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가득한 공간,
인사캠 근처 독립영화관 4곳

  • 498호
  • 기사입력 2022.08.29
  • 취재 전지우 기자
  • 편집 김윤하 기자
  • 조회수 4194

영화관 하면 어떤 그림이 떠오르는가. 갓 튀겨져 나온 팝콘과 시원한 콜라, 건물의 서너 층을 차지하는 넓은 상영관. 우리가 아는 흔한 멀티플렉스 극장의 모습이다. 여기 흔한 영화관에 해당하지 않는 ‘특별한’ 영화관이 있다. 멀티플렉스관과 달리 독립영화관은 어떤 한 그림으로 설명할 수 없다. 아래에서 소개할 영화관은 ‘독립영화관’이라는 용어로 묶어놓긴 했지만, 들여다보면 어느 하나 획일적인 것이 없다. 이번 킹고복덕방에서는 다양해서 더욱 소중한 인사캠 근처 독립영화관 4곳에 다녀와 보았다.



#아리랑시네센터

주소: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 82

홈페이지: http://cine.arirang.go.kr/

인사캠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아리랑시네센터는 인당 7,000원(2022년 기준)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아리랑고갯길이 끝나는 곳에 있어 아리랑시네센터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역 영상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성북문화재단이 설립했으며 현재 3개의 상영관을 운영 중이다. 그중 한 관은 ‘아리랑인디웨이브’라는 이름을 붙여 독립영화 전용관으로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두 관은 상업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멀티플렉스관과는 달리 상연 전 광고가 없고 정시 상영을 원칙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1층에는 매표를 위한 키오스크, 매표실 그리고 작은 매점이 있어 영화를 보며 먹을 간식거리를 살 수 있다. 2층에는 마을 방송 스튜디오와 카페, 야외무비 테라스가 있다. 독립영화 전용관이 있는 3층에는 공유 서가가 있어 독서하며 편하게 영화를 기다릴 수 있다.





#씨네큐브

주소: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68

홈페이지: https://www.cinecube.co.kr/

올해 22주년을 맞은 씨네큐브는 광화문을 대표하는 예술영화관으로 흥국생명 빌딩 지하 2층에 있다. 2000년도에 개관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오래된 영화관이지만, 2021년 리뉴얼된 상영관과 깔끔하고 편안한 시설을 가지고 있다. 현재 다양한 예술, 독립영화를 엄선하여 상영 중이다.

아리랑시네센터와 마찬가지로 정시 상영을 원칙으로 하며 상영 전 광고가 없다. 또한 관람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영 시작 10분 후에는 입장이 제한되며 끝까지 영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에 상영관 내 불이 켜진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영화관과의 차별점은 또 있다. 바로 극장 안에 별도의 매점이 없다는 것이다. 씨네큐브는 상영관 입장시 물을 제외한 음료 및 음식물의 반입이 금지된다. 오로지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정기적으로 감독, 배우, 평론가 등 다양한 게스트와의 씨네토크도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 있다면 씨네큐브 SNS 계정을 팔로우한 뒤 일정을 받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에무시네마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1가길 7

홈페이지: http://www.emuartspace.com/

씨네큐브에서 걸어서 5분 정도 이동하면 경희궁 옆 언덕 좁은 골목길 위 복합문화공간 에무를 찾아볼 수 있다. 조용하고 푸른 골목은 대로변에서 조금 걸어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완전히 새로운 곳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줄 만큼 이색적이다. 에무시네마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도망친 여자>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지하에는 갤러리와 공연장이 있고, 1층에는 카페, 2층과 3층에 에무시네마가 있다. 1층 카페에서는 상영 중인 영화에 맞는 음료를 판매하고 있으니 특별한 음료와 함께 기억에 남을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에무시네마 또한 상영 전 광고가 없고 정시 상영을 원칙으로 하며, 영화 시작 10분 뒤 입장이 제한된다. 상영관 내에는 음료만 반입할 수 있다.

상영관의 크기가 다른 영화관에 비해 작아 아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은 상영관은 독립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하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제공한다. 에무시네마에서는 다양한 영화 관련 프로그램을 주최하는데 현재는 별빛영화제가 진행 중이다. 별빛영화제는 4층 야외 루프탑에서 엄선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획전이다.





#낭만극장

주소: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428

홈페이지: www.bravosilver.org

낙원상가를 지나면 크게 붙어있는 영화 포스터를 볼 수 있다. 낙원상가 4층에 있는 낭만극장 때문이다. 낭만극장은 고전 명화를 주로 상영하고 있다. 주 이용객은 고령층이지만 OTT 플랫폼에서도 찾기 어려운 다양한 명화를 관람하기 위해 찾아 든 영화 마니아들도 간간이 볼 수 있다.

낭만극장의 전신은 종로 영화 전성기를 이끌었던 허리우드 극장이다. 70년대 종로는 그야말로 영화의 성지였다. 단성사, 서울극장, 피카디리, 허리우드극장까지 인기 영화가 개봉만 하면 건물 끝까지 줄을 설 정도로 성행이었다고 한다.

1969년 개관한 허리우드극장은 90년대에 등장한 멀티플렉스의 여파로 점점 관객을 잃어갔고 2009년 고전 명화 전용 극장으로 탈바꿈했다. 종로를 문화 성지로 만들었던 초기 영화관 형태가 모두 사라진 지금, 그때 그 시절 추억을 간직한 공간은 낭만극장이 유일하다. 낭만극장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낭만극장은 고봉수 감독의 영화 <습도 다소 높음> 속 주인공이 운영하는 영화관으로 등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