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종 교수의 MNP 실험실
- 580호
- 기사입력 2026.01.25
- 취재 김서연 기자
- 편집 김유림 기자
- 조회수 1006
인체를 넘어, 인간을 치료하는 연구를 향해.
파킨슨병을 연구한다는 것은 아직 답이 없는 질문들과 매일 마주하는 일이다. 같은 진단명을 갖고 있어도 병의 시작 지점과 진행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며, 그만큼 연구자에게 던지는 질문 역시 다양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MNP(Molecular NeuroPharmacology, 분자신경약리학) 실험실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세포 실험부터 동물모델 연구까지, 질병의 시작점을 좇는 연구를 이어오며 파킨슨병을 이해하는 새로운 단서를 만들어 왔다. 연구실 설립 11주년을 앞둔 지금, MNP 실험실의 연구 현장과 그 안에서 축적된 성과를 조명한다.
파킨슨병: 뇌 속 도파민계 신경이 파괴됨으로써 움직임에 장애가 나타나는 신경 퇴행성 운동장애 질환. 손 떨림, 느린 행동, 근육 경직 등의 증상이 수반된다.
| 연구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소속의 MNP(Molecular NeuroPharmacology, 분자신경약리학) 실험실입니다. 2015년 3월에 설립되어 파킨슨병의 병리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병리 기전: 질병의 발생, 발전 및 변화의 작동 원리나 과정
|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파킨슨병과 파킨슨 치매의 병태를 이해하고, 이를 치료제 및 진단법 개발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①신규 뇌 질환 마우스 모델 개발 ②분자 병리 기전 규명 ③치료 후보 물질 스크리닝 및 진단 바이오마커 발굴의 세 가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킨슨 치매: 파킨슨병이 진행되면서 운동 기능 저하와 함께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
① 파킨슨병을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동물모델 개발
실제 환자 증상과 유사한 파킨슨병파〮킨슨 치매 마우스 모델을 개발하여, 주요 뇌 영역에서 병리가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질환의 발병 기전을 보다 현실적으로 이해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관련 대표 논문]
- Kim JH et al., Lee Y. (2025). Mol Neurodegener.
- Ham S et al., Ko HS, Lee Y. (2020). Sci Transl Med.
② 도파민 신경의 퇴화에 대한 원인 규명
파킨슨병의 핵심 특징인, 중뇌 흑질 도파민 신경세포의 선택적 퇴화 원인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대사 붕괴, 산화 스트레스 축적, 세포 사멸 기전의 활성화, 그리고 이에 뒤따르는 교세포 염증 반응을 중심으로 연구하여 파킨슨병 발병과 진행에 관여하는 핵심 분자 경로들을 규명하였으며,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단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관련 대표 논문]
- Kim H et al., Lee Y. (2021). Brain.
- Shin J et al., Lee Y. (2022). Biomed Pharmacother.
③ 치료제와 조기 진단을 위한 약물·바이오마커 연구
다량의 시료를 신속히 분석하는 스크리닝 시스템을 구축해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지닌 치료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또한 혈액, 코 점막, 장내 미생물 등에서 파킨슨병 조기 진단이 가능한 바이오마커를 연구하여 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크리닝 시스템: 대규모 데이터나 후보자 집단에서 특정 기준에 맞는 대상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아내는 시스템
바이오마커: 몸속 세포나 혈관, 단백질, DNA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
[관련 대표 논문]
- Park H et al., Lee Y. (2025). Nat Commun.
- Kim H et al., Cho SH, Lee Y. (2020). J Clin Med.
| 연구는 어떤 과정과 방법을 통해 진행되나요?
일반적인 의생명과학 연구와 마찬가지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핵심 질문을 설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면 “왜 파킨슨병에서는 중뇌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사멸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유전자 및 분자 수준에서 원인을 탐구합니다.
이를 위해 α-synuclein, parkin, DJ-1, LRRK2 등 가족성 파킨슨병 연구를 통해 밝혀진 주요 유전자들을 단서로 삼아, 해당 유전자의 과발현 또는 결손을 유도한 마우스 모델을 구축합니다. 이후, 이 동물모델이 실제 환자의 병리 특성을 얼마나 잘 재현하는지 검증하고, 신경세포 손상으로 이어지는 이상 신호를 단계적으로 분석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파민 신경세포 퇴화의 핵심 분자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정상화할 수 있는 치료 표적과 후보 물질을 발굴해 효능을 평가합니다. 물론 하나의 유전자만을 조작한 동물모델로 복잡한 인간 질환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기에, 여러 세포 및 동물모델을 개발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파킨슨병의 공통된 병리기전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질환을 최대한 잘 재현하는 연구 모델을 개발하는 것에서부터 연구를 시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① 파킨슨병 치료 후보 물질의 유효성 평가(산업체 외부 과제 진행)
앞서 언급한 파킨슨병 동물모델은 단기간에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 뇌 염증, 그리고 운동 및 비운동 증상 등을 뚜렷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유전자 조작 기반 모델이기에 실험마다 비교적 일관된 병리를 안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어, 파킨슨병 및 파킨슨 치매 뇌 질환의 발병 원인 규명과 치료·진단법 시험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됩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산업체에서 보유한 항체 제제나 단백질 치료제 등 파킨슨병 치료 후보 물질의 효과를 분자·세포·행동 수준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② 파킨슨병의 분자 진단 기술 개발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AIMP2 단백질이 α-synuclein과 상호작용을 하며 루이소체 병리를 유도하고, 혈액에서도 검출될 수 있음을 규명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혈액 내 AIMP2 수치가 뇌 병리를 반영하는 분자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실제 100여 명의 파킨슨병 환자와 정상인의 혈액을 대상으로 ELISA 분석을 수행하여 진단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교수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소형 혈액 기반 분자 진단기기 개발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으며, 파킨슨병을 보다 이른 시기에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α-synuclein: 뇌세포 사이의 신경 전달을 돕는, 파킨슨병과 유전적신〮경학적으로 연관된 단백질
루이소체 병리: α-synuclein이 비정상적으로 응집되어 형성된 ‘루이소체’가 뇌세포를 손상하는 퇴행성 뇌 질환의 병리학적 특징
ELISA 분석: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하여 시료에 포함된 항원 또는 항체의 양을 정량하는 실험 기법
| 연구실의 원칙과 비전이 궁금합니다.
MNP 실험실은 대학원생 수가 5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 연구실입니다. 이러한 규모로 세계적인 연구 기관들과 경쟁하고 앞서 나가기 위해, 차별화된 세포 및 동물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깊이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연구 역량을 갖추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BK21 교육과정을 통해 훈련받은 학생들이 연구실 내에서 연구 기법을 공유하고 축적해 왔으며, 이러한 사람 중심의 연구 역량이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연구실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 중에서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핵심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연구실 비전은 정밀한 질병 모델을 기반으로 파킨슨병의 병인을 규명하고, 이를 조기 진단과 근본적 치료 기술로 연결하는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목표를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① 파킨슨병 및 퇴행성 뇌 질환의 핵심 병리를 재현하는 차세대 세포·동물모델 지속적 개발
②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과 주요 뇌 병변을 유도하는 공통된 분자 신호와 병리 경로 규명
③ 구축된 모델을 활용한 치료 후보 물질의 신속하고 정밀한 검증
④ 혈액 기반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 발굴 및 분자 진단 기술 확장
⑤ 산업체·임상·해외 연구 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연구 성과의 실질적 활용
⑥학생들이 기초 연구부터 응용·중개 연구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실전형 연구 환경 조성
| 연구실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먼저 우리 대학 의학관은 연구를 수행하기에 매우 우수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공동기기실을 통해 고사양 이미징 및 분석 장비를 활용할 수 있으며, 지하에 있는 SPF(Specific Pathogen Free) 동물실 덕분에 마우스 실험에 대한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또한 바이오 기술, 정밀의학 오믹스, 대사체 연구, 신경과학, 면역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진과 긴밀히 협업할 수 있는 연구 네트워크 역시 큰 강점입니다.
연구실 자체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는 Tet-Off 유전자 스위치 기반의 파킨슨병 관련 뇌 질환 마우스 모델을 3종 이상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해당 모델들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선도적인 표현형 분석과 연구 활용을 수행하고 있으며, 병태 기전 연구와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에서 학위 과정 중 함께 연구했던 Dawson 교수님, 고한석 교수님 등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공동연구를 통한 국제 협력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Tet-Off 시스템: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약물을 투여하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고, 약물이 없을 때는 유전자가 발현되는 방식으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시스템
| 연구실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나요? 어떤 학생이 연구실에 오면 좋을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실함과 자신을 돌아보며 겸손하게 배우려는 자세입니다. 퇴행성 뇌 질환 연구는 세포 실험부터 마우스 모델까지 폭넓은 접근이 필요한 중개 연구로, 장기간의 훈련과 꾸준한 시간 투자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연구 특성상 주로 석박사 통합 과정 학생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한 자격이나 능력을 사전에 단정하기보다는, 2~3개월간의 연구실 인턴 경험을 통해 연구 주제에 대한 동기와 적합성을 스스로 점검해 보길 권합니다. 이 과정은 학생에게는 자신의 선택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고, 연구실에도 함께 연구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또한 학위를 통해 독립적인 연구 역량을 기르고자 결심했다면, 힘든 순간에도 몰입할 수 있는, 즉 자신에게 맞는 연구 주제와 환경을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구는 쉽지 않지만, 그만큼 지적·기술적 성장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과정입니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충분히 고민한 뒤 선택하고, 일단 선택했다면 능동적으로 배우며 자신의 역량을 차근차근 키워가길 바랍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처럼, 스스로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공부할 때 느끼는 희열과 즐거움을 여러분도 꼭 경험해 보길 바랍니다.
MNP 실험실을 이끌고 있는 이연종 교수는 우리 학교 의과대학 소속으로, 파킨슨병의 병태 기전과 치료 전략을 연구해 온 연구자이다. 최근 도파민 신경세포의 퇴행과 사멸 과정을 실제 질환에 가깝게 재현한 신규 파킨슨병 모델을 확립하여 파킨슨병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Research Stories - 도파민 신경세포의 퇴행, 사멸을 반영하는 신규 파킨슨병 모델 확립
| 교수님께서 뇌를 평생 연구 대상으로 삼게 된 계기와, 그중에서도 파킨슨병 연구로 이어지게 된 결정적인 배경이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뇌 연구를 평생의 진로로 정해 두었던 것은 아닙니다. 1997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 입학해 학부 과정을 밟으면서 신약 개발이 사회에 갖는 의미를 접했고, 연구가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통증 연구를 수행하시던 오우택 교수님과의 상담을 계기로 연구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했습니다.
박사과정 중 여러 연구실을 경험한 끝에 파킨슨병 연구를 수행하던 Dawson 교수님 연구실에서 학위를 진행했고, 이때의 연구 경험이 현재까지 파킨슨병을 연구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미리 정해진 목표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어진 공부와 연구 과정에서 만난 질문들이 제 진로를 뇌 연구와 파킨슨병 연구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연구에서 Tet-off 시스템을 활용해 성체 도파민 신경세포에서만 PARIS를 발현시키는 신규 파킨슨 모델을 설계하셨는데, 이러한 세포 특이적 모델이 파킨슨병의 병태 기전을 이해하는 데 갖는 가장 큰 의의는 무엇인가요?
파킨슨병은 발달 장애가 아닌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이기 때문에, 질병 관련 단백질이 발달 단계부터 발현될 경우 실제 질환과는 다른 발달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PARIS와 같은 독성 단백질을 발달 시기에 발현시키면 정상적인 도파민 신경세포 형성 자체가 저해되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Tet-off 시스템을 이용해 생후 1개월까지 PARIS 발현을 억제하고, 성체 이후에만 도파민 신경세포 특이적으로 발현되도록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 발달 이상 없이 성체에서 점진적인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과 신경 염증 반응을 유도할 수 있었으며, 이는 파킨슨병의 실제 병리 진행을 보다 정확히 반영합니다.
이 모델은 다른 뇌 영역에의 영향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에 따른 운동 장애를 분석할 수 있어, 파킨슨병의 병태 기전 연구는 물론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치료 전략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에도 매우 유용한 모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PARIS(PARkin-Interacting Substrate): 열성 파킨슨 유전자 ‘Parkin’의 기질 단백질로서, 파킨슨 환자의 뇌에서 축적이 보고된 독성 단백질
| 이 신규 모델을 기반으로, 앞으로 파킨슨병 연구에서 새롭게 제기할 수 있게 된 질문이나 접근 방식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동안 독소 모델에서는 효과를 보였지만 임상에서는 실패한 치료 후보 물질들이 적지 않았는데, 본 모델은 실제 질환 상황에 더 가까운 전임상 평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는 이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오믹스 분석과 인공지능 기반 분석 기법을 접목함으로써, 파킨슨병의 병리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핵심 분자 변화들을 보다 정밀하게 추적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하고자 합니다. 특히 연구실에서 구축해 온 여러 종류의 파킨슨병 및 관련 뇌 질환 동물모델을 함께 활용한다면, 기존 접근보다 임상적 성공 가능성이 높은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믹스 분석: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자 수준에서 질병 발달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고 처리량 실험 기술
| 교수님께서는 연구나 삶에서 ‘정답이 없는 문제’를 마주할 때, 어떤 사고방식을 유지하려 노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연구나 삶에서 정답이 없거나 아직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마주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언제든 불완전할 수 있다는 인식입니다. 돌아보면 “이미 알고 있다”란 생각으로 문제에 접근했을 때 오히려 판단이 경직되고 실수했던 경험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문제를 만날수록 자신을 전문가라고 규정하기보다, 다시 배우는 사람의 자세로 출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연구 환경 속에서 이러한 태도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지위나 경력과 관계없이 다양한 의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의 조언과 비판은 사고의 한계를 넓히고, 더 나은 판단으로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성균웹진에 투고한, 「자아실현과 행복의 추구」 글에서 PBL 수업을 인생의 문제 해결 과정에 비유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그 글 역시 제 경험을 하나의 정답처럼 제시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참고할 수 있는 사례 중 하나로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쓴 글입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환경이 다르므로, 어떤 경험도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주변의 조언과 다양한 정보를 참고하되,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창의적으로 적용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422호 | 성균웹진 | 지식채널S | 은행나무 아래서 | 자아실현과 행복의 추구
다음으로, MNP 실험실 연구원들을 만나보았다.
| 연구원으로서 생활하면서 가장 좋았던 기억을 소개해 주세요.
해외 학회에 참석하며 연구에 대한 열정과 시각이 확장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회 현장에서 전 세계의 연구자들과 직접 교류하며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서로의 연구 결과에 대해 토의하며 다양한 관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질의응답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받으면서 향후 연구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 연구자로서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신경 퇴행성 뇌 질환, 특히 파킨슨병과 관련된 다양한 병리 기전을 밝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단순히 학술논문 발표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연구 성과를 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또한, 후배 연구자와 학계 전반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자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 연구자의 길을 고민하거나 꿈꾸는 학부생,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연구는 호기심과 문제 해결 능력을 꾸준하게 키워 가며 성장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작은 질문에서 출발해 연쇄적으로 질문을 만들고 해결해 나가는 긴 여정을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마주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실패에 좌절하기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토의하며 원인을 찾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큰 학습의 기회가 됩니다.
이처럼 마라톤과도 같은 연구를 완주하기 위해선,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인데, 그 시간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현재에 집중하면서 머리를 정리하고 다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곤 합니다.
오랜 세월 인류가 이길 수 없는 병이라 여겨진 파킨슨병. 이연종 교수의 MNP 실험실은 본연의 속도로, 오늘도 이 장기전의 끝을 밝혀나가고 있다.
* 연구실 관련 정보
이연종 교수
성균관대학교 기초의학대학원
Tel: 031-299-6194
Email: ylee69@skku.edu
Office: 의학관 5층 715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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