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OAN LAB

  • 400호
  • 기사입력 2018.07.31
  • 취재 최윤서 기자
  • 편집 양윤식 기자
  • 조회수 5619


뇌는 어떻게 감정을 일으키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통증을 조절할까? ‘뇌’가 우리 몸의 감독관 역할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학우들이 알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어떠한 과정을 통하여 뇌가 이러한 역할을 하게 되는 지, 뇌에서 어떠한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새로운 주장이나 연구 기법들이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성균관대학교의 COCOAN LAB에서는 이러한 이슈와 관련한 답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학부 시절 다양한 학문을 전공한 사람들이 어떤 이유와 과정을 통해 ‘뇌 과학’의 연구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는지, 어떠한 연구를 진행 중인지 성균 웹진과 함께 알아보자. 


COCOAN LAB(Computational Cognitive Affective Neuroscience Lab)은 첨단 뉴로이미징 기법을 이용하여 인간의 통증과 감정을 연구한다. 통증과 감정은 모두가 알 듯 매우 주관적이고 다양하다. 이러한 주관적 경험을 객관적 연구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신경과학, 심리학, 의학 등에서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니는 통증과 감정은 도전할 가치가 있는 연구 주제이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 COCOAN LAB은 ‘brain decoding’ 접근을 이용한다. 즉, 인간의 통증과 감정을 뇌신호와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읽어 내려는 것이다. 연구의 주된 도구는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과 머신 러닝 등의 데이터 사이언스 방법들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개발된 뉴로이미징 모델은 다른 분야의 연구와 임상 환경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의 약자로, 혈류의 변화를 감지해 뇌 활동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뇌 혈류와 신경 세포의 활성화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 즉 뇌 영역이 사용되면 그 영역으로 가는 혈류 내 산소수준의 변화 역시 감지된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학계에서 최근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사용되고 있는 뇌영상기법이다.

성균관대 N-center에 위치한 뇌과학이미징연구단(단장:김성기 교수)에는 동물과 사람의 뇌이미징을 위한 high-field MRI (3T, 7T, 9.4T, 15.2T)가 설치되어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여 세계적 수준의 연구단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fMRI가 보여주는 신호만으로 쉽게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fMRI를 통해 얻은 정보는 ‘복셀’이라는 형태로 출력된다. 복셀은 3차원 영상 신호로, 화소를 의미하는 pixel과 부피를 뜻하는 volume의 합성어이다. 이 복셀이 모여진 3차원의 이미지에서 패턴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이루어진다. 이 때 fMRI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그 자체 보다는, 이를 용도에 맞게 적절히 분석하고 해석하는 행위를 통해 가치 있는 정보로 탈바꿈한다. 이와 관련하여 COCOAN LAB의 우충완 교수는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지닌 연구자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저희 연구단은, fMRI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fMRI에서 얻은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해석하며 현재의 뉴로이미징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즉, 뇌과학은 다학제적인 노력과 융합적인 연구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뇌과학 연구에 흥미가 생긴다면, 학우들 역시 피험자로서 COCOAN LAB의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뇌과학 분야에서의 실험 참여를 ‘설문조사’ 정도의 중요성을 지닐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뇌는 범용 지능 시스템이다. 또한 뇌는 여러 단계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 아닌, 수많은 일을 동시에 병렬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지닌다. 실제로 피험자 한 명이 2초간 fMRI를 촬영했을 시에 발생하는 복셀은 무려 20만개가 넘는다. 뇌의 이러한 특징을 고려했을 때, 피험자들에게 얻은 하나하나의 데이터는 단순한 자료 그 이상의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여러 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이루어지는 대규모 뇌과학 연구는 굉장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흥미로운 실험에 참여하고 싶다면 COCOAN LAB의 홈페이지를 참고해보자. https://cocoanlab.github.io/participation/


COCOAN LAB은 선대에 의해 그려진 지도를 따르는 것이 아닌,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 미래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밤낮으로 연구에 열중하고 있다. 이러한 땀방울이 세계 수준의 훌륭한 연구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