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시장에서 패션 정복하기

  • 392호
  • 기사입력 2018.03.28
  • 취재 백승지 기자
  • 편집 주희선 기자
  • 조회수 5961

부쩍 날씨가 따뜻해진 요즘, 예쁜 봄옷을 장만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옷을 장만해야 하는데 내 주머니 사정은 빠듯하고 비싼 브랜드의 옷을 사기가 쉽지 않다. 굳이 새 옷을 사지 않아도 된다면 좋은 브랜드의 괜찮은 품질의 옷을 ‘득템’할 수 있는 구제 시장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독특한 옷을 매우 싼 가격에 살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구제옷은 舊 (옛 구)와 製 (지을 제)를 써서 옛날에 만든 옷을 뜻한다. 즉, 과거에 만들어진 옷을 누가 입었다가 다시 돌고 돌아 중고로 입는 것이다. 요즘에는 항공점퍼나 트렌치코트와 같이 빈티지(vitage)패션을 많이 찾고 다시 유행하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옷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구제 옷의 정확한 출처는 알 수 없다. 의류 수거함, 폐의류 잡화장, 해외 벼룩시장 등 다양한 곳에서 모여든다. 여러 업체에서 해외 구제 의류를 수입하면 다시 한국의 구제 매장들이 물건을 떼어가는 구조다.



우리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구제 시장 두 곳은 광장시장의 구제상가와 동묘 구제시장이 있다.

◎ 광장시장 구제상가

광장시장은 맛있는 먹거리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마약김밥, 떡볶이, 만둣국 등등 1층에는 다양한 맛집이 늘어서있다. 배가 고프다면 든든히 배를 채우고 2층으로 올라가면 구제 옷가게가 펼쳐진다. 생각보다 넓어서 마음에 드는 옷이 있다면 옷가게의 호수를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다른 가게의 옷과 비교해보면서 더욱 저렴한 가격에 사길 바란다.

가는 방법

4호선 혜화역 - 1호선 종로 5가역 (두 정거장)
4호선 혜화역 - 2호선 을지로 4가역 ( 세 정거장)
종로 08타고 ‘종로5가역’ 하차
140, 104, 100번 버스타고 ‘광장시장 정류장’ 하차

운영 시간


월-토요일 : 10시 ~ 19시
일요일 : 11시 ~ 19시



 ◎ 동묘 벼룩시장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정형돈과 GD가 동묘 구제시장에서 옷을 사고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유명해졌다. 동묘 앞에 약 600여 개의 좌판이 모여 이루어진 시장으로 구제 의류뿐만 아니라 골동품, 중고 가구, 가전제품 등 다양한 물건들이 즐비해있다. 광장시장은 옷들이 옷걸이에 걸려 있어 소매상점과 같이 구제 옷을 판매했다면 동묘 시장은 바닥에 옷들을 쌓아 놓고 판다. 구제 옷이다 보니 먼지가 많아 마스크와 목장갑을 끼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엄청난 옷더미 속에서 득템하기 위해서는 서슴없이 옷을 파헤치는 능력도 발휘해야 한다.

가는 방법

4호선 혜화역 - 동묘앞역 ( 두 정거장)

운영 시간

월-토요일 : 10시 ~ 17시
일요일 : 11시 ~ 17시
(가게가 아니라 돗자리를 펴고 임의로 하는 장사라 시간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1.가격은 끝까지 흥정하자
구제옷은 정확한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가게 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라 어느 정도 시세를 파악하고 가격을 흥정해서 사면 좋다.

2. 사고 싶은 옷은 생각해서 가자
구제 옷 상인들은 끼워 팔기 전략이 장난 아니다. 한 매장에서 옷을 고르면 이 옷에는 이게 잘 어울린다며 손님들에게 계속 어필 한다. 따라서 내가 사고 싶은 옷을 딱 정해 가지 않으면 가게 주인의 권유에 휘말려 예상과 달리 많은 옷을 구입할 수 있다.

3. 구입한 옷은 꼭 세탁하자
대부분 옷의 출처를 알 수 없다. 세탁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룩이나 단추가 떨어져 있는 것도 있으므로 수선이 필요한 제품도 있다. 꼼꼼히 잘 확인해서 세탁도 하고 수선해서 입자.



많은 옷더미 속에서 사고 싶었던 옷을 어렵게 발견하고 싼값에 흥정해서 사면 그 기쁨은 두 배일 것이다. 옷은 돌고 돌기 때문에 복고풍 스타일을 독특하게 연출할 수 있다. 보물찾기하듯 매의 눈으로 옷들을 살펴보며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구제 의류만의 유니크한 매력에 푹 빠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