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한용 교수의 촉매유기반응 연구실

  • 493호
  • 기사입력 2022.06.13
  • 취재 김소연 기자
  • 편집 김윤하 기자
  • 조회수 4971


이번 연구실 탐방은 화학과 배한용 교수의 촉매유기반응 연구실(Reaction design & Catalysis Lab)을 취재했다. 배한용 교수의 촉매유기반응 연구실은 재료과학 및 생명과학 응용을 위한 유기촉매반응의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물에서 가속화되는 새로운 시너지 유기촉매 반응 시스템을 개발하여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기도 했다. 촉매를 활용한 새롭고 매력적인 유기반응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배한용 교수의 촉매유기반응 연구실에 대해 알아보자.


▒ 촉매유기반응 연구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촉매유기반응 연구실(Reaction design & Catalysis Lab)은 2019년 우리 대학 화학과에서 시작한 연구실로, 최근 학계와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기촉매 (Organocatalysis)’를 기반으로 하여 새롭고 매력적인 유기반응의 발명에서부터, 이전에 전혀 보고되지 않은 촉매 시스템의 설계와 개발에 대하여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개발된 촉매반응은 의약품, 소재, 생명,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연구실은 자연과학캠퍼스 화학관 6층에 있으며, 2명의 박사 후 연구원, 5명의 박사과정 학생 및 4명의 석사과정 학생, 그리고 1명의 학부연구생으로 구성되어 유기화학 분야의 연구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 최근 물에서 가속화되는 새로운 시너지 유기촉매 반응 시스템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최근 우리 연구실은 ‘물에서 가속화되는 새로운 시너지 유기촉매 반응 시스템’을 개발하여, 과학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습니다. 3개의 탄소 치환기와 단일 아민 작용기로 연결된 사치환된 탄소원자, 즉 알파-삼차아민 작용기는 다양한 의약품과 천연물의 중요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화학구조에 대한 합성법은 매우 어려운 난제로 여겨졌으며, 그 합성방법이 많지 않았습니다. 저희 팀은 생체촉매반응을 모방하여, 물에서 작동하고 반응의 속도가 현저히 빨라지는 알릴화 유기촉매반응에 의해 알파-삼차아민을 획기적으로 합성하는 방법론을 환경 친화적이며 높은 효율로 구현해 낼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손쉽게 입수할 수 있는 케톤을 시작물질로 하여 소수성 브뢴스테드-산과 스퀘어아마이드 촉매의 시너지 활성화에 의한 강력한 촉매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개발한 방법론을 응용해 고부가가치 의약품을 친환경적이며, 독성이 거의 없고, 경제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에 관한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활동들을 소개해주세요. 

자신들의 연구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항상 열심히 연구에 정진하는 학생들과 연구원들 덕분에 올해를 기점으로 흥미로운 연구성과들을 잇달아 보고하고 있습니다. 

첫째, 아쿠아촉매반응 (Aquacatalysis)에 의한 새로운 서펙스-활성 분자 (SuFEx-active molecule)의 발명입니다. 우리 연구실은 황 +6가 (Sulfur VI)를 포함하는 물질, 특히 설포닐 플루오라이드 (sulfonyl fluoride) 작용기를 이용하여 기존에 보고된 바 없는 전혀 새로운 화합물들을 효율적인 방법으로 합성하며 응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때 수퍼염기 촉매 (Superbase catalyst)에 의한 활성화가 주된 메커니즘인데요, 물을 반응의 매개로 이용한 조건에서 반응이 현격히 가속된다는 일련의 결과를 발견하여 이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발명한 설포닐 플루오라이드 물질은 의약품의 가능성이 있는 여러 억제제 또는 배터리 첨가제로 쓰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고, 차세대 클릭화학으로 각광받고 있는 서펙스 반응(Sulfur (VI) fluoride exchange: SuFEx)에 활성을 지니고 있어, 이를 고효율 및 친환경적으로 화합물들을 합성하는 연구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둘째, 소수성 브뢴스테드-수퍼산(Bronsted superacid)과 수소결합 공여체의 시너지 활성화 작용을 이용하여 알파-3차 아민 또는 알파-2차 아민의 골격의 화합물을 합성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다양한 천연 알칼로이드 및 의약품에서 필수적인 구조입니다. 최근 우리 그룹은 쉽게 입수할 수 있는 케톤과 하이드라자이드(hydrazide), 알릴보론 산 피나콜 에스터(allylboronic aicd pinacol ester)를 이용한 다성분 페타시스 알릴레이션(Petasis allylation)이 새로운 시너지 촉매시스템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Nature Communications 2022). 

셋째, N-트리플릴 포스포릭 트리아마이드(N-Triflyl Phosphoric Triamide, N-TPT)라는 새로운 화학구조를 발명하였고, 이를 다양한 촉매, 리셉터, 그리고 리간드에서 사용되는 우수한 수소결합 공여체 물질로 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N-TPT 분자를 새로운 군사용 신경작용제 탐지센서로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하였습니다. 다중의 수소 결합 공여체를 가지는 탐지제 리셉터의 구조는 아직까지 센서화학에서 적용된 결과가 없습니다. 이에 저희 그룹은 3개의 수소 결합 공여체를 가지는 리셉터 구조를 합성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고, 우수한 탐지제로서 작동한다는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ACS Sensors 2022). 


▒ 하나의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 연구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구실에 합류하여 초기단계의 실험을 익히고 난 후에는, 자신의 상상력이 연구로서 실현되는 과정이 이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존에 계획한 대로 연구가 흘러가지 않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때 교수님은 물론 선후배 연구원들과의 지속적인 의견 교류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2주에 한번 발표하는 그룹미팅을 가지게 되고, 저널클럽을 통해 흥미롭고 새로운 논문들의 내용을 공유하면서 함께 배워 나갑니다. 언제든지 열려 있는 교수님과의 일대일 개별 미팅을 통해서도 연구를 진전시키게 됩니다. 


 배한용 교수


▒  연구실 자랑 부탁드립니다. 

“We have good chemistry.”  Chemistry라는 단어는 물론 화학을 가르치기 위해 쓰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경우에도 쓰이기도 하죠. 저희 연구실이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단언컨대 구성원들간의 좋은 케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연구실에 처음 들어오게 되면, 선배와 교수님으로부터 유기화학에 대해서 배웁니다. 유기화학 실험을 전혀 해보지 않은 연구원들조차도, 동료 연구원들과의 케미 속에서 성장해 나가면서 창의적인 결과를 얻어 낼 수 있게 되는데 구성원들 간의 활발한 소통과 팀워크가 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유기화학을 체득하는 이 과정이 결코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구를 지속하고자 하는 꾸준함과, 동료들과 좋은 케미를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반드시 우리 연구실에서 좋은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  촉매유기반응 연구실에 들어가려면? 어떤 학생이 촉매유기반응 연구실에 오면 좋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꾸준함에 더하여 좋은 케미를 가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연구실에 어울리는 인재이며 반드시 훌륭한 유기화학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학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고요, 교수인 저 역시도 학생 때 학점이 매우 높은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본인에게 주어진 연구주제에 관해서 만큼은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보겠다는 꾸준한 의지가 있었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다른 연구원에게 배워서 채우는 데에 있어서는 부끄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연구하고 있는 촉매반응은, 그 누구도 시도해 본적이 없고 오직 나만이 실행해본 것이라 본인이 세상에서 가장 전문가이겠지요. 옆의 동료는 또다른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존중하면서 배워야 합니다. 이 전문가 철학이 현재 우리 연구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연구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세계속으로 과감하게 도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일관되게 유기화학이라는 분야가, 의약품, 소재과학 등 생명현상의 유지를 위해 인류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계속될 주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그 진입장벽은 매우 낮은 분야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낮은 진입장벽에서 시작하여 아주 높은 수준의 우수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유기화학1 과목은 아마도 학부 1학년 과목인 일반화학 이후로 2학년 학생들부터 시작하여 가장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듣는 과목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유기화학1 수준이 이해되고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라면 실험을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실험을 체득하게 되면 그다음 단계를 수행하는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원래 실험을 통해 이해하게 되는 그런 분야이니까요. 저희는 세계적 수준에서 경쟁하는 화학자로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그런 학생을 원합니다. 그 꿈을 실현하는 곳이 우리 연구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s://www.bae-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