (웃음). 그래서인지 처음 연구실에 신입생으로 들어와도 모두들 일주일 안에는 쉽게 적응하는 것 같아요. 저 개인적으로도 연구실 들어오고 가장 좋았던 점은 연구실 동료들을 만난 것입니다. 교수님과 학생들 사이의 분위기도 좋습니다. 연구실 세미나에 항상 참여하셔서 조언을 해주시고, 맛있는 식사도 자주 사 주십니다 (웃음). 이렇게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좋아서인지 개인적인 연구나 실험이 잘 안되고 막히는 상황에서도 서로 도와가며 극복하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 InfoSci 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떤 자격이 필요한가요?

자격이라기 보다 저희 연구실의 연구 분야에 늘 관심이 있었던 학생들이 오면 좋을 것 같아요. 대학원 입학 후에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명확하게 수립을 해 보거나, 본인의 세부적인 관심 주제를 찾아서 이와 관련된 연구들을 조사해 보거나 관련 활동을 해 보는 것, 이 정도의 관심과 성의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학원 선택 과정에서 연구 분야와 성과를 잘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지도 교수님의 철학이 본인과 맞는지, 연구실 사람들 사이의 분위기는 어떤지 잘 알아보는 것도 대학원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저희 지도 교수님은 학문에 대한 열정과 지식에 도전하는 자세를 강조해 오셨어요. 저 개인의 생각이지만, 학부 때부터 해왔던 활동과 공부에 대한 열정 그리고 본인의 좋은 자세를 강조하는 것이 교수님께 좋은 어필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교수님은 누구에게든 인사를 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웃음).


◎ 연구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지도 교수님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인데 “태도(attitude)”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즉, “고정형” 사고를 하지 말고 “성장형” 사고를 하라는 것인데요. 고정형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변하려 하지 않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쉽게 포기합니다. 반면, 성장형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노력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것에 대처하는 것 자체를 즐긴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무언가를 실패하더라도 실패도 소중한 정보로 생각하고, 다음에는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 보겠다는 자세가 특징이라고 합니다. 연구 또는 프로젝트를 할 때 성패를 가르는 핵심 문제에 봉착할 때가 있는데요, 제 경험상 항상 이런 중요한 문제는 절대 해결이 안 될 것 같은 느낌으로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저도 박사과정 동안 주도적으로 그런 상황에 대처해보려고 하지만 매번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서 그런 문제를 해결했을 때 오는 희열과 자신감은 그 성취를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죠. 그 과정에서 성장하게 되고 인생의 큰 자산을 얻는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서의 학위과정은 그런 경험을 큰 위험부담 없이 해 볼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 실패하더라도 연구실 내에서의 실패거든요. 대학원의 연구실이란 그런 실패를 용인해 주는 곳이고 그래서 더 도전적인 성장형 자세를 배울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