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전 동네책방 나들이

  • 484호
  • 기사입력 2022.01.28
  • 취재 전지우 기자
  • 편집 김윤하 기자
  • 조회수 4737

이번 킹고복덕방에서는 자연과학캠퍼스 주변의 동네책방을 소개해보려 한다. 주로 조용한 골목에 있던 수원의 책방은 지난 482호 기사에 담긴 혜화의 책방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책방은 <브링더북>, <천천히, 스미는>, <백년서점>, <브로콜리 숲> 총 네 곳이다. 제본 공방 안에 있는 작은 서점부터, LP를 들으며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서점까지 다양하고 특별한 동네책방의 매력에 빠져보자.



◈ 브링더북

위치: 수원시 팔달구 일월로18번길 4-26(화서동, 꽃뫼버들마을 코오롱아파트상가동) 2층 204호

시간: 방문 전 문의 필요

휴무: 방문 전 문의 필요

인스타그램: @bringthebook


자연과학캠퍼스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 <브링더북>은 예술제본 공방 한쪽에 마련된 작은 서점이다. 헌책과 새 책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제본 공방과 함께 있는 만큼 다른 책방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본 관련 책이 구비되어 있으며, 책방지기가 직접 제본한 책과 노트도 구매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와 책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책방지기의 취향에 따라 영화의 원작이 된 헌책도 비치되어있다. 고양이, 행궁에 관한 도서들도 있는데, 이 또한 책방지기가 좋아하는 분야다. 책을 구매하면 찢어진 책에 쓸 수 있는 전용 테이프를 증정한다. <브링더북>다운 선물이다. <브링더북> 공방에서는 예술제본을 배워볼 수 있는 수업도 진행 중이니 관심 있는 사람은 문의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제본 공방과 함께 운영되다 보니, 공방에 수업이 있을 때는 서점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방문 전 문의는 필수다. 책방지기와의 즐거운 대화와 함께 책 보수, 책 살림 등 제본 분야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문의 후 방문해 보길 바란다.

    ▲ 책방지기가 직접 제본한 책 



◈ 천천히, 스미는

위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52번길 20 세칸 중 중간 (세탁소간판)

시간: 월, 수, 금 14:00~19:00, 주말 12:00~19:00

휴무: 화, 목

인스타그램: @permeate_slowly


동명의 소설책 제목에서 이름을 따온 서점 <천천히, 스미는>은 성균관대역에서 지하철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주소가 조금 의아할 수 있는데 정말 건물의 세 칸 중 중간, 세탁소 간판 아래 서점이 있다. 동네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서점인 줄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찾을 수 있는 것도 동네책방만의 매력이다. <천천히, 스미는>은 독립출판물과 일반출판물이 함께 있는 서점이다. 책방지기의 취향이 담긴 큐레이션과 책방 구석구석 붙여진 책방지기의 한마디는 책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다. 이곳의 특징은 카페를 겸한 독립서점이라는 것이다. 커피부터 밀크티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얼마 전부터는 컵 와인과 스낵도 메뉴에 추가되어 책을 보며 와인 한잔하는 낭만도 실현할 수 있다. LP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 삼아 책을 읽다 보면, <천천히, 스미는>이 지향하는 ‘여유롭고 편안한 공간’의 의미를 잘 알 수 있게 된다.

 ▲ <천천히, 스미는>에서 판매하고 있는 밀크티


 

백년서점

위치: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63

시간: 화, 목, 금-일 13:00~18:00

휴무: 월, 수

인스타그램: @century_bookshop


그림과 글을 사랑하는 작은 서점이라는 <백년서점>은 <천천히, 스미는>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성균관대역에서는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 걸린다. <백년서점> 안에는 책과 함께 책방지기가 직접 그린 다양한 종류의 엽서, 포스터, 떡 메모지도 판매하고 있다. 공간이 좁은 만큼 다른 곳보다 책의 종류는 적지만, 오히려 그래서 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취향에 맞는 책을 빨리 고를 수 있다. 책을 고르기 어렵다면 ‘이달의 책’이나 ‘블라인드 북’을 구매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블라인드 북’은 크라프트지로 포장돼 있어 구매하기 전 어떤 책인지 알지 못하지만, 외부에 적힌 책방지기의 한마디로 주제를 유추할 수는 있다. ‘아기자기’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이 공간은 구석구석 책방지기의 손길이 깃들어 있다. 내부에 걸린 포스터부터, 바닥에 깔린 카펫까지 모두 이곳을 <백년서점>답게 만들어주는 것들이다. 예쁜 책 포장지도 구매할 수 있어 선물용으로 아주 좋다.


▲ <백년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블라인드 북과 엽서들



브로콜리 숲

위치: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32번 길 21-10, 2층

시간: 월-화, 목-일 13:00~18:00

휴무: 수

인스타그램: @broccoli_soop


<백년서점>에서 나와 골목을 따라 10분 정도 걷다 보면 <브로콜리 숲>이라고 적힌 작은 표지판을 찾을 수 있다. 표지판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비로소 책방 출입문이 나온다. 내부 서가에는 다양한 서적이 빼곡히 구비되어있다. 특히 대형서점에서 잘 볼 수 없는 독립 서적들이 많다. 엽서나 달력 같은 소품도 판매하고 있다. 오고 가는 사람이 많은 덕분에 느껴지는 활기는 책방을 더욱 매력 있게 만들어준다. 종종 서점에서 독립 서적 작가의 사인회도 열리니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하고 방문하면 좋다. 취재차 두 번 <브로콜리 숲>에 방문했는데, 하루는 동화작가 김승연의 사인회가 열리고 있었다. 정갈히 포장된 책과 함께 증정되는 ‘브로콜리 숲’이 새겨진 연필 한 자루는 방문하는 사람을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

▲ <브로콜리 숲>에서 제공하는 몽당연필


이번 킹고복덕방에서는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근처에 있는 4곳의 책방을 둘러보았다. 학교 주변의 책방을 소개하는 기사는 이번으로 끝이 나지만, 독자들의 일상에 동네책방이 꾸준히 자리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쉽게 원하는 동네책방을 찾을 수 있는 사이트 하나를 추천해보고자 한다. 바로 <동네서점>이다. 동네서점 사이트(https://www.bookshopmap.com/)에 방문하면 키워드와 위치로 책방을 검색할 수 있다. 모두 이번 겨울 원하는 책방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