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후 교수의 S.E.S Lab(스마트 에너지 센서 연구실)

  • 590호
  • 기사입력 2026.06.28
  • 취재 김서연 기자
  • 편집 김유림 기자
  • 조회수 1631

스마트워치부터 헬스케어 기기까지, 우리 주변의 전자기기는 점점 더 작아지고 유연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자주 충전하지 않아도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사람의 움직임과 같은 일상의 작은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이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최경후 교수의 S.E.S(Smart Energy Sensors Lab, 스마트 에너지 센서) 연구실은 누구나 한 번쯤 접해봤을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를 활용해 고성능 에너지 소재를 개발했다. 익숙한 식품 소재가 첨단 에너지 기술의 핵심 소재로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친환경성과 기술적 성능을 동시에 확보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가 탄생하게 된 계기부터 개발 과정에서의 도전, 그리고 에너지 소재 연구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일상에서 버려지거나 소모되는 에너지를 모아 전력으로 재활용하는 기술


| 연구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마트 에너지 센서 연구실(Smart Energy Sensors Lab, 이하 S.E.S)은 그 이름처럼 에너지와 소재, 센서 기술을 하나로 연결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열, 진동, 압력, 마찰처럼 활용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고, 그 신호로 구조물이나 사람, 기계 시스템의 상태를 스스로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 소재와 센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연구 주제를 학부생들에게 친숙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자가발전 센서, 웨어러블 센서, 로봇·모빌리티 센서, 3D 프린팅 복합 소재, 배터리 열관리, 구조물 건전성 모니터링, AI 기반 데이터 분석입니다. 자동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하거나, 타이어·철도·구조물의 진동과 충격을 감지하거나, 사람의 움직임을 센서 데이터로 해석하는 것들이 모두 이 연구실의 관심 분야와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최근 AI 발전과 데이터센터 확대로 발열 관리, 에너지 효율, 센서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연구실의 기술들은 배터리, 반도체, 전자기기, 모빌리티, 로봇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유망한 분야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의 연구는 단순히 '전기를 많이 만드는 소재'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실제 환경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소재가 유연하고 가벼워야 하며, 반복적인 변형이나 온도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따라서 에너지 변환 성능뿐만 아니라 기계적 신뢰성, 열관리 특성, 전자기적 안정성, 3D 프린팅과 같은 공정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합니다. 결국 하나의 소재가 에너지를 만들고, 정보를 감지하며, 외부 환경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는 다기능 스마트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곳입니다.


| 연구실의 대표적인 연구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대표적인 연구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입니다. 열전, 압전, 마찰대전과 같은 원리를 이용해 주변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열전 발전은 온도 차이를 전기로 바꾸고, 압전이나 마찰대전 기술은 움직임이나 접촉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배터리에만 의존하지 않는 차세대 센서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두 번째는 자가발전 센서 연구입니다.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는 단순한 전력원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외부 자극을 감지하는 센서 신호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압력, 변형, 진동, 온도 변화와 같은 물리적 신호를 감지하고, 이를 실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프린터블(printable) 복합 소재 연구입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라도 실제 제품이나 구조물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원하는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능성 나노소재와 고분자 복합재를 기반으로 3D 프린팅이 가능한 소재를 개발하고, 출력 조건과 공정 안정성을 최적화하는 연구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재 개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모듈과 디바이스 제작까지 이어지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 열전(thermoelectric): 물질의 온도 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로, 버려지는 폐열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데 사용된다.


| 연구는 어떤 과정과 방법을 통해 진행되나요?

보통 실제 응용 분야에서 필요한 문제를 정의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진행 방식은 실제 기업 연구소의 제품 연구개발 과정과 매우 비슷합니다. 먼저 ‘어떤 현장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 시스템에서는 열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문제가 중요하고,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유연성과 생체 친화성이 중요하며, 타이어·철도·구조물과 같은 기계 시스템에서는 장기간 안정적인 신호 감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처럼 응용 분야의 요구 조건을 분석한 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재와 소자 구조를 설계합니다.

다음으로는 고분자, 탄소 나노소재, 하이드로젤, 다공성 구조체, 상변화 물질 등 다양한 소재를 목적에 맞게 조합하고, 시편을 직접 제작합니다. 코팅, 필름 제작, 복합재 혼합, 3D 프린팅, 소자 조립 등의 공정을 거친 뒤, 전기적·열적·기계적 특성과 내구성, 에너지 출력 성능 등을 체계적으로 측정합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도 중요한 연구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반복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소재 조성과 공정 조건을 최적화하거나, 사람의 동작·진동·충격 같은 물리적 신호를 분류하는 데 씁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소재 설계, 시편 제작, 공정 조건 최적화, 성능 평가, 데이터 분석, 소자 구현, 실환경 검증까지 연구개발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다양한 정부 출연 연구소 및 기업들과 연계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 연구 역량뿐 아니라 실무 역량까지 함께 키울 수 있습니다. ‘소재 설계 - 제작 - 특성 분석 - 소자 구현 - 데이터 분석 - 실환경 검증’의 순환 구조를 거치며, 실패한 결과도 다음 설계를 위한 중요한 피드백으로 활용합니다.



|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연구의 활용 사례와 향후 비전이 궁금합니다.

S.E.S에서 개발하는 기술은 배터리, 웨어러블 전자기기, 로봇, 교통·수송 시스템, 산업용 구조물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 핵심은 외부 전원이나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고 주변의 열, 진동, 압력, 마찰과 같은 에너지를 이용해 스스로 전기를 만들고 상태를 감지하는 자가발전(Self-powered) 센서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넓은 구조물이나 이동체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연구실에서는 열전 복합 소재를 이용한 에너지 회수와 이상 발열 감지, 전자기 차폐를 통한 전자기기 및 배터리 시스템의 안정성 향상, 그리고 열관리 소재를 활용한 배터리 안전성 강화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휴대용 전자기기처럼 열 안정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동시에 이상 상황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향후 목표는 하나의 소재가 온도, 압력, 변형, 진동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감지하는 다기능 스마트 센서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센서 데이터를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기술과 연계해 현재 상태를 측정하는 것을 넘어 고장 가능성과 잔여 수명까지 예측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에너지 생성과 신호 감지, 열관리, 전자기 차폐를 하나의 스마트 소재에 통합하는 것이 연구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 연구실만의 자랑거리는 무엇인가요?

S.E.S의 가장 큰 장점은 소재부터 시스템까지 연구의 전 과정을 폭넓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은 단순히 논문을 읽거나 데이터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재 배합과 시편 제작부터 소자 조립, 성능 측정, 데이터 분석, 결과 해석까지 직접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고분자와 나노소재를 혼합해 복합 소재를 만들고, 코팅이나 3D 프린팅 공정을 적용하며, 제작된 시편의 전기적·열적·기계적 특성을 실제 장비로 측정합니다.

실험 결과를 단순히 측정값 하나로 끝내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전기전도도, 출력 전압, 열전 특성, 기계적 내구성, 열관리 성능 등 여러 데이터를 함께 비교하면서 왜 성능이 좋아졌는지, 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연구자로서 필요한 실질적인 역량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자신이 만든 소재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어떤 응용 가능성을 갖는지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제 실험으로 검증해 보는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소재라도 물리적 근거와 명확한 가설이 있다면 직접 제작하고 측정해 보며, 실패한 실험도 다음 설계를 위한 데이터로 활용합니다. 소재 개발부터 실제 센서·소자 구현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S.E.S만의 가장 큰 자랑거리입니다.


| 연구실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나요? 어떤 학생이 연구실에 오면 좋을까요?

특별히 정해진 자격이 있다기보단, 새로운 현상에 호기심을 가지고 꾸준히 파고들 수 있는 학생이면 좋겠습니다. 이 연구실의 주제는 에너지, 소재, 센서, 공정이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모든 분야를 잘 알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모르는 내용을 배우려는 태도와 실험 결과를 스스로 해석해 보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기초적으로는 열전달, 재료역학, 전자기학, 고분자나 나노소재에 대한 기본 개념이 있으면 연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험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해야 하므로 Python, MATLAB, Origin 같은 데이터 처리 도구에 익숙하면 좋지만, 이런 능력은 연구실에 들어온 뒤에도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패를 견딜 수 있는 학생이 연구에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는 대부분 한 번에 성공하지 않습니다. 시편 제작이 실패할 수도 있고,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으며, 처음 세운 가설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피하지 않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다시 질문하는 태도입니다. 성실함, 호기심, 그리고 문제를 끝까지 붙잡고 가는 힘이 있다면 이 연구실에서 충분히 좋은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일은 단순히 성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최경후 교수는 이러한 가능성을 에너지 하베스팅과 스마트 소재 연구를 통해 실현해 나가고 있다.



▲ 최경후 교수


| 교수님께서 에너지 하베스팅과 스마트 소재 분야를 연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현재의 연구 방향을 확고히 하게 된 특별한 경험이나 전환점이 있으셨나요?

연구자로서 처음 연구를 시작한 분야는 열전(thermoelectric) 소재였습니다. 당시 열전 분야의 핵심 소재는 비스무스텔루라이드(Bi₂Te₃)와 같은 무기 반도체 합금이었지만, 납이나 텔루륨 같은 독성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무겁고 가격도 비쌌습니다. '왜 에너지를 수확하는 소재가 환경에 부담을 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탄소나노튜브와 전도성 고분자를 결합한 유연한 열전 복합체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에너지 소재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연구를 계속하면서 에너지 하베스팅은 하나의 소재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웨어러블 기기와 IoT 환경에서는 전기적 특성뿐 아니라 기계적 유연성, 생체 친화성, 내구성 등 다양한 요소가 동시에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자연스럽게 스마트 소재와 자가발전 센서 연구로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됐습니다. 특정한 전환점이 있었다기보단, 더 가볍고 친환경적이며 실용적인 에너지 소재를 만들고자 했던 질문들이 쌓이면서 현재의 연구 방향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비스무스텔루라이드(Bi₂Te₃): 비스무트(Bi)와 텔루륨(Te)이 결합한 화합물 반도체로, 열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높아 상온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열전 소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 최근 연구에서 천연 감미료로 널리 알려진 스테비아를 고성능 에너지 소재의 핵심 성분으로 활용하셨습니다. 수많은 소재 가운데 스테비아에 주목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으며, 연구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Research Stories - 흔한 천연 감미료가 고성능 에너지 소재로 스테비아-PVA 하이드로젤 기반 마찰대전 나노발전 기술 개발

하이드로젤 기반 마찰대전 나노발전기(TENG)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직면한 과제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기존 하이드로젤은 출력 성능과 기계적 강도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래핀이나 MXene과 같은 2차원 소재를 활용하면 투명성과 생체 친화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셋째, 친환경적이면서도 우수한 마찰대전 특성을 갖춘 소재 후보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던 중, Wang et al.의 선행 연구를 접하게 됐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수산기(-OH)와 메틸기(-CH₃)와 같은 화학 작용기가 마찰대전 성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연계의 다양한 소재를 검토하던 끝에, 이러한 화학적 특성을 모두 갖춘 스테비아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스테비아는 PVA와 안정적인 결합을 형성해 소재의 기계적 강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천연 소재라는 장점도 갖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고가의 2차원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투명성과 기계적 강도, 출력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 아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 마찰대전 나노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 서로 다른 두 물질이 접촉하고 떨어질 때 발생하는 정전기를 이용해 움직임이나 진동 등의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 기술

* 2차원 소재(2D Material): 원자가 평면 구조로 배열된 두께 1nm 이하의 매우 얇은 나노 소재

* PVA(PolyVinyl Alcohol): 물에 잘 녹는 친환경 고분자 소재. 유연성과 투명성이 뛰어나 하이드로젤, 필름, 의료 소재 등에 널리 사용된다.


| 스테비아-PVA 하이드로젤 기반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이하 S-TENG)는 기존 소재 대비 높은 출력 성능과 유연성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예상보다 어려웠던 기술적 과제나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무엇이었으며, 이를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스테비아의 최적 농도 설정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스테비아 농도를 높일수록 성능이 무한히 향상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농도가 10%를 넘어서면 오히려 출력이 감소하는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고농도에서는 스테비아가 균일하게 분산되지 못해 소재 내부 구조와 전하의 이동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다양한 구조·화학·전기적 분석을 통해 10% 농도에서 소재의 구조와 성능이 가장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검증했고, 이를 최적의 제작 조건으로 확립했습니다.

또 다른 난관은 하이드로젤 전극에 대한 KPFM(켈빈 탐침 현미경) 측정이었습니다. 수분을 많이 함유한 연성 하이드로젤은 소재의 특성상 기존의 표면 분석 기법으로는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얻기 어려웠기 때문에, 전도도 측정과 표면 전위 분석, 시뮬레이션 등 여러 분석 방법을 조합해 성능 향상 원리를 검증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하이드로젤이 건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호 구조와 재수화 공정을 개발했으며, 건조된 이후에도 초기 수준의 출력 성능을 회복할 수 있는 재사용 가능한 소재를 구현했습니다.


▲ S-TENG 시각화 이미지


* KPFM(Kelvin Probe Force Microscopy, 캘빈 탐침 현미경): 물질 표면의 전기적 특성을 매우 정밀하게 측정해 전하의 분포와 이동을 분석하는 표면 분석 기술

* 표면 전위: 물질 표면에 형성되는 전기적 에너지 상태로, 전하의 분포와 이동 특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 재수화(Rehydration): 수분을 잃은 소재에 다시 물을 공급해 원래의 상태와 성능을 회복시키는 과정


|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전자기기나 헬스케어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기술이 실제 산업이나 일상생활에 적용된다면 어떤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시나요?

저는 세 가지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첫 번째는 재활 의료 및 만성질환 모니터링입니다. S-TENG을 활용하면 목, 손가락, 손목, 팔꿈치, 무릎 등 신체 주요 관절의 움직임을 빠른 반응속도로, 실시간 감지가 가능합니다. 특히 파킨슨병, 뇌졸중 등으로 운동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재활 과정을 배터리 교체 없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입니다.

두 번째는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MI) 및 로보틱스 분야입니다. 머신러닝 기술과 결합하면 손동작만으로 전자기기, 로봇, 드론 등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하이드로젤 패드를 터치하는 동작만으로 게임을 제어하는 시연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세 번째는 지속 가능한 IoT 에너지 자급 시스템입니다. 이번 기술은 높은 출력 성능과 내구성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물을 이용해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라는 장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IoT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자가발전 전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며, 단순히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소재를 회수하고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지속 가능한 기술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uman-Machine Interface, HMI): 사람이 기계나 전자기기와 상호작용을 하며 명령을 입력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 로보틱스(Robotics): 로봇(Robot)과 공학(Technics)의 합성어로, 로봇의 설계, 제작 및 구동을 연구하는 기술 분야



다음으로, S.E.S 연구원들을 만나보았다.


| 연구원으로 생활하면서 가장 좋았던 기억을 소개해 주세요.

사실 실험실 생활의 대부분은 잘 안되는 실험과의 싸움입니다. 시편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측정 결과가 기대와 전혀 다르게 나오는 날이 훨씬 많죠. 그러므로 오히려 실험이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큽니다.

시편이 깔끔하게 제작되고, 출력 데이터가 처음 세운 가설과 정확히 일치하는 그 순간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특히 저희 연구는 기존에 에너지 소재로 주목받지 못했던 물질들을 다방면으로 탐색하는 작업이 많습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소재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처음 나왔을 때의 감각, '이건 뭔가 될 것 같다'란 확신이 들었던 순간이 연구원으로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 연구자로서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솔직히,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갖고 연구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에너지 하베스팅이라는 현상 자체가 흥미로웠고, 그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단순한 호기심이 출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이어갈수록, 이 분야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걸 실감하게 됐습니다. 소재의 한계와 내구성 문제, 실제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까지 논문 한 편으로는 채울 수 없는 질문들이 계속 쌓이기 마련입니다.

지금의 목표는 세상을 바꿀 거대한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것보단, 제 연구가 세상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깝습니다. 누군가의 건강을 지키는 센서가 되거나,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소자가 되거나, 후배 연구자들이 새로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결과를 남기고 싶습니다. 그런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연구자로서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입니다.


| 연구자의 길을 고민하거나 꿈꾸는 학부생,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저 또한 학부생 시절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과정까지 걷게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연구자의 길을 걷다 보면 방향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분명 찾아옵니다. 실험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논문이 막히고,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드는 날들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스스로에게 해준 말은, ‘지금 선택한 이 길을 후회하지 말자’라는 것이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길이 보일 것입니다. 길은 잠시 잃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꿈만큼은 잃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연구실 관련 정보

최경후 교수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Tel: 031-290-7442

Email: waniwoo@skku.edu

Office: 제1공학관 23동 3층 23328호실

Lab Website: https://ses.skku.edu/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