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뷰티’에 대한 오해와 진실

  • 500호
  • 기사입력 2022.09.28
  • 취재 이재윤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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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비건’ 열풍이다. 윤리, 가치 소비가 트렌드가 되면서 같은 기능을 갖더라도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제조과정에서 동물의 희생이 없는 제품들이 뷰티 업계에서도 앞다투어 등장하고 있다. 비건 트렌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는 비건 뷰티. 하지만, 아는 만큼 현명하게 쓰는 법. 이번 킹고 스타일에서는 비건 뷰티의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본다.



♣ 비건화장품 = 천연화장품?


비건 화장품을 사기 전,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천연, 유기농 화장품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모든 비건 화장품이 합성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건 화장품은 화장품 제조 가공 단계에서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말한다. 반면, 천연 화장품은 화학적 합성 원료가 아닌 동식물과 동식물 유래 원료를 95% 이상 함유한 제품이다. 유기농 화장품은 동식물성 원료를 포함해 유기농 원료를 10% 이상 함유한 것이다. 즉, 동물성원료를 사용하지 않을 뿐이지 천연 원료 혹은 합성원료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비건 화장품은 부작용이 심하다?


아니다. 비건 화장품이 기존 화장품과 다른 점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는 걱정의 여론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실제로, 피부 세포나 인공 피부 등을 이용한 동물대체실험, 인체적용실험 등을 통해서 그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뷰티 제품이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작용이 심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그렇기에 비건 화장품도 일반 화장품과 같이 꼼꼼히 성분을 확인한 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사용해야한다.  



♣ 모든 비건 제품은 순하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비건에게 속을 수 있는 가장 큰 허점이다. 제품명 앞에 ‘비건’이라는 이름만 붙어도 뭔가 피부에 더 순할 것 같은 기대감이 들게 한다.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인 기업들은 이러한 심리를 마케팅에 이용한다. 원래 비건인 게 당연한 온천수 등 단일 성분의 미스트에도 ‘비건’이라는 상표가 붙을 정도로 ‘비건’이라는 키워드를 이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비건 제품이라고 해도 순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지의 유무는 화장품의 성분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 ‘똑똑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식물성이 순하다는 맹목적인 시각은 거둘 필요가 있다. 비건이 하나의 효능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 비건 화장품은 기능성이 떨어진다?


뷰티계에도 비건 화장품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마당에 기능성에 대한 의문은 너무 구식이 아닌가. 현재 비건 뷰티는 기존 제품을 능가할 정도로 기능성이 좋은 제품들이 많이 출시된 것이 현실이다. 그 예로, 동물성 모발을 대신한 합성모/인조모 브러쉬는 브러쉬 모에 내용물이 흡수되지않아 메이크업 효과를 높여주며, 화학성분이 가득한 기존 샴푸와 다르게 식물성 샴푸는 두피와 모발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트러블 예방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왼쪽부터 투쿨포스쿨에서 출시한 아티스트 비건브러쉬, 아로마티카 로즈마리 스칼프 스케일링 샴푸



♣ 비건 코스메틱 브랜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세계적으로 비건 열풍이 불면서 영국의 대표적인 비건 브랜드인 러쉬가 각광받고 있다. 생산 제품의 약 80%가 비건 제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신선한 과일, 야채, 에센셜 오일만으로 충분히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대신 인체에 직접 테스트해봄으로써 안전성을 확실히 입증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워글래스(Hourglass), 클라랑스의 ‘마이클라랑스’ 등이 있다.


왼쪽부터 영국 대표 비건 브랜드 러쉬, 비건 색조 화장품 브랜드 아워글래스(Hourglass)


국내 브랜드로는 ‘멜릭서’가 대표적이다. 멜릭서는 한국 최초의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로서, 천연 식물성 성분 사용은 물론 최소한의 포장재 사용과 친환경 패키징을 도입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했다. 이외에도 달바, 디어달리아, 아로마티카 등 국내 비건 뷰티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태다.


멜릭서의 비건 립버터


왼쪽부터 국내 하이 비건뷰티브랜드 디어달리아, 국내 클린&비건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



쏟아지는 비건 뷰티 제품들 사이에서 나에게 찰떡인 화장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비건 화장품에 대한 나만의 소비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건뷰티는 환경과 공생하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하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비건’은 선택의 문제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할 필요가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자를 넘어 비건 제품을 100% 활용하는 ‘똑똑한’ 소비자로 거듭나길 바란다.